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장애인 도우미'로 뽑힌 소녀감성 그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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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장애인 도우미'로 뽑힌 소녀감성 그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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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장애인도우미 대상' 수상자 이순정씨의 '사랑나눔'
"제 시간 조금 나눌 뿐...건강 닿는데까지 활동할 것"

처음 전화를 통해 인사를 나눴을 때,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겸손함과 소녀의 감성이었다.

주위에서는 그녀가 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도우미 대상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흔쾌히 손을 내민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제35회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맞아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정한 '2015년 제주특별자치도 장한장애인대상'에서 장애인도우미 대상을 수상하게 된 이순정씨(63. 제주시 오라동)는 "그저 부끄럽다"는 말로 수상소삼을 대신했다.

올해 장애인도우미대상 수상자인 이순정씨.<헤드라인제주>

지난 2006년 노동부 일자리 사업을 통해 시작한 장애인도우미 활동이 어느덧 10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녀는 일자리 사업을 마치고 제주장애인부모회 중증장애인가정 도우미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아예 장애인들을 돕는 일에 몸을 담았다.

"저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제가 상을 받게돼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녀는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것이 그저 '좋아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늘 한결같이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다고 한다.

순정 씨는 장애인 가정도우미로 일을 하며 일주일 단위로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가정의 신청을 받아 그들의 치료와 재활, 생활 등을 돕고 있다.

옛날에는 평범한 회사에 다녔었다는 그녀는 "장애인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내 자신이 배우는게 많다"면서 "아이들과 만나고 부딪치고 하다보면서 오히려 저 스스로 배우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까지는 장애인 도우미 활동에 그치지 않고 토요일마다 장애인 주말학교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자신이 풍물 동아리에서 배운 작은 것들을 장애인 학생들과 나누기도 했다.

순정 씨는 "(장애인)아이들과 함께 있을때 행복하다"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면 그만큼 사랑을 받게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순정씨가 지체장애인 A양을 병원 치료를 위해 차에 태우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순정 씨를 직접 만난 날, 그녀는 한 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지체장애인 A의 병원 치료를 위해 이동을 지원하는 활동하고 있었다.

이날 그녀는 휠체어에 앉아있던 자신의 막내 조카뻘 되는 A양을 혼자서 능숙하게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수중 운동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순정씨는 A양이 30분 정도 걸린 수중 운동치료를 마치고 나오자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헤어드라이기를 들고 머리카락을 정성껏 말렸다.

"부모님들이 (장애인)아이들을 믿고 맡기는 만큼, 우리 돌우미들도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 돌보고 있어요. 모든 도우미들을 믿고 맡겨도 되요. 다들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순정씨가 수중 운동치료를 마치고 나온 A양의 머리카락을 말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순정 씨는 수중 운동치료 뿐만 아니라 작업치료와 재활치료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함께하고 있다.

작업치료는 지체장애가 있어 손 힘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훈련을 통해 손의 힘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순정 씨는 작업치료를 받는 아이 옆에서 책을 한장 한장 넘길 수 있도록 거들어 주기도 한다.

치료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책을 넘기고,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장애인)아이들은 한번에 발전하지는 못하지만, 천천히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발전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63세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게 웃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행복하세요"라는 인사를 끊임없이 전하는 순정씨. 그녀의 소망은 힘이 닿는데까지 장애인 아이들을 돕는 것이다.

"제가 아이들에게 해 주는 것은 아이들의 부모님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시간을 조금 나눠 도와주고 있을 뿐. 저는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좋고,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하고 싶어요."

<홍창빈 기자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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