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주 '돌출발언' 해명..."선거거래 발언은 제가 지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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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주 '돌출발언' 해명..."선거거래 발언은 제가 지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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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짜리 시장 비아냥에 화가 나 과도한 발언"
"도지사와 시장직 거래 사실 없어...돌발발언 사죄"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근민 제주지사가 당선되어야 자신이 연임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이 '돌출발언' 사흘만인 3일 공식 해명에 나섰다.

한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귀포시청 기자실을 찾아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린 고교 동문회 행사에서 행한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기자회견을 갖다 목이 메인듯 잠시 고개를 떨군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헤드라인제주>

한 전 시장은 "저의 우발적인 불찰로 인해 도민사회와 공직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오직 반성으로 자중하고 그 어떤 변명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피력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년 선거에 당선돼야 자신도 연임한다는 취지의 '우 지사와 내면적 거래를 하고 왔다'는 발언과 관련해, "내년 선거와 시장직을 두고 우근민 지사님과 어떠한 거래도, 의견을 나눈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저는 결코 모 언론의 보도처럼 우 지사의 선거운동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발언 내용 중 구체적으로 '선거'라는 부분이 표현이 안된 점을 강조했다.

'선거거래'라는 돌출발언이 나오게 된 이유와 관련해서는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행사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객석에서 '10개월짜리 시장'이 뭘할 수 있겠느냐는 수근거림이 제 시야에 들어왔고, 순간 제가 시장으로 부임한 후 일부에서 힘없는 10개월짜리 시장이라고 비아냥 대는 일부 시민들의 모습도 제 머리를 스쳐 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14일 취임하면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임기가 10개월 여에 불과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한 전 시장은 "이에 저는 순간적으로 내가 힘없는 10개월짜리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축사를 마친 후 원고에 없는 내용으로 발언을 이어갔다"고 해명했다.

그는 "발언 취지는 한마디로 제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10개월짜리 힘없는 시장이 아니라 시장직을 오래할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이었다"며 "이번 문제의 발언은 이 과정에서 기인된 제가 지어낸 과도하게 표현된 발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시장은 이어 "물론 내년 6월 선거이고 저도 내년 6월말까지 임기입니다라는 표현이나 '나가 당선되면 너가 서귀포시장을 더해라. 그러면 니가 서귀포고등학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게 아니냐. 솔직히 이런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라는 발언 표현이 듣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말이 그렇듯이 목적이나 발언의 의도의 전후 사정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그 취지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이번의 저의 발언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시장은 "저의 발언 문장을 잘 살펴보면 발언의 장본인인 저의 설명을 듣고 다시 그 기사들을 보게되면 발언의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으리라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 "조그마한 자존심에 어리석은 발언...법적처벌 달게 받겠다"

그는 "저는 정치인이 아닌 평생 공직자의 길을 걸어온 행정 시장이었다"며 "정치적 발언의 수위가 어떤 것인지 훈련되지 않아서 저는 잘 모른다. 돌이켜보면 제 조그마한 자존심에 일 욕심으로 참 제가 어리석은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이번 일이 '상한 자존심'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 시장은 "이번 제 발언 파장은 기자의 자의적인 녹취록 해석을 가지고 마치 제가 우근민 지사의 선거운동을 도와달라고 유도한 것이 사실인 양 도민들이 확대 해석하거나 오인할 수 있도록 기사화된 것에 대해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 마저도 평소 저의 덕이 모자란 탓이라고 생각하고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날의 모임이 단지 동문이라는 특성 때문에 순간적으로 시장이라는 중차대한 직분마저 망각하고 오해를 살 수 있는 경솔한 발언으로 크나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하여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또한 그러한 저의 행동에 위법사실이 있다면 저는 용서를 빌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법적처벌도 달게받겠다"고 말했다.

한 전 시장은 "주변의 비아냥에도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른스럽지 못하여 힘없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임명권자인 우근민 지사님의 명예를 들먹이며 제가 생각하던 가상의 돌발적인 발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다시한번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16만 서귀포시민을 포함한 60만 도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도지사의 신뢰와 명예를 실추시킨데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로서 백번 무릎을 끓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헤드라인제주>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헤드라인제주>

◇ 결국 '상한 자존심' 때문에 빚어진 일?

한 전 시장은 말미에 "오늘의 저의 불찰로 인해 우 지사께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어 가는데 악영향을 미치게 되어 진정으로 송구스럽다. 저는 철부지였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지난 돌출발언에서 서귀포시청 특정고교 출신들의 승진적체 문제를 거론하면서 출신고별 현황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내부 인사자료 유출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직원들과의 내부적 소통을 위해 서귀포고 뿐만 아니라 다른 고등학교 출신들도 만나서 대화를 할 예정이었는데 그때마다 몇명인가 묻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우근민 지사와는 지난 30일 직위해제 발표 이후 전화통화를 했으며, 우 지사는 '공인으로서 네가 벌인 일이니 잘 알아서 처리하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결국 한 시장의 이날 해명의 요지는 결국 '지어낸 얘기', '상한 자존심 때문에 빚어진 과도한 표현'으로 제시됐으나 지방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시장직 내면거래'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한동주 전 시장에 대해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도 한 전 시장과 우근민 지사에 대한 '내면적 거래'에 대한 본격적 수사에 착수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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