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샘 많은 이들과의 멋진 동행..."좋은 추억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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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샘 많은 이들과의 멋진 동행..."좋은 추억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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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제주-존샘봉사회, 장애인과 함께하는 '스토리기행'
엄두 못내던 바깥 나들이 '추억'..."이젠 스스럼 없는 사이에요"

차디 차던 겨울 날씨는 하룻새에 완연한 봄 날씨가 됐다. 조금 늦더라도 열 사람의 한 걸음씩, 함께 걷기 위해 모인 동행 가족들은 사소한 날씨 이야기로도 웃음꽃을 피웠다.

"어머 날씨 좀 봐요! 하늘도 우리를 도와주는 것 같네요. 오늘 하루 천천히 이야기하며 즐겁게 걸어봐요."

9일 오전 9시 제주시 종합경기장 앞 광장. 당초 약속했던 시간이 채 다다르기도 전에 광장 한켠을 가득 메운 동행 가족은 한데 어우러져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의 출발직전 미팅.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의 출발직전 미팅.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의 부인 박승련씨도 장애인 동행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행사장에 발걸음을 했다. <헤드라인제주>
장애인 동행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러 격려를 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의 부인 박승련씨. <헤드라인제주>
강은숙 제주도청 존샘봉사회장.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에 매번 버스를 지원해주고 있는 비너스관광의 강정필씨. <헤드라인제주>
손복남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팀장이 행사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의 출발직전 단체사진. <헤드라인제주>

인터넷신문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청 존샘봉사회(회장 강은숙)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부형종)가 공동주관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스토리 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날 기행은 비장애인들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이동권의 제약을 받는 장애인들의 눈높이에서는 어떠한 불편요소가 있는지를 찾아보고, 그 개선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철수 헤드라인제주 대표이사는 "차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바람으로 시작된 동행이 수년째 이어져오고 있다"며 "오늘 함께하신 장애인과 비장애인 여러분들이 함께 걷고 체험하면서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행팀에는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가족이 함께 자리했다.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제주도청 존샘봉사회' 회원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동행팀과 존샘봉사회와의 인연이 맺어진지는 어느덧 3년째를 맞이했다. 해마다 봄이 되면 형광색 조끼를 입은 존샘봉사회 회원들은 동행팀의 든든한 파트너가 됐다.

강은숙 존샘봉사회 회장은 "너무 반가운 얼굴들이 많아 출발하기도 전에 오늘 동행이 기대된다"며 "함께 이야기하고 걸으면서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한걸음 더 개선되는 오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을 대표해 손복남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행사를 통해 장애인들과 소통하는 헤드라인제주와 존샘봉사회에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하루 소중한 시간을 갖기를 기대하겠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매해 봄과 가을, 행사 때마다 관광버스 2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비너스고속관광의 강정필씨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날 동행팀의 수송은 강정필씨와 함께 강성협씨가 맡았다.

출발에 앞서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부인인 박승련씨도 동행팀의 발걸음을 응원했다.

그는 "가족들끼리 놀러 가는데 몇 회째인지 세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사회자의 말이 참 공감이 됐다"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비장애인과 장애인들, 버스를 지원해주시는 분 등이 요소요소에서 엮여 이렇게 멋진 행사를 만들어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이제 누구 혼자 '나를 따르라' 하면서 무슨 일이든 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여기 계신 모두가 '나 하나라도' 라는 마음이 모여야 제주가 발전하고 세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 버스에도 웃음꽃 '활짝'...4D영상 색다른 체험 선사

이날 코스는 오전중 제주 동부권에 위치한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와 셰프라인월드를 관람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마상쇼를 선보이는 포니밸리를 관람하는 일정으로 꾸려졌다.

동행팀은 이동 중간중간에도 짝을 지어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특히 버스 핸들을 잡으면서 손수 창밖의 풍경을 안내한 강정필씨의 '입담'은 버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동행 행사 때마다 참가하면서 인연을 맺어온 '힘 넘치는' 공직자들은 하차가 어려운 이들을 번쩍번쩍 안아서 버스 승하차를 도왔다. 제주도청 공직자 중 강문용씨는 이날 하루 고영희씨, 송은미씨는 이호선씨와 아름다운 동행을 했다.

함께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 김도윤씨와 고윤옥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을 서로 알고 있다는 사실에 큰 웃음을 터뜨리며 '제주도 정말 좁다'는 진리를 또 한번 유추해냈다.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며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들어선 이들은 사진 전시관 등을 둘러보며 제주의 아름다움을 재차 만끽했다. 제주지역에서 구전돼 온 농사와 사랑의 여신 '자청비' 신화를 토대로 한 4D영상은 색다른 체험을 선사했다.

세계자연유산센터 내부의 이동경로는 비교적 완만했으며,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 다만, 센터의 규모에 비해 비치된 휠체어는 2대밖에 없다는 점, 층간을 이동하는 엘리베이터가 경로상에 1대 밖에 없어 시간을 지체시켰다는 점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 셰프라인 월드 주부들 인기..."밥 먹고 다시 오자"

다음 행선지는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셰프라인 월드'였다.

셰프라인월드를 방문하자 가장 먼저 이 공원의 총괄운영을 맞고 있는 오영례 본부장이 동행팀을 맞이했다.

