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땅의 카스트 제도..."장애인 이전에 인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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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땅의 카스트 제도..."장애인 이전에 인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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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36> 통합사회를 위한 기본

고광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장. <헤드라인제주>
Out of sight, Out of mind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뜻이다. 달리 얘기하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보지 않고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다.

장애인도 똑같다. 대다수의 도민들은 길에서, 학교에서, 영화관에서, 술집에서 장애인을 많이 접하지 못하다보니 내가 사는 지역에는 장애인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듯 하기도 하고 어쩌다 길을 가다 장애인을 보아도 낯설고 나와 다른 사람으로 여겨 신기함의 표현으로 두 번, 세 번 곁눈질하며 지나가기도 한다.

또는 장애인과 함께있는 일상의 공간을 어색하고 불편해한다. 장애인에 대한 이런 특별한 마음가짐은 마치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제4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제5의 계급인 불가촉천민을 대하는 듯 하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장애인이라는 호칭, 청년도 노인도 아닌 그냥 장애인이라는 이름, 노동자도 경제적 소비자도 아닌 장애인. 이 장애인이라는 틀에 모든 것을 함축시켜 불가촉천민과 같은 계급화를 시키고 이 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경험하고 어울려야 할 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심지어 장애인을 삶의 주체가 아닌 보살핌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무지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해 굳이 알 필요가 없고 경험이 없기에 나와는 다른 제5의 계급으로 분류하여 나의 삶에서 저만치 떨어뜨려놓고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게 그 사람이 삶을 대하는 태도라고 해도 최소한 서로간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본다. 바로 상대방을 존재로, 사람으로, 인격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의 특별한 마음가짐의 표현으로 보여지는 곁눈질과 한 공간에 존재하는 장애인과의 어색함이 알게 모르게 상대방에게 전달될 때, 그는 상대를 한 사람에서 장애인으로,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대다수의 장애인 인권단체들이 얘기하는 하나된 주장은 보편적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와 외적모양이 다르기에 구분되어 특별한 대우나 전용(專用)이 생기는 것이 아닌 나와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그 삶의 방식를 인정해야하는 것이다. 장애·비장애의 구분없이 지역사회에서 통합되는 날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자기주도적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헤드라인제주>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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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름 2013-02-25 11:53:03 | 175.***.***.69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닌 또한 무엇인가를 해주기위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 남과 같은 우리라는 형태로 똑같이 평등하게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