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자료조작 의혹 파문...총리실 해명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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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자료조작 의혹 파문...총리실 해명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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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데이터 조작 의혹 해명, '아전인수'격 해석 일관
"그건 제주도 위원 발언"..."정부위원 발언은 개인적 소견일 것"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15만톤급 크루즈 선박 입출항 시뮬레이션 데이터 자료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것을 암시하는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무총리실이 11일 이에 대해 황급히 해명했다.

그러나 총리실 해명 대부분은 지나친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의혹을 불식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더 큰 의구심만 사고 있다.

이번 파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의원(민주통합당)이 국무총리실로부터 제출받은 '15만톤 크루즈 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 회의록 내용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이 기술검증위는 국회와 정부, 제주도가 추천한 인사 6명으로 구성돼 지난 1월26일부터 4차례에 거려 회의를 갖고, 결과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공개된 회의록에서는 2월14일 열린 회의에서 한 위원이 "정부가 그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고 바로 공사를 할 수 있는 그런 데이터를 우리보고 만들어달라고 그러는데, 제가 봤을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라는 발언내용이 실려있다.

이는 정부가 비공식적인 경로로 시뮬레이션을 건너뛰려는 등의 데이터 조작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돼 파문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술검증위의 역할과 범위를 규정할때 국가정책이나 정치적인 사안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정부측 입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부분이다.

더욱이 회의록 중간중간에는 이 기술검증위 회의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을 하기 보다는 정부와 해군의 '입맛대로' 요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상당부분 눈에 띈다.

당시 총리실이 갑작스럽게 기술검증 전문가도 아닌 전준수 교수(서강대)를 위원장으로 내정시킨 점도 상당한 논란이 일었었다. 기술검증에 따른 결론이 아니라 정치적 결론을 유도하려는 의구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총리실은 회의록에서 나왔던 발언내용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

우선 데이터 조작지시 의혹을 사고 있는 한 위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이 발언은 제주도측 추천위원의 발언내용으로, 해당 위원이 정부가 요구하지 않은 것을 임의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판단다"고 밝혔다.

실제 정부에서 이러한 데이터 조작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도 해당 위원이 임의적으로 행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총리실은 "정부는 그러한 요구를 한 바 없다"며 "위원구성상 정부와 상충되는 입장에 있는 제주도가 추천한 위원을 통해 정부가 자료조작을 요구했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총리실의 이러한 해명도 설득력은 약해 보인다.

실제 해당 위원이 공식 회의석상에서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면  즉석에서 이에대해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있다가 뒤늦게서야 사실이 아니다 라는 식의 변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발언이 나올 정도로 당시 검증위원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회의록에서 드러난 발언의 요지는 유독 이것 뿐만 아니다.

1월 26일 열린 1차 회의에서는 제주 해군기지가 처음부터 해군기지로 설계됐고, 민군복합항에 맞는 설계 변경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들이 잇따랐다.

당시 회의에서 한 위원은 "함정을 위한 해군기지로 항만설계가 이미 되어 있는 상태에서 민항기능 보장차원에서 설계 변경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다른 위원은 "해군이 미리 설계를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그 다음 크루즈선을 민군복합항으로 하니까 이 크루즈선이 과연 들어갈 수 있는가 없는가를 검증했다"고 말했다.

1월 30일 열린 2차 회의에서도 같은 맥락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배의 규모를 줄여야지 그 지역에 맞지도 않는데 억지로 15만톤을 갖다가 두 척이나 넣어서 거기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라는 한 위원의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크루즈 부두를 하면 거기에 맞게 가장 먼저 해야 될 게 수역시설인데, 그 배(15만t 크루즈선)가 들어오는데도 바뀐 게 (설계) 평면 쪽은 하나도 없다"며 "안 바꾼다는 전제가 다 깔려 있다"라는 지적도 일었다.

총리실은 이들 발언 중 "제주해군기지가 애초부터 해군기지로만 설계됐고, 민항에 맞는 설계변경은 없었다", "그 배가 들어오는데도 바뀐게 (설계) 평면 쪽은 하나도 없다...왜냐하면 안 바꾼다는 전제가 다 깔려 있고..."는 부분은 제주도 추천 위원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민항에 부합하는 설계변경이 없다는 제주도 추천 위원의 주장만을 발췌한 것으로, 이에 대해 정부추천 위원은 크루즈가 입출항 할 수 있도록 설계변경이 이뤄졌음을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정부측 위원의 발언 중 "왜 화끈하게 15만톤을 불렀는지 모르겠다", "배의 규모를 줄여야지, 그 지역에 맞지도 않는데 억지로 15만톤을 갖다가 2척이나 넣어서 거기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 "정부에서 해군기지로 건설하다가 설계 검토없이 공약해 버렸다. 충분한 검토를 했으면 아마 15만톤 안 나왔을 것이다." 등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소견'이라고 변명했다.

