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올챙이도 꼬물꼬물, 모처럼 나들이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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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올챙이도 꼬물꼬물, 모처럼 나들이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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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의 오늘] '힐링'이 뭐 별건가요?

화창한 토요일. 인터넷신문사 헤드라인제주에서 연중기획으로 ‘함께하는 사회’의 일환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에 다녀왔다.

전 날에 비가 많이 내려 걱정스러웠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창문을 열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런데, 날씨가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눈이 시릴 지경의 새파란 하늘이다. 살갗에 닿는 바람도 포근했다.

집결장소인 한라체육관 앞에 도착하니 이른 시간인데도 몇몇 사람들이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참여하다 보니 모두들 스스럼없이 반갑게 인사하고, SNS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정겹다.

'아름동행, 열사람의 한걸음' 행사에 참가한 이성복 객원필진(사진 가운데)이 제주도청 존샘봉사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 행사는 비장애인들은 언제든지 쉽게 가 볼 수 있는 관광지이지만 장애인들은 여러 가지 제약들이 많아 쉽게 가지 못하므로 이런 만남을 통해 불편 요소들을 함께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참 의미가 아닐까 싶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제주허브동산’이다. 차에서 내려 입구에 들어서니 이국적인 조형물들이 반겼다. 거대한 꽃밭에 파묻혀 여러 가지 종류의 허브와 야생화의 향기에 취해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문득 눈이 고정되어 한참을 바라본 곳이 있다. 볕이 잘 드는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돌 구덩이에 손톱크기만한 물체들이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니 올챙이였다.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거라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특히 ‘황금족욕’을 체험할 수 있다기에 어떤 것일까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큼지막한 발 모형들이 눈에 띄었다. 넓은 방 안에 조그마한 금색의 세숫대야가 여러 개 놓여 있고, 그 앞에 앉아 직원의 설명하는 대로 따랐다. 물은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물에 보라색 라벤더 가루를 떨어뜨리고 한쪽 발씩 번갈아 담그니 발에 쌓였던 노폐물이 배출되고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흔히 세숫대야에 발 담고 있는 거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향은 원래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것을 받고 있는 순간만큼은 신선이 부럽지 않았다.

배꼽시계의 신호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점심을 같이 하니 꿀맛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 

두 번째 장소는 ‘새로운 태양이 떠오는 일출랜드’다. 안으로 들어서니 오붓하게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키가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해를 가려주니 시원하게 느껴졌다. 산책로를 걷다보니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유명연예인들의 사진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입장할 때 안내소 옆에도 각종 프로그램명 팻말이 붙여 있는 걸 보니 유명한 곳임을 실감하게 했다.

이제는 정리할 시간이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버스에 올랐다. 모처럼만의 나들이에 사람들은 지친 듯 말이 없었다.

이번 동행이 내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가볍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 아닐까 싶다.<이성복 객원필진>

이성복 수필가 그는...

   
이성복 객원필진.<헤드라인제주>
이성복님은 제주장애인자립생활연대 회원으로, 뇌변병 2급 장애를 딛고 지난 2006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수필가로 등단하였습니다.

현재 그는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으로 적극적인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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