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개국 1년 성적표, 왜 이토록 초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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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개국 1년 성적표, 왜 이토록 초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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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종편의 현실적 아쉬움과 과제

지병오 헤드라인제주 자문위원장(전 KBS 프로듀서).
신문과 방송과 잡지와 인터넷매체까지를 종합하는 미디어그룹이 등장하면서 단순한 언론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전반과 경제력까지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권력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텔레비전은 단순한 뉴스와 오락과 교양과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매체를 넘어서 국민의 일상생활에 심대한 영향력과 생활패턴까지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즈음하여 방송콘텐츠를 세계시장에 유통시키면서 미디어산업을 국가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일자리창출과 한류열풍의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출범시킨 케이블방송의 종합편성채널 4사가 12월1일로 개국 1주년을 맞았다.

방통위는 미디어계와 언론학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그것도 2개가 아닌, 파격적으로 4개 신문사에 허가를 내주었다. MB정권의 특혜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

종편 개국1주년 성적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시청률 1%대를 넘지 못하고 있고, 광고시장으로부터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시대에서 기존의 방송과 차별화하는 전략의 부재, 편성과 콘텐츠의 부족, 그리고 과잉공급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보여진다.

젊고 유능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방송 콘텐츠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통한 국가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당초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성적표다.

현실 광고시장에 비해 채널의 과잉공급과 광고시장을 흡인할 수 있는 시청률의 저조가 불러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설립 준비기간과 제작인력의 부족이란 현실의 벽, 그리고 지상파의 다양한 편성에 익숙한 시청자들을 끌어오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재방 3방의 중복편성과, 스튜디오 제작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토크 프로그램과 보도프로그램의 편성이 전체의 70%에 이르고 있다. 제작비를 절감하려는 거친 제작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영상매체다 고도의 숙련된 기술과 카메라영상과 디지털 메카니즘이 연출자의 치밀한 작업으로 완성도가 드러나는 숙련된 작업이다.

지상파와의 차별화된 편성과 양질의 콘텐츠로도 부족한 초기전략에 재탕 삼탕으로 편성되는 무성의는 시청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2012 대선 관련 프로그램들을 보면, 마치 종편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보도전문채널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내용에 있어서도 후보들의 정책을 분석하고 분야별 전문가들과 정책책임자의 활발한 토론이 아쉽다. 후보들의 홍보는 단신뉴스면 충분하다. 국민은 대선후보들의 정책의 진실을 알고 싶다.

해외방송의 고급프로그램이라도 수입해서 문화예술프로그램의 편성을 권하고 싶다.

지상파에서도 지겨운 연예인과 유명인사의 신변잡담에 의존하는 오락성 토크쇼를 지양했으면 한다.

채널A의 '이제는 만나러갑니다'와  tv조선의 '홍혜걸의 닥터콘써트'같은 토크와 교양과 감동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채널A의 '이영돈PD의 먹거리'와 같은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내보내는 만들면 다 시청하는 세상이 아니다.

종편이 진정 도약하고자 한다면, 지상파방송에서 시도할 수 없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몇몇 예능권력에 의존하는 시청률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일부 권력자들은 지상파의 광고시장을 나누어 갖는 황금어장으로 착각했지만, 이대로 가면 희망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개국 1년만에 종편무용론, 구조조정, 통폐합이라는 소문들이 벌써부터 떠돌아 다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병오 / 전 KBS 프로듀서, 헤드라인제주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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