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 내민 '천사표 자매', 생애 첫 기부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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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손 내민 '천사표 자매', 생애 첫 기부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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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7살.3살 양서윤-양지윤 자매, 사랑의열매 성금 기탁
아버지 조언따라 차곡차곡...1년 간 모은 용돈 기부 '훈훈'

'천사표 자매'의 작은 정성이 소외이웃에게 온정으로 전해져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다.

지난 연말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사무실 문을 두드린 건 부모님과 손을 맞잡은 7살과 3살배기 꼬마자매.

제주시 노형동에 살고 있는 양서윤(7), 양지윤(3) 어린이였다.

서윤.지윤 양 자매는 이날 사랑의열매를 찾아 그 동안 고사리손으로 부모님과 함께 꾸준히 모아 온 이웃사랑 성금 11만8820원을 기부했다.

기부자 이름은 동생인 지윤이 이름으로 올라갔다. 지난 2013년 10월에는 언니인 서윤이 이름으로 23만540원을 기부했었기 때문.

그렇게 이 자매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생애 첫 기부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해 연말 사랑의열매를 찾아 이웃사랑 성금 11만8620원을 기부한 양서윤, 양지윤 자매.<헤드라인제주>

"서윤아, 지윤아. 이건 동전이라고 하는 거야. 한 번 세 볼래? 하나, 둘, 셋...오늘 지윤이랑 서윤이 싸우지 않고 잘 지냈으니까 엄마, 아빠가 100원 줄게. 저금통에 꼭꼭 넣어둬. 나중에 좋은 일에 쓰자."

사실 돈에 대한 개념을 알기에 서윤.지윤 양 자매는 아직 많이 어린 나이. 아버지 양성진(39) 씨의 말을 빌리자면 1부터 10까지 겨우 셀 정도다.

서윤.지윤이는 심부름을 잘 할 때마다, 과자를 잘 나눠 먹을 때마다, 싸우지 않고 잘 지낼 때마다 그때그때 부모님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용돈으로 받았고, 이를 그대로 저금통에 보관했다.

100원짜리 동전을 받다가 종종 1000원짜리 지폐를 받아도 '고마운 줄(?)' 모르는 이 자매는 '좋은 일에 쓰인다'는 부모의 말에 그저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왔다.

그렇게 1년간 모아진 서윤.지윤 양의 용돈은 아빠, 엄마의 우수리와 함께 사랑의 열매에 전달됐다.

"대학 때 사회복지 연계전공을 하면서 기부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기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받고 10년 동안 매달 만원씩 기부해 왔죠. 서윤.지윤이에게도 이런 제 뜻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아버지 양성진 씨는 대학 때부터 목욕봉사, 밑반찬 만들기 등의 봉사활동을 해 오면서 '누군가를 도우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처음에는 매달 10만원씩 기부하려고 했었던 그였지만, 지인들로부터 '봉사는 에너지를 쏟아 내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받은 후부터는 매달 1만원씩 기부를 해 왔다고.

양성진 씨의 기부는 조언 그대로 지난 10년 간 '꾸준히' 이어져 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되고, 아이를 낳게 된 후에도 그의 마음엔 변함이 없었다.

변한 게 있다면 "우리 아이들의 생활에 나눔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란다"는 소망이 생긴 정도.

양성진 씨는 "나눔은 어느 날 갑자기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릴 때 부터 생활 속에 나눔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이들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을 끝 맺었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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