오 본부장은 "셰프라인 기업의 회장님도 장애를 갖고 있어, 대부분의 코스가 모두 완만하게 구성됐다"며 "지금은 새싹이 움트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라 공원의 푸르름이 덜하지만 봄내음이 퍼질때 다시 한번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셰프라인 월드의 동선은 완만했고, 화장실 시설도 잘 갖춰놓고 있었다. 다만, 공원 내에 구비된 휠체어가 2대뿐이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공원 내부로 들어서자 주인공은 함께 동행하던 어린이들의 몫이 됐다. 동물체험농장의 자이언트토끼와 조랑말, 공작새 등은 어린이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예정된 시간이 지났음에도 한참 발을 떼지 못하던 어린이들은 "밥 먹고 다시 오자"는 공수표에 속아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셰프라인 월드에 진열된 주방기기들도 주부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맛있는 점심식사. <헤드라인제주>

# "엄두 못내던 바깥 나들이...좋은 추억 감사합니다"

낮 12시 서귀포시 성읍민속마을의 한 식당에서 존샘봉사회가 준비한 돼지불고기가 밥상에 올랐다. 넉넉한 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마상공연을 펼치는 포니밸리로 향했다.

공연에 앞서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서로간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수 차례의 동행을 통해 익숙한 얼굴들도 환영을 받았지만, 이번에 처음 참가한 이들의 인사에는 더 큰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2009년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한 휠체어장애인 양영순씨(여. 56)도 동행에 함께 했다.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그는 40년 넘게 중앙지하상가에서 미싱일을 하며, 오히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 귀감을 사고 있다.

이번 동행에 함께하면서 그는 "오랜만에 바깥나들이를 하니 너무 기쁘고, 좋은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하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핸드사이클 세계랭키 7위인 김정임씨(여)는 "장애인이라고, 몸이 불편하다고 활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주 밖으로 나가 활동하려 해야 한다"면서 함께 한 장애인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했다.

지체장애인 이행균씨(여. 67)는 천안 출신으로, 지난해 제주에 내려와 올해 처음 동행에 함께 했다.

28세 때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게 된 그는 "작년에 딸이 제주대 의대에 발령받으면서 제주에 내려왔는데, 와서 보니 제주가 너무 좋아서 살던 집 처분하고 제주에 정착해 살고 있다"며 "탐라장애인복지관의 프로그램들이 너무 좋고, 오늘 동행 프로그램도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로의 속내를 내비친 짧은 인사를 통해 80명의 동행팀은 부쩍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제주도청 공직자 오재호씨가 '한 턱' 낸 아이스크림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약 50여분간에 펼쳐진 마상쇼. 말 위에서 펼쳐지는 묘기는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했다. 공연 말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말춤을 춘 퍼포먼스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의 수송을 맡은 강정필씨와 강성협씨. <헤드라인제주>
송은미씨(제주도청)와 이호선씨(뇌병변장애). <헤드라인제주>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자였던 양영순씨.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스토리기행 '열 사람의 한 걸음' . <헤드라인제주>

# "스스럼 없는 사이...참석때마다 위로 받아요"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꼭 하고 싶었던 얘기'가 있었던 듯, 휠체어 장애인인 고영희씨(여)와 제주도청 건설도로과에서 근무하는 진기옥씨가 각각 한마디씩 했다.

고영희씨는 "몇년전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은 후 정말 힘들었다.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며 "장애를 입고보니 장애인의 제약요소도 얼마나 많은 지 알았다. 오늘과 같은 좋은 동행 프로그램이 지속되어 장애인 불편요소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존샘봉사회원으로서 처음 자원봉사에 나섰던 진기옥씨는 "이번에 제가 맡은 업무가 도로건설 관리인데 지금 지나는 번영로 사업도 제 담당"이라며 "이곳을 지나면서 도로환경이 혹 불편을 주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다"고 말한 후, "앞으로 공직업무를 하면서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행정을 접목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은숙 회장은 "처음 동행을 시작할때는 연을 맺는 장애인들에게 중간중간 연락도 드리고 하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하게 되더라"며 "내가 대하는 것보다 장애인분들이 나를 더욱 스스럼 없이 대해줘서 참석할 때마다 위로를 받고 간다"고 말했다.

서로간의 끈끈한 인연으로 인해 아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선천씨는 지난해 동행때 자매처럼 붙어다녔던 존샘봉사회원 김명자씨와의 재회를 바랐지만 이날 그들의 재회는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봉사회원이었던 김명자씨는 올해 공직에서 퇴임했으나, 동행 행사에는 꼭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누누히 밝혀왔다. 그런데 최근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 수술을 하는 바람에 결국 동행에 함께하지 못한 것.

김선천씨는 직접 물을 들인 손수건을 선물로 주려했는데, 직접 건네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다음 동행을 기약하겠다고 전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버스는 출발지였던 종합경기장 광장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존샘봉사회가 준비한 빵을 한아름씩 안고 가며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언니! 제 연락처 저장했죠? 중간에도 꼭 연락해요!"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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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2013-03-13 18:42:10 | 118.***.***.126
따스한 햇살만큼이나 행복하고 즐거웠던 동행길 이었어요.. 다시한번 동했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동행 2013-03-11 23:55:46 | 61.***.***.107
행복했어요...뜨끈뜨끈한 지슬 참 맛있었구요. 가을에 또 봐요

열사람의 한걸음 2013-03-11 15:48:54 | 39.***.***.64
열사람의 한걸음 타이틀이 참 맘에 듭니다 혼자만 앞서가디않고 같이 가자는 것 같은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실천하려는 해드라인제주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존샘많은 사람들 2013-03-11 10:21:09 | 112.***.***.141
존샘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발걸으 화창하고 포근한 날씨만큼이나 따뜻했습니다 다음 발걸음도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