앞선 발언들은 '제주도 추천 위원'의 발언이라며 직접적 화살에서 피해나가는 한편, 정부측 위원 발언에 대해서는 '개인적 소견'이라며 일축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정부측 위원 발언인 "여기 구성할 때부터 전제조건은 공사가 계속 진행되는 전제에 있다. 어떤 방법으로돈 설계변경이 일어나지 않는 방법에서 기술적 대안을 찾아달라. 지금 정부측에서 공사기간이 연기되는 것을 많이 우려한다.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것을 건의하기는 하는데 공사기간에 지장을 안 주는 것으로 조금 문구를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에 대해서는 '잘 논의해 보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총리실은 "정부측 위원들이 현재의 항만설계 상태에서도 15만톤 크루즈선이 입출항 하는데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에서, 공사중단이나 설계변경이 없는 방안이 가능한 지를 논의해 보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측 위원들의 발언 내용만 보더라도 애초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처음부터 세밀한 검토 속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다가 즉흥적으로 공약해 버렸고, 실제적으로는 15만톤 입출항이 될 수 없는 구조였음을 암시케 한다.

그럼에도 총리실은 "결론적으로 기술검증위원회는 민간위원들이 어떠한 제약없이 자유롭게 논의해 결론을 내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구조로 운영됐다"며 "정부도 기술검증위 운영과정에 어떠한 자료조작 요구나 개입을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장하나 의원은 "15만톤급 크루즈 선박 입출입에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기술검증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라며 데이터 조작 지시 의혹은 물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상당부분 '허구성'을 내재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도 성명을 내고, "이번에 공개된 회의록은 정부가 겉으로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고 하면서, 뒤에서는 이를 총족하는 설계변경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추진 강행을 종용했다는 정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가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과 제주도민을 속인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15만톤급 크루즈 기술검증위는 전준수 서강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해, 박진수, 김세원,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 이병걸 제주대 교수, 유병화 대영엔지니어링 전무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간사에는 임석규 총리실 제주도정책관이 참여했다. <헤드라인제주>

국무총리실 해명자료

< 보도 내용 >
■ 장하나 위원실 자료를 인용하여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 회의시 설계변경이나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도록 자료조작을 요구하고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음


□ 정부는 지난 18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제주해군기지(제주 민군복합항) 조사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제주민군복합항 15만톤 크루즈선 기술검증위원회를 국무총리실에 설치하여 지난 ‘12.1.26일부터 2.14까지 운영하였습니다.

 ㅇ 기술검증위원회는 국회 권고사항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술검증을 위해 국회 2명(여당1명, 야당1명), 정부 2명, 제주도에서 2명을 각각 추천하여 6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운영하였습니다
 
  ㅇ 기술검증위원회는 4차례(1.26, 1.30, 2.6, 2.14)회의를 개최하였고, 위원회 논의내용에 대해서는 회의과정을 투명하게 남기기 위해 회의록을 작성하였으며, 19대 국회의 요구(장하나 의원 등)에 따라 참석위원의 동의 등 관련절차를 거쳐 총리실에서 회의록을 제출하였습니다

□ 이번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위원회의 회의시 논의사항중 전후 내용을 생략하고 일부만을 발췌한 것으로 발언취지가 사실과 다릅니다

 ㅇ (보도내용) “정부가 그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고 바로 공사를 할 수 있는 그런 데이터를 우리보고 만들어달라고 그러는데...”

   → (해명) 상기 발언은 제주도측 추천위원의 발언내용으로 해당 위원이 정부가 요구하지 않은 것을 임의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판단되며 정부는 그러한 요구를 한 바 없음. 위원구성상 정부와 상충되는 입장에 있는 제주도가 추천한 위원을 통해 정부가 자료조작을 요구하였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사실이 아님

 ㅇ (보도내용) “제주해군기지가 애초부터 해군기지로만 설계됐고, 민항에 맞는 설계변경은 없었다”, “그 배가 들어오는데도 바뀐게 (설계) 평면 쪽은 하나도 없다...왜냐하면 안 바꾼다는 전제가 다 깔려 있고..”

