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죽지 않아!"...악동들의 화려한 변신 '그로잉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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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지 않아!"...악동들의 화려한 변신 '그로잉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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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산과고 밴드 '그로잉', 외국인 페스티벌서 열정적 무대
빼어난 실력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데까지 해봐야죠!"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그로잉밴드.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그로잉밴드. <헤드라인제주>

"아는건 없어도 기죽지는 않아! 우리에겐 미래가 있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5일 오후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The 2014 Jeju Expats Summer Festival)'이 열린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행사의 서막을 알린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밴드 '그로잉(Growing)'의 패기 넘치는 무대는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거주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해보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예년과는 달리 외국인들만의 무대가 아닌 제주인들의 무대를 한층 늘려 소통의 창구를 확대했다.

이 같은 취지에 걸맞게 그로잉은 제주의 청소년들만이 가질 수 있는 활기차면서도 열정적인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했다. 공연 중간중간에 관객들의 환호성을 유도하며 '쥐락펴락'하는 무대매너도 단연 으뜸이었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각 밴드 사운드를 맡은 개개인의 실력은 프로 뮤지션에 못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강성경, 정기빈 학생을 비롯해 기타 송희준, 이호준 학생, 드럼 김민경, 강훈 학생, 키보드 김유찬 학생, 베이스 최광효 학생은 그동안 갈고 닦아왔던 저마다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실제로 그로잉 밴드는 제주YMCA가 주최한 밴드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동아리밴드대회에서 33개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애니매이션 '겨울왕국'의 OST를 자체적으로 재해석한 'Let it go', YB밴드의 '정글의법칙, 솔루션스의 '오예' 등의 곡을 선보였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그로잉밴드.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그로잉밴드. <헤드라인제주>

백미는 밴드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인 '브라더후드(Brotherhood)' 였다. "아는건 없어도 기죽지는 않아. 우리에겐 미래가 있어"로 시작되는 곡에는 멤버들의 삶과 꿈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몇몇 외국인들은 그로잉의 공연이 끝날때 까지 무대 뒤 대기실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다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무대 뒤에서 만난 그로잉은 그저 천진난만한 10대 청소년들이었다. 응원차 공연장을 찾은 후배들과 함께 농담을 나누며 공연의 여운을 즐겼다.

"연습때처럼 잘하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쉽기는 한데요. 그래도 끝나고 나니까 홀가분해요."

평소 시간이 날 때마다 학교 밴드부실에서 꾸준히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춰왔다는 그로잉. 거친(?) 친구들이 많아 싸우기도 하고 거친 말이 오가기도 하지만, 결국은 서로의 취향과 성격을 인정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는게 멤버들의 고백이다.

그로잉 멤버들도 소위 말하는 '문제아'였던 시절이 있었다.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기존의 교육환경에서는 환영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을 접하고 악기를 접하면서부터 이들의 삶이 달라졌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것은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어른들이 안좋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가 어른들 앞에서 예의바르고 떳떳하게 행동하면 될 일 아니겠어요? 오히려 '서귀산과고 다니는 학생들은 참 착하구나' 라고 생각하시겠죠."

어느 무대를 가던지 그로잉은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거르는 일이 없다. 공연 후에 장비를 정리하는 것 까지 직접 도우며 최선을 다해왔다.

이제 그로잉은 다음 무대를 기약한다. 다음달 9일 서귀포시 새연교에서 단독공연을 갖는다. 기회가 된다면 전국대회까지 출전해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 꿈이라고 털어놨다.

"육지에 가보면 아무래도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래도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고 싶어요. 아무리 힘들었어도 마지막에는 항상 웃었거든요."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그로잉밴드.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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