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열린 얘기 전할 '오픈 마이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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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열린 얘기 전할 '오픈 마이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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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세계인제주 외국인섬머 페스티벌' 성과와 과제
도민과의 '소통'의 시작...제주공동체 속 '오픈 마이크' 확대해야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제주 거주 외국인들의 문화예술축제 한마당인 '2013 세계인제주 외국인 섬머 페스티벌(The 2013 Expats in Jeju Summer Festival)'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동안 거주 외국인들과 함께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입장에서 나름대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져봅니다.

사실 국제자유도시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대학 공부를 위해 온 유학생만 수백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명색이 국제자유도시인 제주에서 이들 거주 외국인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저조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무엇보다 '체류자'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제주 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해 나가는 이웃이라는 인식보다는, 취업이나 비즈니스, 교육 등의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제주에 머무는 사람들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거주 외국인 자신들도 실제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한 외국인의 말입니다.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 노루들과 새들만이 제 음악을 들었어요. 지난 4년간 제주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제주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힘들었던 점이 있었죠."

그는 직접적으로 자신이 교육기관에서 일을 하면서도 제주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힘들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어필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해도 들려줄 이가 없어 노루와 새들에게 들려줬다는 표현은 가슴 아프게 전해옵니다.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제장도시 제주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해보는 헤드라인제주의 연중기획 '세계人제주' 연재를 통해 만난 외국인들도 대부분 비슷한 취지의 얘기였습니다.

영어권(유학생들은 중국)이 주류를 이루는 그들은 자신의 거주하는 곳, 직장 등에서 제주도민들과 네트워크를 일부 형성해 나가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들만의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목적으로 왔든, 제주를 생활전선으로 삼은 이유는 '제주에 대한 사랑'이 지대했기 때문이란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가 너무 아름답다", "제주가 너무 좋다"는 말을 수없이 합니다.

하지만 제주 공동체에서 그들의 존재와 역할은 대부분 잊고 지내왔던게 사실입니다. 거주 외국인 역시 제주도민들에게 다가서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습니다.

여가생활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문화예술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르도 다양합니다. 비록 아마추어 수준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제주도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합니다.

그들의 네트워크 속에서 몇해전부터 소규모 공연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거주 외국인 네트워크 속에서는 잘 알려진 행사입니다. 그러나 이를 총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이나 행사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뒤늦게 외국인 지원조례가 제정되어 불편요소 등을 해결해 나가는 환경적 측면은 되고 있으나, '마음의 소통' 공간의 장은 더없이 필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세계인 제주' 연재과정에서 느꼈던 점, 이러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해 기획해낸 것이 바로 이번 외국인 섬머페스티벌 행사입니다. 

시혜성 차원이 아닙니다. 제주공동체 영역 속에서 함께 소통하기 위함입니다.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제주도민과 함께 하는 가운데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고, 제주 공동체 속에서 '제주인'이라는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문화적 이해의 차이 등으로 소통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으나, 이 행사를 계기로 해 '제주 사랑'이라는 큰 틀에서 한 마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물론 이 행사 한번으로 '소통'의 문제가 확 해결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시작'과 '계기점'이라는데 의미를 둡니다.

지난해 첫 행사에서는 첫 만남의 포문을 열었다면, 올해 행사에서는 마음으로 한발 더 다가서는 소통의 계기를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행사는 기획되었습니다.

제1회 행사에서는 외국인 무대가 전면에 배치되었다면, 올해 제2회 행사에서는 제주 공연팀과 외국인 공연팀이 함께 참여해 총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 특징입니다.

행사가 끝난 후 참가 외국인들로부터 개별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만족도는 '최상위'였습니다.

"우리에게 음악은 단순한 흥미거리나 시간을 보내는 수단이 아니라 '소통을 부여하는 힘'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우리의 존재와 역할을 제주도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 외국인들에게 문화예술을 총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줘 감사드린다."
"이번 축제가 제주에 있는 외국인과 제주인들의 소통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참가하고 싶다."

제주에서 도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선보였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기쁨과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물론 함께 참여했던 도민들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전문적 문화예술 공연이나 유명 가수와 같은 공연을 기대했던 분들은 '예술성의 질'을 갖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소통의 공간'이고, 문화적 공유를 위한 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외국인들이 직접 준비하고 기획하면서 제주도민들의 정서와 다소 차이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
'나'의 입장에가 아니라, 3인칭인 '그들'의 입장에서 그 문화를 바라볼 때, 소통의 속도는 보다 빨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행사,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성원과 격려 덕분에 큰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캠페인이 필요한지, 또 내년에는 어떤 발전된 내용의 총화가 필요한지, 이번 행사를 통해 대략적인 윤곽도 잡혔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오픈 마이크'를 확대해주는 것입니다. 이 '오픈 마이크'를 통해 제주 공동체 속에서 그들의 열린 얘기가 자유스럽게 전해지며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원성심 외국인섬머페스티벌 총기획> 

<원성심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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