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청년들의 물음...왜 이슈화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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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지 못한 청년들의 물음...왜 이슈화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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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 타자화된 삶과 미래, 청년의 주체성 형성과정
소비되고만 '안부'들...다시 파편화된 물음...그들은 왜?

사회에 ‘안녕’을 묻다

지난해, 고려대생이 교내게시판에 붙인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전국의 학생들이 그의 물음에 답했고 SNS를 통해 각개각층의 사람들이 ‘안녕하지 못하다’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대자보의 게시를 두고 각 지역의 학교에서는 이를 막거나, 떼어내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려대 박물관 관계자는 처음으로 붙은 학생의 대자보를 박물관 기록자료실에 보존하기로 했다. ‘안녕하냐’는 그 짧은 물음은 무엇을 담고 있었기에 이토록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것일까?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모음>

소비되고만 안부들

‘안녕하냐’고 묻는 대자보에 대한 수많은 대답들은 우리 사회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방증이었다. 그러나 안녕을 묻는 그 뜨겁던 분위기는 다시금 가라앉았다. 사람들은 ‘힐링’을 소비하듯이 ‘안부’를 소비했다. 사회에 대한 비판과 응어리가 공유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분열된 것이다. 청년들의 목소리는 왜 다시 예전과 같이 줄어든 것일까.

세대담론에 대한 논의는 <88만원 세대>(우석훈 박권일, <88만원 세대> 레디앙, 2007)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물음과 고뇌는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20대 죽음의 트라이앵글>(2009), <고 어라운드>(2009), <요새 젊은 것들>(2010), <위풍당당 개청춘>(2010), <20대 전반전>(2010),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2010), <레알 청춘> (2011), <우리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2010~2013), <2030 크로스>(2013) 로 이어지는 저서들은 ‘20대 포기론’이라는 기존의 세대론을 비판한다. 부당하게 비난당하고 있는 청년세대에게 제자리를 찾아주려는 의도에서 출간된 것들이다.

그러나 청년세대의 자리를 회복하고자하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끊임없이 억압받으며 불안해하고 있다. 당장 우리들 주변만 보아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너무나 많다. ‘생존’이라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되기 어렵다는 불안이 청년들을 엄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스로의 삶을 꾸리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주체적인 삶을 논의하고 공유하기는 힘들다.

타자화된 삶과 미래 : 파편화된 그들의 물음

‘사회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들고 저항하라는 우석훈과 달리 우리는 이념에 근거하여 광장에서 싸우는 법을 모른다. 이념보다는 생존이 중요하고, 그 생존은 언제 스스로를 위협할지 모르는 자기자신에 대한 불안에 언제나 사로잡혀있다. 스스로에 대해 감시하고 스스로 처벌을 내린다. 소속이 없고 부족한 이유에 대해 구조를 탓하기에는 스스로에 대한 방어막이 더 강하며 자기가 갖은 부족한 부분이 더 많이 보인다. 방안을 뒹굴더라도 진짜로 믿는 것에는 행동한다. 물론 개인적 실천은 사소하고 그로 인한 변화는 더디다. 그렇지만 나는 그게 더 섬세하고 감수성 있으며 진실한 정치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유재인, 2010, 『위풍당당 개청춘』. 이순)

『위풍당당 개청춘』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주지만, 순응하며 살아가게 되는 20대를 보여준다. 결국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에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누구와 자신이 싸워야 하는지를 묻기도 한다. 유재인의 글은 청년들이 고뇌하는 부분에 대한 복잡화된 물음을 제시한다.

   
<그림: 주체성 형성의 과정>
   
<표: 주체성 형성의 과정>

주체성의 형성과정

필자는 앞서의 상황을 통해 청년들이 주체성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있다고 보았다. 현재의 세대담론 속에서 청년들은 소비적인 주체, 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주체, 삼포세대 등과 같은 다양한 담론의 주체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다양한 상황에 놓여진 개인들의 모습으로 파편화되어있다. 그리고 그러한 파편화속에서 시대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자유주의는 개인에게 자유를 주면서도 그들에 대한 자유 속에 언제나 개입한다. 그리고 그들의 자유는 스스로가 자유로워진다고 여기지만, 자유롭지 않은 억압의 수단에 불가하다. 자기계발의 담론은 청년들을 노동시장으로 고용되기 이전부터 관리하게 한다. 고등기관의 진학비율이 90%이상의 고학력사회에 진입한 한국이지만, 관리와 투자는 끊임없다.

청년들은 사회에 진출해 대기업, 중소기업, 정규직, 비정규직, 일용직, 잉여인간 등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살아가게 된다. 이런 사회적 맥락 속에서 청년들은 스스로를 관리하거나 포기하거나 혹은 문제제기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양상은 하나의 뚜렷한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 모습들은 혼재되고 억압되어 있는 상태지만 유리한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한 주체형성의 과정 속에서 주체를 형성하는 데 가장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회와 가정이다.

청년의 주체성에 대한 연구, 그리고 제주사회

이 연구는 오늘날 청년들이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힘든 구조적 틀에 놓여있다는 문제의식들을 종합해 주체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한다. 칼폴라니, 칼맑스, 푸코의 이론을 통해 사회, 경제, 개인들의 삶을 파고드는 주체성의 형성과정의 이론적 틀을 마련하고, 제주청년의 문헌들도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제주의 미래와 삶에 대해서도 바라보고자 한다. <김민선 /제주대 사회학과 석사수료>

*이 글은 사단법인 제주대안연구공동체와 공동으로 마련한 연재칼럼으로, 제주대안연구공동체 홈페이지(http://www.jejuin.org/)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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