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포크'하면, 뭐가 달라도 달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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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포크'하면, 뭐가 달라도 달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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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백록육가공공장 문승택 대표의 남다른 '사회적 기업' 포부
"물론 '대박' 꿈꾸죠. 그러나 '사회적 가치'가 우선이죠"

"비교하지 마십시오. 건강한 제주돼지입니다."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 소재한 (주)백록육가공공장의 문승택 대표이사(44)가 '백록담 포크'의 차별성을 묻는 거래처의 질문이 있을 때마다 자신있게 던지는 말이다.

제주도내에 많은 육가공업체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의 '일하는 시스템'은 첫 방문객이 보더라도 사뭇 달라 보인다.

"사람을 아끼고 지키는 마음"이라는 회사 슬로건 처럼, 홍보 문구 하나하나가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주)백록육가공공장 작업장 전경. <헤드라인제주>
(주)백록육가공공장의 문승택 대표이사. <헤드라인제주>
작업장에서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문승택 대표이사.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3월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이곳에서 현재 일하는 직원은 20여명.

이들 중 60% 정도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다. 주 5일 근무제 속에서 주중 근무는 빡빡한 스케줄로 진행되지만, 이젠 대부분 숙련정도가 뛰어나다.

농아인 직원을 중심으로 잠깐 여유시간을 가질 때에는 모두가 노래를 통해 수화교육에 참여할 정도로 직원들이 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사회적 기업이란 '타이틀' 보다는 지정 취지에 걸맞게 공공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 문승택 대표이사의 생각이다.

그가 이 백록육가공공장(홈페이지 http://100jeju.com) 회사를 꾸린 것은 2007년 11월.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곧자 축산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양돈축협에서 육가공업무 일을 하다가 모 육가공회사에 이사로 참여하면서 경영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독립적으로 지금의 백록육가공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이 육가공공장의 제주산 돼지의 브랜드는 '백록담 포크'와 '백록담 흑돼지'.

한라산 백록담을 중심으로 오름과 맑은 공기, 푸른 숲, 청정자연환경에서 자라는 우수한 제주산 돈육을 내포한 의미다.

현재 20여명의 직원이 한달 도축돼지 3000마리 정도를 가공처리할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돼지는 육지부에 80% 정도, 제주도내 내수용은 학교급식용과 식당용 등으로 20% 정도 나가고 있다.

때문에 이곳은 연일 육지부로 반출할 물량 작업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이뤄진다.

이곳에서 보낸 육지부 물량의 경우 만족도가 크게 높아 직거래 매장이 갈 수록 늘고 있다.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클레임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유통거래가 쾌조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그 역시 한때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물론 사업초기에 부딪히는 문제들이다.

(주)백록육가공공장의 문승택 대표이사. <헤드라인제주>
"회사를 설립한 후 서울에 올라가 거래처를 확보하는데 정말 힘이 들었다"는 그는 "지금과 같이 네비게이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일이 수소문해 찾아다니며 설득하면서 한곳씩 거래처를 뚫어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거래처가 조금씩 확보되니 일이 좀 풀리는 것 같더니만, 대금을 못받는 등 낭패도 많았죠. 처음엔 말 못할 정도로 힘이 들더라구요. 그러나 오히려 그런 경험이 저에게는 약이 되었어요."

그가 육지부 유통망을 확대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믿음을 갖게 하는 설득 때문이다.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그는 제주주민자치연대 활동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 온 그는 나름대로의 확고한 경영소신을 갖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목표로 해 △건강한 사육 △건강한 생산 및 유통 △건강한 소비, 착한 소비라는 3박자의 추구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건강한 사육환경과 철저한 위생, 건강한 돼지를 엄선해 '저온유통체계'를 통해 농가에서부터 가정의 식탁까지 신서한 제품이 전달되도록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공시설의 현대화와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HCCP)의 체계도 마련했다.

문 대표이사는 "백록육가공공장은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과 철저한 품질 검증과정으로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육 입고에서부터 철저한 품질관리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건강한 먹거리를 지켜나겠다"면서 건강하고 위생적인 가공을 위해 9가지 관리기준서와 생산된 제품에 피드백 적용을 통해 검증과정의 반복을 거쳐 고품질의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사람이 들으면 제 말을 어쩌면 반신반의 하겠죠. 사업하는 사람이 첫번째가 '영리' 아니냐고. 물론 저 역시도 '대박'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더불어 사는 세상, 건강한 사회'라는 키워드를 항상 떠올리죠. 기업은 사회적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예비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창출형'으로 지정받았지만,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나눔' 실천계획을 짜고 있는 것도 그의 이러한 생각 때문이다. 

사회 이웃들과 함께 '건강한 회사'를 꾸려나가면서 함께하는 세상을 소망하는 문승택 대표이사.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새해들어 쏟아진 주문물량을 확인한 그는 '백록육가공의 마음'을 포장하기 위해 작업장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헤드라인제주>

(주)백록육가공공장의 문승택 대표이사.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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