   → (해명)  민항에 부합하는 설계변경이 없다는 제주도 추천 위원의 주장만을 발췌한 것으로 이에 대해 정부추천 위원은 크루즈가 입출항 할 수 있도록 설계변경 (경사식에서 직립식으로 계류방식 변경 등)이 이루어졌음을 설명하였으며, 실제로도 크루즈선박을 위한 설계변경이 있었으므로 제주도측 추천위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름.
 
 ㅇ (보도내용) “(이명박 대통령이) 왜 화끈하게 15만톤을 불렀는지 모르겠다”, “배의 규모를 줄여야지, 그 지역에 맞지도 않는데 억지로 15만톤을 갖다가 2척이나 넣어서 거기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 “정부에서 해군기지로 건설하다가 설계 검토없이 공약해 버렸다. 충분한 검토를 했으면 아마 15만톤 안 나왔을 것이다.”
   → (해명) 당초 해군기지로 건설되어 오던 중에 제주도의 요청으로 크루즈선이 입출항 할 수 있는 민군복합항으로 변경 추진된 과정에 대해서 위원 각자의 개인적인 소견을 주장한 것으로 보임

      ※ 보도된 내용중 “(이명박 대통령이)” 부분은 회의록에도 없는 사항을 언론에서 삽입한 것임. (15만톤 크루즈가 입항하는 민군복합항은 2008.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결정된 사항)

 ㅇ (보도내용) “여기 구성할 때부터 전제조건은 공사가 계속 진행되는 전제에 있다. 어떤 방법으로돈 설계변경이 일어나지 않는 방법에서 기술적 대안을 찾아달라. 지금 정부측에서 공사기간이 연기되는 것을 많이 우려한다.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것을 건의하기는 하는데 공사기간에 지장을 안 주는 것으로 조금 문구를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해명) 정부측 위원들이 현재의 항만설계 상태에서도 15만톤 크루즈선이 입출항 하는데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에서, 공사중단이나 설계변경이 없는 방안이 가능한 지를 논의해 보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판단됨

□ 기술검증위원회는 제주도와 국방부에서 제시한 자료를 근거로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 가능성에 대해 기술적인 검토를 하기 위해 국회(여야), 정부, 제주도에서 추천된 6명의 민간위원들이  전문가적 시각으로 자유롭게 논의하는 체계로 운영되었습니다

 ㅇ 기술검증위원회는 15만톤급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제추도 추천 위원과 입출항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정부 추천 위원 상호간에 다양한 의견개진 등의 수많은 논의과정이 있었습니다

 ㅇ 이러한 논의과정에 정부가 민간위원들에 어떠한 자료조작요구나 결론을 유도한 사실은 없었으며, 위원회에는 국회 및 제주도 추천 위원이 동수로 참여하고 있어 위원회 운영에 정부가 개입 할 수 있는 운영체계도 아니었습니다
 ㅇ 또한 기술검증위원회 결과는 정부인사가 모두 배제된 가운데 민간위원 전원의 합의하에 결과보고서가 채택이 되었습니다.

    < 참고 : 기술검증위원회 검증결과 >
     ① 선회장 설계가 15만톤 크루즈선의 입출항이 적합한 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고 각각의 의견만 제시

     ② 현 항만설계를 크게 변경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크루즈선 입출항 안전성 확인을 위해 선박 시뮬레이션 실시를 건의
       * 현행 규정 등에 적합한 풍속, 횡풍압 면적, 항로법선 교각을 적용하고 항만구조물 재배치, 예인선 배치를 반영

      ③ 세계적인 선회장 규모 축소 추세에 맞추어 우리나라 항만설계 기준을 변경 운용할 필요가 있음을 건의서
 
□ 정부는 기술검증위원회 위원 모두가 합의한 건의내용에 따라 15만톤 크루즈 선박조정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습니다

 ㅇ 시뮬레이션 실시결과 현재의 항만설계 상태에서도 15만톤 크루즈선(2척)의 입출항이 전반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확인하였으며

 ㅇ 15만톤 크루즈선(2척)의 보다 더 안전하고 원활한 입출항 보장을 하기 위해 크루즈선 항로를 변경하고, 항만내 서측 돌제부두를 가변식으로 조정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 결론적으로 기술검증위원회는 민간위원들이 어떠한 제약없이 자유롭게 논의하여 결론을 내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구조로 운영되었고, 정부도 기술검증위원회 운영과정에 어떠한 자료조작 요구나 개입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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