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주요기관장 인선...교체카드는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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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주요기관장 인선...교체카드는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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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출연기관장 '보은.코드인사 논란, 이유는
교체명분 따로, 인선 잣대 따로..."내가 해야 로맨스?"

원희룡 제주도정의 전면교체 방침에 따라 일괄사표를 받은 후 공모되고 있는 제주도 산하 주요 기관장 인선에서 또다른 '보은인사'와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추석연휴 직후 결단한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사표수리 대상 기관장은 6명.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을 비롯해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 제주발전연구원장 등이다.

이중 15일 현재까지 컨벤션센터와 신용보증재단 2곳을 제외해 사실상 후임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우선 인사청문 대상인 제주발전연구원장에는 6명이 경합한 끝에 강기춘 제주대학교 교수(54. 경제학과)가 내정됐다.

강 교수는 경남 남해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3년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대학원 부원장, 감사원 감사연구원 사회.행정평가연구팀장, 관광과경영경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학계출신이라는 점 외에 정확한 인선배경 등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를 적극 도왔던 모 교수와 매우 친분있는 사이인 점을 들며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에는 이성구 전 제주특별자치도 교통관리단장(65)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퇴임 후 201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영진기업(주)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 내정자는 국내 최초의 풍력발전 상용화에 기여하는 등 오랜 기간의 행정경력 중에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으며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제주공기업의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다고 판단되어 내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풍력자원조사를 최초로 실시하고, 행원풍력발전단지 조성계획을 수립해 1997년에 아시아지역에서는 최초로 풍력발전기를 도입․운영, 제주가 풍력발전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17년전에 풍력단지 계획에 참여했던 경력 외에, 이후 교통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해 왔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신구범 전 제주지사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해 활동했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원희룡 지사 인수위원회(새도정준비위원회)에 참여했다. 이번 인사청문에서는 에너지산업과 관련 전문성 검증이 중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청문 대상이 아닌 기관장 중에서는 제주도중소기업지원센터 본부장이 확정 임명됐다. 발탁된 인사는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광식씨(51).

제주출신인 그는 원 지사와는 제주제일고 동창으로,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제주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환경생명공학)를 취득했다.

또 KG케미칼(주)에서 제주지점장 거친 뒤, 원희룡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과 지역과세계연구소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는 원 지사 선거캠프에서 최측근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직무수행 능력과는 별개로, 원 지사와 연결되는 경력 등으로 인해 '코드 인사' 논란이 적지 않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에는 농심 출신인 김영철 전 농심인재원장이 내정됐다. 경영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역시 원 지사와 고교, 대학 동문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는 13일부터 24일까지 일정으로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전문성 및 경영능력 등을 이유로 해 6명의 주요기관장을 교체함 속에서 이뤄진 일련의 후속 공모 인선은 당초 엄격했던 원 지사의 교체명분과 비교할 때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해 전례없이 일괄사표까지 받으며 밀어붙였던 취지와, 후속 인선의 결과물이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교체명분은 '전문성과 경력이 풍부한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으나, 후속 인선은 이러한 취지와는 별개의 '느슨한 잣대'로 인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모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확히 검증은 해 봐야겠지만, 현재까지 인선상황은 마치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해야 로맨스라는 식의 느낌이 강하다"면서 "원 지사가 밝혔던 전문성 및 경영능력을 갖춘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필요하다면 외국에서라도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셔오겠다는 의지는 크게 퇴색된 듯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이달말부터 상임위원회별로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제주발전연구원장,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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