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맥주사업 '비밀계약' 파장...."사업 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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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사업 '비밀계약' 파장...."사업 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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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개발공사, "이사회 심의도 없이 불공정.독소조항 계약 확인"
맥주회사 설립 중단 '법적대응'...먹는샘물 '한라수' 생산라인도 중단
김영철 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한때 미국의 유명 맥주회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제주크래프트 맥주사업'이 이와는 전혀 다른 '페이퍼 컴퍼니'와 비밀리에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김영철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은 16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창립 20주년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맥주주식회사인 가칭 '제주크레프트맥주' 법인 설립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심각한 문제가 확인돼 맥주회사 설립추진을 전면 중단하고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13년 6월 브루클린 사에서 제주산 보리와 지하수를 활용한 맥주사업 제안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해 8월부터 10월까지 가칭 '제주크레프트맥주' 법인설립을 위한 출자타당성 용역이 추진됐다.

또 그해 12월에는 출자타당성 용역결과 및 출자계획안에 대한 도의회 의견청취가 이뤄졌는데, 도의회는 매출 및 손익분석의 신빙성 결여, 출자자의 신뢰성 확인 어려움 등의 이유로 타당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출자를 신중히 검토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대의견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발공사는 이사회 심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민선 5기 제주도정 임기 두달을 앞둔 시점인 2014년 4월 MBH측과 정관형태의 주주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개발공사는 '업무협약(MOU)' 수준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서면계약의 내용은 회사설립 정관에 준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체결과정에서 실무팀에서 강력한 반대가 있었으나 결국 강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은 김영철 사장 취임 후 확인됐는데, 김 사장은 "계약서 상의 내용이 매우 불공정하고 독소조항으로 돼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사장은 "부대의견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 이사회 심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2014년 4월 주주간 협약을 체결했고, 더군다나 출자명분 상실 및 불공정·독소조항이 삽입된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본 협약의 당위성 및 절차적 타당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1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MBH측에서 법인 설립 완료를 요구하는 최고서가 접수돼 앞으로 소송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한 법적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주맥주주식회사 설립을 전면 중단하고, 계약체결 주체간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대응에 나선다는 것이다.

문제는 법적대응을 하더라도 현재의 계약서에 준한 내용으로는 상당한 손실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계약조건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25%의 패널티까지 물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실무진 계약 반대입장 밝히자 전보인사하고 계약 강행"

기자회견에 배석한 제주도개발공사 고객총괄 책임자인 고경수씨는 "협약서 내용을 보면 제주보리를 많이 쓴다고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돼 있는 등 독소조항 때문에 이사회 반대도 있었고 실무진에서는 타당성이 없다, 상당히 어려운 사업이라고 했었다"며 "그런데 (반대한다는 이유로) 담당팀장은 보직이 좌천돼 다른 쪽으로 인사발령이 되면서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은 기록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계약체결 과정에서 실무진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전보인사'를 통해 계약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이번 제주맥주주식회사 설립은 중단되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게 됐다.

김 사장은 앞으로 제주맥주사업 자체를 중지시킬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맥주사업 자체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지금은 파트너(회사설립 참여주체)의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지금 설정된 계약으로는 성공을 이끌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파트너쪽에서 제소를 하게 되면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신규 사업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치밀한 타당성 분석과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추진되는 바람에 공사의 미래 발전을 계획하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브루클린 맥주사업의 경우 도민과 도의회에서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공사 이사회와 내부 실무팀의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무리하게 추진되어 법적 분쟁의 소지를 낳게 됐다"면서 전임 사장측의 정책적 결정에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영철 제주개발공사 사장.<헤드라인제주>

◆ '한라수' 생산 전면 중단..."전략없고 명분없는 사업"

이와함께 개발공사가 그동안 프리미엄급 먹는샘물로 생산해 온 '한라수'의 생산라인 전면중단도 선언했다.

김 사장은 "한라수의 경우도 시장 환경과 내부 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검토 없이 추진된 결과, 판매 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며 오히려 생산라인 체계를 흐트러뜨려 삼다수 공급에 차질을 초래한 하나의 요인이 됐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라수 사업을 '전략없고 명분없는 사업'으로 규정하면서,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컨셉 없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무리하게 한라수 브랜드를 개발하고 기존 삼다수 생산라인 및 작업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채 25억원을 들여 한라수 생산설비를 도입함으로써 기존 삼다수 생산 효율을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2013년 3월 2억원의 홍보비를 들여 한라수 제품을 출시했으나 삼다수와 동일원수라는 근본적인 문제와 생산.유통의 실용성이 가미되지 않은 디자인으로 2년간 판매 실적이 82톤에 불가하며 시장 진입에 한계를 노출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라수의 경우 제조과정이 효율적이 되기 어렵다.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고있고, 운반상에 호스트가 많이 들어간다.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수익을 내기는 굉장히 어렵고, 기존 삼다수 생산 라인에 들어오는 구조를 갖고 있어서 삼다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정리할 수 밖에 없다"며 "3월까지 한라수 사업은 합당한 절차를 밟아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개발공사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오는 20일 제주시 라마다호텔에서 '제주자원의 가치 극대화와 공사의 역할'을 주제로 한 도민토론회를 갖는 한편, 오는 26일에는 개발공사에서 '혁신경영 선포식'을 갖는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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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민 2015-03-16 17:58:01 | 210.***.***.147
민선5기 우근민 패거리들 썩은 냄세가 진동 하네요
경찰 수사 의뢰하여 책임 물어야합니다

헐헐헐 2015-03-16 15:23:31 | 112.***.***.57
그럼 8억들인 삼다수 디자인과 한라수 브랜드는 어떻게 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