오키나와 평화행진서 울려퍼진 '함성', 그리고 강정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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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평화행진서 울려퍼진 '함성', 그리고 강정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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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이야기] 고권일 제주해군기지반대책위원장
지난달 17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헤노코 해상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현민대회 현장.<헤드라인제주>

강정마을은 지난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오키나와 평화행진과 현민대회에 참가하기위해 평화바람이 조직한 오키나와 5·15 평화행진 한국참가단 일원으로 주민 4명을 선발했다. 김종환, 고권일, 김봉규, 최용범 등 4명이다. 이들은 항공료를 포함한 모든 체제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한다는 조건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대책위는 이들에게 각각 4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였다.

오키나와의 상황은 듣고 알던 상황보다 심각해 보였다. 전후 70년 복귀 38년을 맞이하는 오키나와는 전 국토 1%의 면적에 불과하지만 주일미군의 70% 이상의 병력이 집결되어 있는, 말 그대로의 화약고였다. 최근 기지확장에 의한 몸살을 앓고 있었고, 이에지마의 폭격 훈련장은 수년전에 비해 훈련강도가 수십 배 증가하였으며, 자위대까지 나서서 오키나와 부속도서인 미야코지마에 신기지 건설을 추진하려 하고 있었다.

오키나와 현민들은 각각의 기지마다 현장갈등을 겪고 있었으며 미군과 일본정부는 그러한 갈등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후텐마 해병대 기지의 오스프리 반입이 문제 되어 지역주민들이 후텐마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지임을 강조하고 오스프리 반대운동을 활발히 펼치자, 그 위험을 저감하기 위해 헤노코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며 오스프리 전용 비행활주로를 건설하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오키나와는 십 수 년 전까지 미군기지에 의한 찬반갈등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미군과 일본정부의 꼼수에 분노하여 뭉치기 시작했으며, 작년 지방선거에서 현지사, 중의원(국회의원), 나고시장과 시의원 등 모든 선출직 공무원을 기지반대파로 선출해내며 여론을 하나로 모았다. 또한 이러한 성과는 기지반대운동에 거대한 에너지로 되돌아올 수 있었으며, 서로가 선순환 과정을 이루어 그 파장이 전국적으로 퍼져가고 있었다.

군대와 첨단산업이 결합된 강력한 이 컨소시엄들은 정치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강경일변도의 국제정세를 지향하려 하고 있지만, 민중들은 끔찍한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그렇기에 전쟁준비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오키나와는 비록 작은 섬에 불과했지만 끊임없는 저항의 운동과 연대의 목소리를 낸 결과, 현민대회 당일 3만 5천 석의 야구경기장을 발 디딜 틈 없이 꽉 채웠으며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6만에 이르는 현민들이 대회장을 에워싸고 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결과를 보여줬다.

지난달 15일 평화행진 첫날 헤노코 신기지 건설부지에서 열린 발대식에 강정마을 참가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달 17일 현민대회 당일 대회장안을 가득 메운 3만 5천명의 인파와 미처 들어오지 못한 더 많은 현민들이 경기장을 에워싸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한국과 일본은 현재 운명공동체에 가깝다. 북핵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중국의 해양진출과 미국의 해양패권이 동시에 작용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을 노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미국의 해양패권 전략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전쟁 위협을 가중시키고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평화세력에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어김없이 약한 축을 노려 군사동맹을 더욱 강화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일 간의 평화 연대는 더욱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고, 한국의 평화운동은 더욱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강정에서 시작된 기지건설 반대의 목소리는 평화의 목소리로 전환되어 한반도의 평화운동과 연결되어야 할 것이며, 제주와 오키나와는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위민 크로스 DMZ는 한국의 평화운동에 새로운 활기를 넣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올 여름 개최될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평화가 크게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고권일 제주해군기지반대책위원장>

* '강정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소식지 '강정이야기' 발행위원원회와의 협의 하에 기획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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