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섬머 페스티벌 '열정'..."제주와 확 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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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섬머 페스티벌 '열정'..."제주와 확 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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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페스티벌' 참가 외국인들이 전하는 메시지
"거주 외국인 소통기회 늘려야...제주 '해녀' 최고"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문화예술축제인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The 2014 Jeju Expats Summer Festival)'이 지난 5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올해로 세 번째 열린 이번 행사는 거주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해보는 '세계人제주'를 연중기획하고 있는 인터넷신문 헤드라인제주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개최됐다.

거주 외국인들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도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며 축제를 통해 외국인들이 제주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해 나가는 '제주인'이라는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재즈, 팝,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열정적 무대의 대단원이 막을 내리자, 참가 외국인들은 이번 행사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전했다.

◇ "아직도 외국인은 외국인끼리...교류기회 많아졌으면"

오프닝 행사에서 참가 외국인을 대표해 재치있는 인사말을 전했던 스티븐 메르시어(Steven Mercier. 38. 미국).

2009년부터 제주대학교에서 영어강의를 하는 그는 '이상한 모험', '우글이섬 노래', '즐거운 여름노래' 등 재즈음악의 트럼펫과 기타를 연주했다.

"오늘 비가 많이 내리는 궂은 날씨가 도리어 반갑다. 고등학교 때 마칭밴드를 했었는데 그때 장대비를 맞으면서 연습했던 기억이 났다"는 그는 이제 5년차에 접어든 제주생활이 아주 즐겁다고 전했다.

   
스티븐 메르시어가 콩트를 곁들여 참가 외국인을 대표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스티븐 메르시어 공연.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세계人제주 축제기획팀과 첫 만남을 가졌을 당시만 하더라도,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 노루들과 새들만이 제 음악을 들었어요.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았죠"라며 쓸쓸함을 감추지 않았던 그는 이날 제주도민들에게 두번째 무대공연을 선보이게 된데 대한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공연 도중에는 코메디식 즉석 연기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메르시어는 "한국에서 직업을 찾다가 우연히 제주로 왔는데, 제주는 큰 도시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며 "제주는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외국인들은 외국인들끼리, 현지인들은 현지인들끼리 만나는 일이 많다"면서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오늘처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공연하는 팀들이 그렇듯이 작은 바(bar) 같은 곳에서는 공연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썸머 페스티벌과 같은 큰 무대가 자주 마련돼 거주 외국인들과 제주도민들의 문화소통이 보다 활발히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 한국 대중가요 선사한 유럽 가족..."제주 좋아요"

'사랑밖에 난 몰라', '감수광', '사랑해 당신을' 등 한국 대중가요를 불러 깜짝 놀라게 한 유럽 글로리아(Gloria. 59. 여. 네덜란드).

공연이 끝날때까지 글로리아와 함께 공연한 이들이 유럽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관중은 많지 않았다.

   
글로리아의 공연. <헤드라인제주.>
   
글로리아의 공연. <헤드라인제주.>

공연직후 진행자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리아는 한국출신으로 현재 네덜란드 국적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날 공연에서 그녀의 큰딸 다실(Dazil.18.네덜란드)은 드럼을 연주했다.

스페인출신의 남편 호세 디아드와 가족들은 글로리아의 열창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했다. 호세는 제주특별자치도 외국인자문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태근 제주시 부시장 등은 꽃다발을 들고 무대에 올라가 직접 건네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가족은 현재 제주시 동복리에서 살며 카페 운영하고 있다. 제주생활 10년째이다.

글로리아는 "남편이 은퇴한 후 제주에서 살고 있다. 제주가 너무 좋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해 외국인을 위한 좋은 제도들이 생겨나 살면 살수록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녀들이 외국인인 점 때문에 아이들 교육문제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제도는 많이 발전했으나 아이들 하나하나의 재능을 살리는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 젊은 남녀 미국인 교사..."새별오름에서 영감받아 작곡"

포크와 록 음악이 어우러진 일렉트릭 사운드를 선보인 '제리치 고(Jerich GO)'라는 콜라보레이션 밴드의 제리치 에이본(27. 미국)과 제시카 고메즈(27. 여. 미국).

