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른 시선?"...'패럴림픽'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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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른 시선?"...'패럴림픽'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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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31> '패럴림픽'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
화려한 '올림픽' vs 싸늘한 패럴림픽 '장애' 시선..."함께 개최돼야"

이성욱/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정책기획팀.<헤드라인제주>
어느 해보다 길고 무더웠던 여름,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번 여름 우리 국민들의 무더위를 날려준 것은 수많은 화제를 낳은 런던올림픽이었다.

금메달 13개를 포함한 총 28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5위라는 서울올림픽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하나 하나에 국민들은 환호하기도 하고 울기도 했으며, 오심에 분노하기도 했다.

이렇게 온 국민은 하나로 뭉치게 해주었고 보는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많은 시차로 인해 늦은 새벽까지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던 국민들은 올림픽이 끝난 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였고, 언론들도 다시금 대선을 앞둔 정치와 같이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뉴스를 다루기 바빴다.
이렇게 뜨거웠던 2012년 런던올림픽은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안겨주고 그 끝을 내린 듯하였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올림픽은 끝난 것이 맞다. 하지만 30일 런던의 성화는 다시 한 번 타오른다. 바로 패럴림픽이 개막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올림픽이라고 일컫는 패럴림픽은 이날부터 12일간 런던의 성화를 불태우게 된다.

패럴림픽은 세계2차 대전 당시 영국에서 척추부상을 당한 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재활치료의 운동요법으로 도입한 것으로부터 유래가 되었다.
그 이후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제1회 하계 장애인 올림픽이 개최되었고, 4년 후인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패럴림픽’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개최하게 되었다.

이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부터 올림픽 개최국이 패럴림픽을 개최하게 되었고 올림픽 종료 후 2주 이내에 개최하도록 되었다.

그렇지만 모두의 관심을 받는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은 언제나 올림픽 뒷전에 있는 그들만의 대회였다.

장애인끼리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고 국민들의 관심은 평소 보지 못하던 생소한 운동을 하는 이들을 외면했다.

국민의 관심을 떠난 패럴림픽은 언론 역시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고, 엄청난 노력 속에 메달을 따고 귀국을 하더라도 그들을 반겨주는 것은 그들의 가족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딴 선수들이 귀국을 할 때면 공항은 수많은 언론사의 기자들과 팬들로 북적인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양학선 선수만 보더라도 올림픽이 끝난 지금까지 그의 삶의 스토리에 국민들은 감동받고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줄지어 출연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처럼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과는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앞에는 항상 장애극복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언론은 보다 감동적인 기사를 쓰기 위하여 그들의 장애에 집중할 뿐이다.

하지만 장애인 스포츠도 스포츠일 뿐 장애극복의 수단이 아니다. 선수들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그동안 땀을 흘려온 것이 아니라 그저 같은 스포츠인으로서,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애를 어떻게 해보겠다고 노력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분명 최근 들어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줄어들고 있고, 복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에 대해 많은 변화를 이뤄냈음에도 아직도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에는 많은 부분들이 남아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렇듯 아직까지 남아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로 인하여 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국가대표로서의 자부심과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가려지면 안 된다.

이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땀을 흘려왔고 우리는 그들의 장애극복 스토리가 아닌 순수한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오늘 개막하는 패럴림픽은 공중파만이 아닌 케이블TV에서도 중계해주는 방송사는 없다.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만이 중계를 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이러한 무관심속에서도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여느 국가대표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회에 임할 것이다.

이들도 같은 땀을 흘린다. 장애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장애는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장애 여부로 인해 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나누어 대회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가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기에는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이처럼 대회 자체를 두 번이나 개최할 이유가 없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함께 개최하면 될 일이다. 그냥 종목이 다를 뿐 다른 스포츠가 아니란 거다.

하나의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서로가 다르지 않음을 느낄 것이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장애라는 것은 결코 특별하지 않음을 알아갈 것이다.

또한 같은 국가대표로서 참가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받게 될 것이고 이는 곧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자연스럽게 해소해 줄 것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과 패럴림픽처럼 두 개의 대회가 아닌 하나의 올림픽으로 합쳐져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림픽 개막식에서 장애인 선수와 비장애인 선수들이 다함께 운동장으로 입장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헤드라인제주>

<이성욱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정책기획팀 >

우리나라 휠체어육상의 최고인 홍석만 선수. <헤드라인제주>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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