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 타일에 담긴 세월호의 기억..."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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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 타일에 담긴 세월호의 기억..."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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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세월호 1주기 앞두고 제주서도 '기억의 벽' 캠페인
제주도민 500여명 '추모' 한마음..."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어른들의 무지로 수백의 어린 꽃들이 진 지도 어느덧 1년.

다음달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다시 기억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그 중 동화 작가들의 주도 아래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한뼘 크기의 그림타일에 담으면, 이를 모두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부착해 '세월호 기억의 벽'을 조성한다는 것이 이 캠페인의 목표다.

휴일이었던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도 이 같은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이 열려 제주도민들의 큰 호응이 이어졌다.

부모님과 손을 맞잡고 행사장을 찾은 꼬마들부터 중.고교생, 대학생, 중년부부, 문학인들까지.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에 뜻을 함께한 500여명의 얼굴에는 모두 저마다의 간절함이 묻어나 있었다.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 사진은 고정협 양(14.여)의 작품<헤드라인제주>

"노란 리본이 침몰하는 세월호를 구하는 모습을 상상해 봤어요. 울면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떠오르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그리기에 열중이던 고정협 양(14.여)은 아직도 세월호 참사가 생생히 기억난다고 했다.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단원고가 있는 경기도 안산을 찾아 분향하고, 위로공연도 펼쳤던 정협 양이었기 때문.

제주에 오려던 또래 친구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슬퍼하며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했을 정협 양이다.

한 켠에는 테이블 위로 간신히 고개를 내민 꼬마 친구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그 중 윤찬휘 어린이(9)의 그림은 주변 어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찬휘 군은 어리숙한 글씨로 "하늘에서 잘 지내. 그리고 공부 잘 해"라고 쓰고 난 뒤 그 아래로 바닷속으로 침몰하는 세월호를 그려냈다. 빈 공간에는 당시 사고 해역에서 내렸던 비와 노란 리본을 형상화한 파랗고 노란 동그라미들이 채워졌다.

9살 어린이도 비 오던 날 배가 침몰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두 딸과 함께 캠페인에 참여한 김명식 씨(44.제주시 이도2동)는 "남 이야기 같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그는 "아이들도 당시의 가슴 아픈 현실을 기억하고 있더라. 같은 사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우리들의 기억을 다시 상기시킬 수 있는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많은 제자들과 함께 있던 곶자왈작은학교 문용포 교사(48)도 "당시를 기억해 보면 수백의 아이들이 그렇게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됐을 일이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세월호 참사 1년이 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당시를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은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동화 작가들이 개최한 추모 타일 그리기 행사로부터 시작됐다. 이에 각 지역작가들도 하나둘 뜻을 모으면서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와 한국작가회의가 이끌고 있고, 이번 제주지역에서는 어린이도서연구회 제주지부, 보물섬 대안학교, 제주그림책미술관추진위원회(미추), 한살림 제주 생활협동조합,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우리동네 지역아동센터, 곶자왈 작은학교, 제주작가회의 등 10개 단체가 힘을 보탰다.

많은 노력들이 모아진 탓인지 제주에서는 사전신청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큰 호응이 일었다. 준비됐던 550개 타일 중 제주시 지역에서 435명, 서귀포시 지역에서 90명이 사전신청을 끝냈을 정도.

이렇게 제주를 포함한 각 지역에서 만들어진 그림타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다음달 16일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모두 부착될 예정이다. 총 2000여장에 200m 길이 정도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기억의 벽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임정자 작가는 "서툴러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우리 사회가 안전해진다거나 민주적인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라 어설프더라도 이런 힘들이 모아져야 된다"고 전했다.

신성희 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는 앞으로의 소망을 묻는 질문에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게..."라고 말을 줄이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떻게든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을 위로하고 싶고, 온 국민들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은 앞으로 강진, 해남, 순천, 목포, 진도를 거쳐 오는 22일 세월호 희생자 유족이 참여하는 안산지역 캠페인을 끝으로 종료된다. <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039;문학의 방&#039;에서 열린 &#039;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039; 캠페인. 사진은 윤찬휘 어린이(9)의 작품&lt;헤드라인제주&gt;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문학의 방'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 사진은 윤찬휘 어린이(9)의 작품<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039;문학의 방&#039;에서 열린 &#039;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039; 캠페인.&lt;헤드라인제주&gt;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문학의 방'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039;문학의 방&#039;에서 열린 &#039;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039; 캠페인.&lt;헤드라인제주&gt;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문학의 방'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039;문학의 방&#039;에서 열린 &#039;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039; 캠페인.&lt;헤드라인제주&gt;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문학의 방'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039;문학의 방&#039;에서 열린 &#039;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039; 캠페인.&lt;헤드라인제주&gt;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문학의 방'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039;문학의 방&#039;에서 열린 &#039;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039; 캠페인.&lt;헤드라인제주&gt;
14일 낮 1시 제주시 건입동 '문학의 방'에서 열린 '천 개의 그림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캠페인.<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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