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아침밥 등굣길' 첫 시행...학생들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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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아침밥 등굣길' 첫 시행...학생들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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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늦춰진 등굣길...중1과 함께 등교한 고3 '진풍경'
반응은 제각각..."숙면에 아침밥까지!", "달라진 게 있나요?"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7시 30분 신성여자중고등학교 앞.

여느 때와 달리 학교 앞은 한산했다. 예전 같았으면 지각한 여고생들이 한참 뛰어다닐 시간이다.

그러나 이번 새학기 풍경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일찍이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이 아닌 자습실로 향했고, 한결 가벼운 표정의 여중생과 여고생들은 8시 30분까지 나란히 교문을 통과했다.

종전 8시까지였던 신성여중 등교시간과 7시 30분까지였던 신성여고 등교시간이 새학기가 시작된 이날부터 모두 8시 30분으로 늦춰졌기 때문.

특히 신성여고의 경우 제주도내 고교에서는 유일하게 등교시간을 1시간이나 늦추는 파격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8시 30분이 가까워졌음에도 중학교 신입생들과 나란히 등교하는 고3 학생들의 모습은 다소 이색적이기까지 했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 첫 날인 2일 등교하고 있는 신성여중고등학생들.<헤드라인제주>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 첫 날인 2일 등교하고 있는 신성여중고등학생들.<헤드라인제주>

이러한 등교시간의 큰 변화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제각각 반응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과 아침식사 시간이 충분해져 건강한 학교생활이 가능해졌다는 호평과 함께, 수능에 맞춰진 생태리듬과 공부패턴이 흐트러질 것 같다는 우려가 동시에 표출됐다.

고3인 강민아 양(19)은 "아무래도 잠을 충분히 잘 수 있어서 좋아요. 늦게 일어나면 아침밥을 거를 때가 많았는데, 아침밥 먹는 시간도 늘어났어요. 특히 0교시가 없어진 게 가장 좋아요"라고 전했다.

중3인 현수희 양(16)은 상기된 목소리로 "정말 좋아요. 원래 시간에서 생각해보면 늦잠을 자도 괜찮은 거잖아요. 등교도 더 여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고3인 양보윤(19)양과 김나래 양(19)은 "아직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0교시가 방과후수업으로 옮겨진 데다 정규 수업도 9시에서 8시 30분으로 앞당겨져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는 의견이었다.

고3인 강태이(19)양은 "원래 0교시를 받지 않는 학생들은 8시 50분까지 등교였어요. 그런데 등교시간이 8시 30분으로 획일화되면서 (저 같은 0교시 비수강생은) 오히려 30분 일찍 등교하게 됐어요"라고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학생 딸의 입학식을 찾은 학부모 김선미 씨(43.이도2동)는 "아무래도 제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죠. 출근한 뒤에 아이가 늦잠을 자버릴 수도 있고...장점도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 첫 날인 2일 등교하고 있는 신성여중고등학생들.<헤드라인제주>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시행 첫 날인 2일 등교하고 있는 신성여중고등학생들.<헤드라인제주>

신성여중고는 등교 시작시간을 6시 30분으로 두되,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지도교사 1명을 해당 시간대에 배치키로 했다.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다.

또 다소 강제적일 수 있는 학업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정규 수업시간 전 자율학습은 교실이 아닌 자습실 등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등교시간이 늦춰지면서 함께 조정된 셔틀버스 시간대는 향후 어떻게 될지 아직 미지수다. 현재 3주간의 시범운영기간이 남아 있지만 업체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셔틀버스 운전수인 고봉철씨(43)는 "신성여중고 학생 수송시간이 30분가량 늦어지면서 다음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는 3주 시범운영 후 학교 측과 세부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황재홍 교감은 "통학버스 시간이 당겨질 수는 있겠지만 조정된 일과시간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제주도교육청이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 정책 추진과 함께 0교시 등을 적극 폐지할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일선학교의 등교시간이 어떻게 조정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13일까지 제주도내 185개 초.중.고등학교 중 61곳(초등학교 39곳, 중학교 15곳, 고등학교 7곳)을 대상으로 1차 등교시간 변경사항을 파악한 결과 67%에 이르는 41개 학교에서 등교시간을 늦추기로 결정했거나 앞으로 내부 협의를 통해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시간 변경계획이 없는 나머지 20개 학교의 경우 대부분 현재 8시30분을 전후해 등교시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lt;헤드라인제주&gt;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lt;헤드라인제주&gt;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lt;헤드라인제주&gt;
신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신성여자중고등학교를 방문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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