둘다 제주도내 초.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이들은 환상적인 하모니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제리치 에이본과 제시카 고메즈의 공연. <헤드라인제주>
   
제리치 에이본과 제시카 고메즈. <헤드라인제주>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음악, 노래로 영어수업을 진행한다는 제시는 "이번 공연을 위해 제릭이 작곡을 했는데, 제주 새별오름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전통, 풍경 등 모든게 마음에 들고 제주가 아름답다"고 전하며, "내년에도 제주에 머물게 된다면 축제에 다시한번 꼭 참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열정적 무대 '빅조이'...."제주해녀 최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어김없이 참가한 '빅제이(Big J) 밴드'는 블루스, 컨트리, 펑크,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여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평소 "우리에게 음악은 단순한 흥미거리나 시간을 보내는 수단이 아니라 '소통을 부여하는 힘'"이라고 강조한 밴드 사운드를 열정적으로 터뜨렸다.

빅제이는 공연을 마치면서 관객들을 향해 "제주해녀 최고!"라고 외쳐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출연한 멤버는 제이슨 모츠(Jason Motz, 보컬), 켄트 윌리암스(Kent Williams), 스티븐 메르시에르(Steven Mercier), 조이 로지타노(Joey Rositano), 레오 카스트로(Leo Castro), 자크 드류스키(Zach Dreuski).

   
빅 제이 공연. <헤드라인제주>
   
빅 제이의 리더인 제이슨 모츠가 공연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거주 외국인사회에서는 멤버들 스스로 작곡한 70여곡으로 2~3시간 동안 공연을 이끌 만큼 탄탄한 밴드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멤버들 대부분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빅 제이의 리더인 제이슨 모츠는 "큰 도시가 싫어 제주에 왔는데 문화, 자연, 사람 등 제주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자리를 잡았다"며 "나 자신만을 보여줄 수 있는 솔로 공연도 좋지만, 화음을 쌓으며 더욱 풍성한 소리를 선보일 수 있는 밴드 공연도 굉장히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비가 와서 더 좋았다. 바람이 무대 쪽으로 많이 불어 왔는데, 바람과 싸우는 기분으로 공연했다. 그래서 더 파이팅 넘친 것 같다. 에너지 있는 무대였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제주해녀 최고!'라고 외쳤던 부분에 대해서는, "돌담은 허물어지고, 해녀는 사라지고. 제주의 보물들이 모두 부서지고 있다"며 "그 곳에는 카지노 같은 관광시설이 채워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100년 후에도 제주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안타깝다"며 "올레길에서 5년 동안 살고 있는데, 모든 이들이 제주를 깨끗이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제주생활 2년차 미국인 부부...제주에 바라는 점은?

부부사이로 지난해에도 공연에 참가했던 '쿤달리니 트리오'의 더글라스 데니스(Douglas Dennis. 29. 미국)와 에밀리 은빈유(Emily Eunbin Yu. 23).

올해 공연에서는 남편의 친구인 잭 드래스키(Zack Dreski. 28, 미국)까지 가세해 3명이 화려한 음악을 선사했다.

더글라스는 드럼을, 은빈유는 바이올린, 잭은 베이스를 맡았다.

   
'쿤달리니 트리오'의 공연. <헤드라인제주>
   
에밀리 은빈유의 공연. <헤드라인제주>

미국 오하이오 출신의 더글라스는 기타와 드럼, 비올라 등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는 팔방미인으로 제주 거주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이다.

더글라스와 은빈유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무대에 섰는데, 만족스러운 연주를 한 것 같다. 특히 남편의 친구인 잭과 함께 무대에 서서 지난번 보다 더 든든했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거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더글라스는 제주생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제주는 정말 아름답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함덕해변이 좋다. 오늘 공연을 하는 탑동도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은빈은 "자연이 깨끗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이 서울에 비해 여유롭다. 친절하기도 하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제주에 바라는 점을 묻자, "주차문제를 비롯해 교통문제가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보통 주차를 하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 외국인은 물론 제주도민까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편한 점을 토로했다.

