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거짓말'..."제주해군기지 크루즈항은 허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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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거짓말'..."제주해군기지 크루즈항은 허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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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철 의원, 15만톤급 크루즈 시뮬레이션 동영상 첫 공개
"예인선 2척이 아니라 4척이 달라붙어서야 가까스로 접안"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항만시설이 당초 정부측의 주장과는 달리 예인선 2척을 갖고서는 접안 자체가 어렵다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9일 제주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추진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민주통합당 박원철 의원은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 시뮬레이션을 하는 동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정부와 제주도는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안전한 입출항과 함께 그동안 3500마력급 예인선 2척이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시뮬레이션 시현 공방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날 박원철 의원이 공개한 지난 제2차 시뮬레이션 동영상을 보면 예인선은 2척이 아니라 4척이 사용됐음이 처음 확인됐다.

박원철 의원이 제시한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 시뮬레이션 동영상. <헤드라인제주>
박원철 의원. <헤드라인제주>
박주희 의원. <헤드라인제주>
동영상에서는 예인선 4척이 크루즈선박에 달라붙어 접안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박 의원은 "실제 적용선박이 15만 톤급이었냐는 의혹은 접어두더라도 입항시 접안이 어려워 예인선 4척이 달라붙어 가까스로 접안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예인선 사용과 관련해서는 오락가락 하면서 많은 혼란을 야기 시켜왔다"면서 "지난 2009년의 시뮬레이션 검증 결과에서는 4000마력급 1척을 적용했던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방부가 시행한 지난 2011년12월12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검증결과보고서에는 '선박 운항자의 판단에 의해 필요시 3500마력급 예선 사용'이라고 하면서, 상시 고마력 예선 2척 운용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으면서도, 실제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결국 예인선 2척이 상시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고 있고, 그러면 안전운항은 보장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상은 4척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검증을 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척의 예인선을 사용해야 할 경우 상황은 매우 복잡해진다"며 "민군복합항이 애초부터 15만톤급 크루즈선의 안전한 입.출항은 불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며 운항자의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크루즈선 접안은 미봉책일 뿐, 군항으로만 추진해온 속셈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예인선 4척을 운용해야 할 제주도 입장에서도 난감한 일일 것"이라며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부는 예인선 운영.관리에 소요되는 인력이나 예산을 지원할리 만무하고 고스란히 제주도 부담으로 씌워질 가능성이 높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박 의원은 "최근 제주도가 요구한 정부의 시뮬레이션 검증 수용은 올해 국회 예산 심의를 통과하려는 술수일 뿐"이라며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한 검증이 우선되지 않을 때 지역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 <헤드라인제주>
이날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박 의원이 공개한 동영상을 지켜본 후, "통상적으로는 4척이 따라붙지 않는다"며 이런 사실은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국무총리실 15만톤급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인사인데, 그 마저도 예인선 4척 투입내용은 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원철 의원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완전 허구로 증명된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중단 및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공영민 제주도 기획관리실장은 이번에 제주도가 총리실과 합의한 시뮬레이션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와 관련해, "여러가지 의혹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며 "예인선은 4척이면 쉽겠고, 2척이면 더 어렵겠죠. 그래서 어려운 케이스를 갖고 이번에 검증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식 제주도 민군복합항추진단장도 "앞으로 진행된 시뮬레이션은 예인선 2척을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예인선 문제는 보완될 것"이라며 "1년 이상 검증 문제를 지속해 왔고 정부가 수용했다. 문제가 있으면 보완해서 추진한다는 것의 제주도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주희 의원은 "실제 시뮬레이션에서는 국방부가 4척의 예인선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2척만 했다고 거짓말을 한 허위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제주도당국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발표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당장 공사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음에 차후에 시뮬레이션 검증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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