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농사꾼 '집 짓기'에 흠뻑, 어떤 집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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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농사꾼 '집 짓기'에 흠뻑, 어떤 집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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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 이번엔 '스트로베일 하우스'
"자연속 느낌 그대로, '제주형 생태주택' 짓습니다"

효소를 이용한 건강체험장을 운영하는 예비사회적 기업 영농조합법인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대표 김맹호, 원장 김양희)가 이번에는 '제주형 친환경 생태주택' 짓기에 나섰다.
 
제주시 아라동의 텃밭에서 한참 작업이 진행 중인 볏짚단과 흙을 이용한 스트로베일 하우스(Strawbale house)가 첫 작품이다.
 
현재 막바지 작업 중에 있는 이 주택은 일종의 '샘플' 성격이다. 그러나 조립식 모델하우스로 생각하면 오산.
 
규모는 12평 정도이나, 철저하게 스트로베일 하우스의 양식에 맞게 건축되고 있다. 이제 벽체작업과 지붕작업은 끝나고, 내부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윤곽 드러낸 스트로베일 하우스. <헤드라인제주>
윤곽 드러낸 스트로베일 하우스. <헤드라인제주>

이곳 텃밭은 김맹호 대표(49. 제주시)가 처음 찜질용 효소를 개발한 곳이자, 다양한 효소차의 원액으로 쓰이는 야생초들을 얻는 곳이기도 하다.
 
친환경 감귤도 재배됐으나, 지금은 모두 텃밭으로 바꾸어 놓았다. 스트로베일하우스가 완성되면 주변 텃밭을 손질해 효소체험장과 연계한 또하나의 새로운 생태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도전은 효소이야기 매니저인 김양희 원장(51. 서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제주 밥상'과 발효식품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에 처음 '스트로베일 하우스'에 대해 알려질 10년전 쯤부터, 관심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이의 정보교류를 가져왔다.
 
김양희 원장은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하는 정보화시대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근본으로 돌아가기, 자연으로 돌아가기는 더 없이 중요한데,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아주 훌륭한 친환경 생태주택"이라고 말했다.
 
제주에 첫 샘플 성격의 제대로 된 스트로베일 하우스를 짓고, 앞으로 이의 보급사업을 해보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효소개발과 더불어 건축에 재능이 있는 김맹호 대표가 이 제안에 동의를 하면서, 3월초 효소이야기 차원의 본격적인 공사는 시작됐다.
 
김맹호 대표가 현장 총괄감독을 맡고, 그리고 완벽한 기술재연을 위해 부산에서 스트로베일하우스 등 생태주택을 전문적으로 짓는 '행복한 집짓기'의 박성수 대표(52. 부산시)를 비롯한 시공팀이 직접 제주에 내려와 공사에 참여했다.
 
일사불란한 작업이 이뤄졌다.
 
29일 집짓기 현장에서 만난 교사 출신인 박 대표는 "6년전 쯤처음에 스토르베일하우스가 무엇인지 책도 보고 배우고 하면서 여러가지 생태주택을 지어봤는데, 그 중 제일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것이 바로 스트로베일하우스였다"면서 이 주택 보급사업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볏짚단의 블록을 쌓아서 벽을 만든 후, 양쪽 벽면에 흙을 발라 마감하는 방식으로 지어진 건축양식이다. 볏짚과 흙으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견고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가는 오히려 면박 당하기 일쑤.
 
박 대표는 "오히려 스트로베일 하우스가 내진설계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화재에도 강한 면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일반적인 목조주택의 경우 벽체의 두께가 약 20cm 정도이나, 스트로우베일의 경우 50cm 정도로 두터운 편이다.
 
벽체 축조는 베일(볏짚)이 40cm 정도, 그리고 안쪽과 바깥쪽 각 5cm씩 흙반죽으로 마감된다.
 
흙반죽 마감은 3공정으로 진행된다.
 
이곳 텃밭에서는 처음에는 황토만을 발라 볏짚과 흙이 잘 접착되도록 하는 초벌과정, 그리고 황토와 볏짚, 석회, 모래 등을 혼합해 만든 흙반죽으로 일정한 흙벽을 만드는 중벌과정, 그리고 마감작업의 상벌작업이 이뤄진다.
 
흙반죽 재료는 집짓기를 하는 시공팀마다 조금씩 다르다. 

스트로베일하우스의 흙반죽 작업.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 효소이야기의 '스트로베일 하우스' 작업 현장.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 효소이야기의 '스트로베일 하우스' 작업 현장.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 효소이야기의 '스트로베일 하우스' 작업 현장.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 효소이야기의 '스트로베일 하우스' 작업 현장. <헤드라인제주>
게으른 농사꾼의 효소이야기의 김맹호 대표. <헤드라인제주>
'행복한 집짓기'의 박성수 대표. <헤드라인제주>

 벽체면의 블록만들기에 쓰이는 베일에 있어서도, 외국에서는 보통 건초를 사용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볏짚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박 대표는 "물론 둘다 장점이 있지만, 볏짚은 구멍이 있어서 통기성이 확보되는데 건초는 덜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로베일 하우스를 직접 보지 못한 분들은 혹 일반주택과 비교해 불편한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천만에 그렇지 않다"며 이 주택의 강점을 수없이 열거했다.
 
"견고성과 내구성이 좋다는 것은 말씀드렸지만, 여름에는 시원해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고, 비가 많이 올 때에는 벽체에서 습기를 흡수해 별도의 제습기가 필요치 않아요. 반대로 건조할 때에는 가습기 역할을 하면서 습도조절이 이뤄집니다. 언제나 쾌적함 속에서 지낼 수 있죠."
 
박 대표의 설명과 비슷하게, 김맹호 대표의 얘기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스트로베일 하우스 건축은 '자연친화적인 생태주택'이란 점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면서 "볏짚과 흙으로 만들어졌고, 또 내부를 편백나무 등으로 마감하면서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 개선도 좋고, 집에서 나오는 좋은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생태숲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흙집에서 생활하고, 흙색깔이 사람들을 차분하게 하면서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매우 좋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맹호 대표와 김양희 원장은 이 첫 '작품'이 완성단계에 있음에 따라, 다음 단계의 구상에 들어갔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제주형 친환경 생태주택' 짓기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제주형'이란 수식어가 붙은 것은 집짓기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제주의 것으로 하겠다는 생각이 감안된 것이다.
 
김맹호 대표는 "제주에서는 구하기 힘든 볏짚 대신 통기성이 있는 보릿짚으로 바꿔, 제주의 농업생산자와 함께 공동체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이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사회적 기업 형태로 해 집짓기 팀을 구성할 계획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새로운 친환경 생태공간으로서 선보인 이 텃밭의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4월 중순쯤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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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ㅇㅏ요 2013-04-03 17:50:19 | 211.***.***.14
이동식으로 만들어도될듯하네요ᆢ

좋은 글 2013-03-30 15:38:21 | 39.***.***.6
글 잘 읽었습니다. 주말에도 쉬지않고 발로 뛰는 헤드라인제주에 별점 팍팍 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