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 내 검증결과 보고 후 예산집행'이라는 국회의 올해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부대조건에도 불구하고 해군측이 공사를 강행하면서 연일 공사현장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강정주민들이 우근민 제주지사에게 제주도 차원에서 국방부와 해군에 공사중단을 요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정마을 주민들인 7일 오후 5시 제주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우근민 지사와 면담을 갖고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강 회장을 비롯한 강정주민들은 본격적인 면담에 앞서 우 지사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며 공사중단과 함께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인 15만톤급 크루즈선박의 시뮬레이션 검증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강정주민들은 의견서를 통해 "전 세계 어떠한 항구를 보더라도 하나의 민항과 군항을 동시에 쓰는 경우가 없으며, 보안이 생명인 군항과 자유로운 출입이 보장돼야 할 민항은 물과 기름의 관계"라며 "입출항 허가절차의 최종 결제권이 관할부대장에게만 주어짐으로 인해 실질적인 민항 기능의 보장이 상실된다"고 주장했다.
또 "관제권과 통제권 모두 군이 보유하게 됨으로서 실질적인 군항 위주로 건설되고 있음에 따라 최소 무역항으로 지정된 수역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제외하는 군사시설 보호법 시행령 재개정을 주장해야 한다"며 "이같은 내용의 철저한 검증을 위해서는 70일간의 공사중단을 제주도가 국방부와 해군본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정주민들은 이달 중 예정된 15만톤급 크루즈선박의 시뮬레이션 검증과 관련해 "현재 진행하려는 총리실 주관의 3차 시뮬레이션은 누가 봐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며 "국회 부대의견대로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이 검증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 2차 시뮬레이션은 77도 항로계획시 실시된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3차원 모델을 구축해 시뮬레이션 한 것인데, 3차 시뮬레이션 또한 1, 2차 시뮬레이션 당시 항만모델을 적용해 실시한다면 이는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정주민들은 "철저한 검증 결과 자연적 제약조건에 의해 안전한 항구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더 이상의 추진은 국력낭비에 세금낭비성 사업이 될 것"이라며 "과감하게 사업을 백지화 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면담에 앞서 취재진이 우 지사에게 강정주민과의 면담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우 지사는 "아직 면담을 하지 않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