또 "관광지를 제외한 일상생활 공간에서는 외국인을 매우 꺼려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자주 있다. 전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한가지 덧붙이면서, "멕시칸음식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 폴크 싱어송 라이터 "제주 '해녀'를 내 음악에 담고 싶어"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주 출신의 루스 미니킨(Ruth Minnikin. 36)는 현재 제주에서 학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폴크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 중인 가수이기도 하다. 세계 여러나라 라디오 인기 차트에 올랐으며, 다수의 음반과 비디오 작품을 발표했다.

   
루스 미니킨 공연. <헤드라인제주>
   
루스 미니킨 공연. <헤드라인제주>

이날 부른 'On a Could'와 'Glory Glory'은 그의 가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감미로운 선율은 비가 오는 날씨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했다.

그는 공연이 끝난 후 "제주는 매우 아름다운 섬으로, 내 고향 노바 스코시아주와도 닮은 점이 많다"며 "나는 내 음악에 '해녀'를 담고 싶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해녀가 잠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나에게 큰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 "외국인 네트워크는 잘 운영...제주도민과의 소통 아쉬움"

마지막 순서로 앞서 출연했던 스티븐 메르시에와 함께 무대에 선 켄트 윌리암스(Kent Williams).

이름의 첫 글자인 S와 작곡가인 켄트 윌리엄스의 첫 글자 K를 딴 'SK에너지'팀의 듀엣 공연이 장식했다. 이들은 수준급의 연주는 물론 무대 중간중간 위트있는 상황극을 선보여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선 켄트 윌리암스가 스티븐 메르시어와 공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선 켄트 윌리암스 공연. <헤드라인제주>

7년째 학원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켄트 윌리엄스는 스티븐과의 만남에 대해, "우리는 한 운명적인 날 만났다. 2011년 5월 11일에 만났다. 아직도 기억한다. 신제주 근처 바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던 스티븐을 보고 한 마디로 뿅갔다. 잘 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너무 멋있더라. 그 이후로 계속 만나면서 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가 오는 데도 무대 앞에 나와 춤추는 관객들이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 "모든 것을 설명해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음악이 아닐까.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티븐도 "음악은 말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에겐 더없이 소중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제주에 살고 있는 외국인 네트워크의 경우 잘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하며, "그러나 외국인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이 아직도 부족해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 거주 외국인 행사 기획에서부터 참가, 총화된 공연 연출

이번 행사는 거주 외국인들이 행사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참가해 제주 외국인 네트워크를 통해 준비, 총화된 공연을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더했다.

출연팀 모두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 그동안 소모임 형태로 만나 음악을 즐겨오다 이번에 거주 외국인 화합축제 차원에서 총화된 뮤직페스티벌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제주에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나, 대부분 중단기 체류라는 점과 문화적 이해 차이 등으로 제주공동체에서 소통이 부족했던 측면이 적지 않아 이번 행사에서는 제주도민과 거주외국인이 함께 준비한 무대로 꾸며졌다.

특히 '제주도민과 거주외국인간의 소통'에 초점을 두고, 외국인 공연팀과 함께 제주 공연팀으로는 지난해 학생문화 동아리경연대회 대상을 받은 그로잉밴드(서귀포산업과학고)와 교육청 주관 학생문화축제 그룹사운드 경연에서 초등부 3위에 입상한 뱅밴드(평대초교)가 출연해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제주에서 활동하고 잇는 밴드 비니모터는 헤비메탈의 진수를 선보였으며, 락밴드 폴리그래프, 비보이팀 팻 소울즈 등도 수준급의 공연을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를 통해 세계인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정주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 거주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축제위원장인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014 세계人제주 외국인 썸머 페스티벌'. <헤드라인제주>

행사 기획팀은 "올해 세번째로 마련된 섬머페스티벌은 제주에 함께 생활하는 거주 외국인들이 제주인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문화예술축제"라고 전제, "첫 행사와 두 번째에서는 첫 만남의 포문을 열었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마음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는 소통의 시간이 됐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세계인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정주할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 거주환경이 잘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전했다. <헤드라인제주>

<인터뷰=홍창빈.오미란.신동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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