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의 '제주해군기지 방향'에 동의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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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당선인의 '제주해군기지 방향'에 동의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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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이익과 국민통합을 원하거든 다시 한 번 검토해야"
"제주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주민들과 진솔한 대화 필요"

강정마을 주민들이 만사 제쳐놓고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한 지 햇수로 7년째이고 날수로 2000일이 넘었다.

지난 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전국에 알려지긴 했지만, 대부분의 국민과 제주도민은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잘못 알고 있다.

그 이유는 그동안 도내 언론들이 제주사회의 가장 큰 현안인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제주도정의 눈치를 보면서 심층보도를 하지 않았고, 중앙언론들이 이념논쟁으로 몰고 가면서 왜곡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중앙당과 제주도당에서는 그동안 단 한 차례도 강정마을회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그들은 철저하게 강정마을을 외면했고, 지금도 외면하고 있다.

그러면서 100% 대한민국과 국민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근혜 당선자가 51%의 대한민국을 넘어 진정으로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 마을주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한다.

강정주민들이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해군기지 부지선정 과정에서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660여 세대 1200여 유권자를 가진 마을에서 전체주민의 10%도 안 되는 87명이 모여 충분한 토론 없이 제주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

대다수 마을주민이 제주해군기지 유치를 찬성하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그해 8월 마을총회에서 725명이 비밀투표를 실시한 결과 36명 찬성, 680명 반대함으로써 절대 다수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두 번째 이유는 강정해안이 해군기지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은 강정해안의 코지, 즉 곶(串)에 해군기지 건설된다면, 태풍과 해일 등으로 건설과정에서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고, 어렵게 항구가 완성되더라도 몇 년 안 되어 항구로서의 기능을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리 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다. 이는 바람이 불 때마다 바다에 설치된 오탁방지막이 훼손되고, 특히 지난해 볼라벤 태풍 때는 8800톤짜리 케이슨 7개 모두가 파괴된 것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해군지지를 반대하는 세 번째 이유는 강정마을과 해안이 환경적으로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곳은 제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제일강정)의 기반이 될 만큼 기후가 온난하고 토질이 우수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해안은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 해양부 생태계보전지역, 환경부 천연보호구역, 도립해양공원, 연산호군락지 등으로 지정되어 있고, 구럼비 주위에는 붉은발말똥게, 기수갈고둥, 제주새뱅이 등 멸종위기야생동물 서식하고 있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네 번째 이유는 예전에 없던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평화롭던 제주섬이 동북아시아의 갈등지역으로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은 이차세계대전 직후 미국과 소련의 갈등으로 제주4.3의 참극을 겪었던 걸 기억하면서,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세력다툼을 하는 경우에 제주해군기지 때문에 갈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강정이 해군기지가 아니라 생명평화마을로 되는 게 국가안보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 우려들에 대해 정부는 제주해군기지를 민군복합관광미항으로 건설하면 되고, 박근혜 당선자는 그를 통해 제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거듭날 거라고 주장한다.

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주민들은 지금 건설되는 제주해군기지가 설계상으로 보든 예산상으로 보든 법적으로 보든 관광미항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우려가 불식된 이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도 늦지 않다.

강정마을의 진실이 새누리당을 비롯한 이른바 보수진영에 너무도 왜곡된 채로 알려져 있다. 왜곡된 정보로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은 국가이익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박근혜 당선자가 정말로 국가이익을 도모하고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국회의 권유대로 70일간만이라도 해군기지공사를 중단해서, 제주에 해군기지가 꼭 필요한지,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로 적합한 지역인지, 강정마을에 건설되는 해군기지가 명실상부한 관광미항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고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한다.<헤드라인제주>

<윤용택 /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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