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로 인한 실망이 희망이 되는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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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로 인한 실망이 희망이 되는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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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박재원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박재원 / 제주장애인인권포럼.<헤드라인제주>

뇌병변이란 뇌성마비 즉 뇌의 손상으로 인하여 보행, 운동장애 언어장애 등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질환을 말한다.

이러한 뇌병변 장애인이 과연 얼마나 사회에서 직업을 갖고 독립적으로 잘 적응해 나가며 비장애인과 평등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사회제도적으로 얼마만큼 보장 되고 보호 받고 있을까?

본인도 출생시 양수 흡입으로 인한 신생아 질식 상태로 뇌병변 장애인이 되었다.

첫 돌이 지나면서부터 재활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수술 그리고 한방요법 등 다양한 치료를 받아 왔으나 학교와 사회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언어장애로 인한 의사소통 이었다.

타인과의 의사소통에서 적절하게 나의 의사전달이 똑바로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불편함과 예기치 않은 오해 등 답답함이 연속이었다.

힘들어도 조금만 기다려주면 되는데 하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있었으나 학창시설은 그래도 학교라는 순수한 울타리 안이어서 잘 견뎌 낼 수 있었다.

졸업 후 취업지원 센터의 구인 상담서비스를 통해 여러 군데 입사 지원을 하였지만 뇌병변 장애 중에서도 복합장애인인 나는 취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어떤 곳은 전화업무가 많은데 말의 속도와 어눌함으로 인해 힘들겠다는 점을 들어 거부당했고 또 어떤 곳은 워드 타자 속도가 느려서 채용되지 못했다.

캠퍼스 내에 있었던 사회적 기업이라는 곳에도 지원했었지만 역시 언어와 사지가 불편했던 내겐 기회가 오지 않았다. 모든 사업체나 비영리 복지 단체도 일단 이익이 창출 되는데 도움이 안 되면 채용을 하지 않았다.

또한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채용해야 하는 사업체도 나에겐 해당이 없었다.

이렇게 계속 거부당하고 나니 이 사회에서 내가 일 할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딜까 하는 실망감으로 한 동안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그 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던 시점에 나에게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 채용되는 행운이 따랐고 이제 조금씩 적응해 나가고 있다.

아직도 장애인에 관한 편견이 있지만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사회 통합적인 관점과 장애인에 대한 평등한 인식이 결합한다면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복지 국가로 충분히 성장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에 국가는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 하는데 좀 더 강력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애인 고용 확대와 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직장생활의 영위를 위해서는 장애인 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며 이것은 장애인 고용 확대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며, 나는 장애로 인한 실망이 희망이 되는 사회를 꿈꿔본다.<박재원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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