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협치도정', 이석문 '희망교육' 출범...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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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협치도정', 이석문 '희망교육' 출범...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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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2) 6.4지방선거서 나타난 '시대교체' 바람
'변화와 혁신' 도민사회 열망 반영...그러나 현실적 '난제'
2014 갑오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제주사회는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한 해였다.
한국 근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이 66년만에 국가추념일로 지정돼 정부차원의 첫 국가추념식이 봉행됐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지닌 일의 기쁨도 잠시, 4월16일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대참사가 발생했다.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단 등 476명을 태운 세월호 침몰사고로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대한민국은 크나큰 슬픔에 빠졌고, 이 사건을 계기로 해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 국민들의 큰 분노를 샀다.

6월4일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돼 원희룡 민선 6기 제주도정과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체제가 출범했다.

하지만 민선 6기 출범 후에도 지방정가는 갈등과 논란이 지속됐다. 제주해군기지 갈등문제는 새로운 도정에서 진상조사를 통한 명예회복 안을 제시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으나 해군 관사 문제로 또다시 충돌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는 2014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제주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본다. 다가오는 2015년, 을미년 새해에는 소통의 활로를 더욱 넓히고, 희망을 나누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헤드라인제주> 

2014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6.4지방선거는 제주 지방정치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다

행정관료 출신이 이끝던 시대를 마감하고, '젊은 그룹'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를 연 것이다.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는 젊음과 혁신을 기치로 내건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50)가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됐다 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성향의 이석문 후보(55)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제주도지사 선거는 1995년 민선 지방자치시대 이후 20년 가까이 계속 돼 온 개막된 이후 신구범(민선 1기).우근민(민선 2, 3, 5기).김태환(민선 3, 4기) 전 지사를 일컫는 소위 '제주판 3김'의 시대에 막을 내리게 했다는 점에서 많은 의미가 부여됐다.

원희룡 지사(왼쪽)와 이석문 교육감.<헤드라인제주>

원 지사의 당선은 선거결과는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유권자 표심이 집약적으로 반영될 결과로 풀이된다. 선거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출마선언을 한 후 짧은 기간의 선거운동으로 당선되면서 화제가 됐다.

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출마선언 직전 3월의 '경선 룰' 다툼이었다. 현직인 우근민 지사와 경선룰 다툼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해온 원 지사는 매일 방송인터뷰에 나서는 방법으로 당 지도부를 압박했고 이를 수용시켜내면서 우 지사의 불출마를 통한 '무혈입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선룰 다툼과 3월16일 관덕정 출마선언으로 원 지사는 이미 확고한 대세론을 틀어쥐게 됐고,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후보간 파열음 등으로 인해 원 사이드의 선거전을 펴게 됐다. 최종 득표율은 59.9%.

4파전 구도 속에서 마지막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됐던 교육감 선거는 이 교육감이 33.22%의 득표율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지역 최초의 전교조 출신 진보 교육감이면서, 최초의 평교사 출신 교육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을 최우선 가치로 놓는 희망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강한 어필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교육감은 중등 영어교사로 근무해 오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에 당선돼 4년간 의정활동을 폈고, 이어 곧바로 교육감에 도전해 안착했다.

7월1일 원희룡 지사의 '협치(協治)도정', 이석문 교육감의 '희망교육'이라는 새로운 시대는 출범했다.

'협치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원 지사는 세부 도정방침으로 △제주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성장 추구 △강정마을 갈등문제 등 도민의 아픔 치유 △다른 정치로 도민 협치시대를 열 것 △세계적 제주 연계망을 구축해 더 큰 제주 만들 것 등을 내걸었다.

'협치'를 모토로 해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행정조직에 이르까지 대변혁을 예고했다.

지난 8월 첫 정기인사 때에는 사상 첫 간부공무원 전면교체를 통해 변화의 체감도를 높이려 했다.

이 교육감은 권위적이고 낡은 교육구조의 대대적 혁신을 예고했다. 당면 교육과제로는 △고입제도 개선과 고교체제 개편 △국제학교 수준의 공교육 실현 △읍면학교 활성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복원 △무상의무교육 점진적 실현 △산북과 산남의 균형교육 실현 △특수.다문화.평생교육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출범 6개월째를 맞은 원 지사와 이 교육감은 적지않은 난관에 직면해 있다.

원 지사의 난제는 무엇보다 민선 6기의 핵심 키워드인 '협치'가 아직도 개념정리에서부터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데 있다. 선거당시 밝혀온 '협치'의 체감, 그리고 지금 제시하는 위원회 형태의 협치와 인식 불부합에 따른 것이다.

의회로부터도 '협치위원회'가 비토당하면서, 아직까지 협치위원회를 출범조차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또 2번의 제주시장 인사실패, 감사위원회 부결사태 등의 '인사참패', 그리고 모호한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보여준 '내가 해야 로맨스' 식 행태는 도민사회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인사에서만큼은 혁신과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협치 도정'을 표방하면서도 의회 관계나 시민사회와의 소통도 매끄럽지 못한데다, 새해 예산안이 부결되는 사태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물론 대규모 개발사업에 제동을 걸고, 환경보전 중심의 도정 방향, 각 정책에 대한 원칙론적인 큰 틀에서의 다양한 시도는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당면한 현실적 문제, 특히 '협치도정' 출범에 따른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아직도 미약하게만 다가오고 있다.

이 교육감은 자유학기제 전면시행, 고입제도·고교체제 개편 등 교육계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교육감 역시 새로운 교육구조 혁신을 위해 추진된 조직개편에서부터 공무원노조와의 갈등으로 적지않은 진통을 겪었다. 다행히 연말 도의회에서 조직개편안이 통과되기는 했으나, 내년 3월 첫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내년 2월까지 민감한 부분인 공무원 정원조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또 고입제도 개선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 등도 내년 제주교육청이 안고 있는 당면한 과제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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