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중단요구 거부
상태바
우근민 지사,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중단요구 거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의회 시뮬레이션 검증협의 중단요구에, '불가' 입장
"우리가 원하다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공사진행은 어떻게?"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15만톤급 크루즈선박의 자유로운 입출항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시행협의를 중단하라는 도의회의 요구에 대해, 우근민 제주지사가 사실상 거부했다.

제주특별도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단일안건으로 하는 '원포인트 임시회'인 제298회 임시회를 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우근민 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벌였다.

도정질문은 당초 민주통합당에서 윤춘광 의원, 새누리당 구성지 의원, 통합진보당 강경식 의원, 미래제주(교육의원 교섭단체) 이석문 교육의원 등 4개 교섭단체별 1명씩 질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구성지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면서 3명만 질문에 나섰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답변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가 답변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도정질문의 최대 쟁점은 단연 '시뮬레이션 중단여부'였다.

현재 제주도가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논란사항에 대해 8월 중 일괄적으로 매듭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련의 진행과정을 전면 중단하라는 잇따른 촉구 속에 우 지사의 답변이 주목됐다.

우근민 지사는 답변에서 시뮬레이션 일정협의를 전면 중단하라는 도의회의 요구에 대해, "시뮬레이션은 지방정부로서 해 나가야 할 일"이라며 "우리가 시뮬레이션을 원하다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제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시뮬레이션 검증요청은 제주도가 먼저 요구해서 진행되는 것이고, 먼저 요구해 진행하다가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공사진행과정에 있어 자유로운 입출항에 문제가 있어도 이를 제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차기 정부 또는 국회로 넘겨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러한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와 국회에서 예산의 문제나 특위의 구성문제 등이 국회에서 이뤄질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대선후보의 가치관과, 당적에 따라 주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정치권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이렇게 같고 지방정부가 흔들리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하는 내용과 제주도에서 시뮬레이션 하겠다고 하는 내용은 별개라고 생각한다"며 "시뮬레이션 15만톤 크루즈가 들어오는지 확인하고, 국회가 예산을 어떻게 하던지, 특위를 구성하던지는 국회에서 하는 일, (제주도가 이를) 쳐다만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경식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대선 후보들이 공사중단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는 만큼, 빨리 가져나갈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에 우 지사는 공감하지 않음을 밝혔다.

"만일 저희가 시뮬레이션에 불참하면 (검증을) 제주도가 안한 것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 우 지사의 입장이다.

#"70%가 찬성해도, 반대하는 30%와 부단하게 논의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

우 지사는 앞서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약속한 15만튼 크루즈 안전한 입항이 가능한지 여부의 객관적 검증을 하는 것이야 말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문제를 풀어나가는 키포인트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시뮬레이션 검증을 예정대로 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제주도민들은 정부가 약속한 15만톤 크루즹 자유로운 입출항의 검증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15만톤 크루즈 입출항 입증을 위한 객관적 검증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시뮬레이션 검증을 위한 중앙절층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가 없다면 없는대로, 있으면 보완을 하는 것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민군복합항과 관련해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며 "지난 2007년부터 5년여간 이어지고 있는 제주지역 큰 현안인데,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큰틀에서는 실질적이고 제대로 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해야 할 타당성이 마련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해 첨예한 의견대립과 관련해서는 민선 도지사로서 70%가 찬성해도 30%가 반대한다면 30%의 반대하는 사람들과 부단하게 논의를 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갖고있는 소신"이라며 반대의견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춘광 의원이 도정질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단일안건으로 하는 '원포인트 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단독 시뮬레이션 양보 사실...그러나 끌려다니지는 않았다"

윤춘광 의원이 현재 진행되는 것은 국회가 권고한 제3의 기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방부 단독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른 것인데, 왜 제주도가 이를 양보했느냐는 질문에는 우 지사도 부분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우 지사는 "사실은 1차 시뮬레이션에서 3-4개의 문제가 발생했고, 원칙적으로 보면 제3의 기관 혹은 국회와 정부, 제주도가 용역을 같이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래서 저는 원칙에 어긋났기 때문에 응하지 않으려는 생각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양보를 했다. 총리실가 해군이 계획에 의해 용역을 했는데 그것을 믿지 못한다고 하면 되겠느냐"며 "그 대신 제주도의 TF팀이 참여하는 시뮬레이션 검증을 직접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도록 요청한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적대관계로 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가 지나치게 중앙정부와 해군에 끌려다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15만톤 크루즈 입출항 검증을 확보하기 위해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처분 청문회를 한 도(道)가 어디에 있느냐"며 "이는 끌려다는 것이나, 끌어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공사정지 청문 결론 내리지 않은 이유는 '전략'적 차원?

지난 3-4월 제주해군기지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처분 청문회를 실시해놓고도, 왜 지금까지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가만히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종의 '전략'적인 측면으로 설명했다.

우 지사는 "청문회 과정에서 매립공사 정지처분을 내릴만한 근거는 부족했다"면서 "변호사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 객관적인 입증이 미비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지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남은 공사 진행과정에서 공유수면 매립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도지사가 갖고 있는 권한을 발동하려고 잡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를 해달라"고 말했다.

즉, 지난 청문결과를 바탕으로 해 정지처분을 내릴 사안이 아니라고 밝힐 수도 있지만,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를 묶어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군복합항 '허구'?..."민군복합항으로 되고 있다고 확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실체가 허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1조300억 중 9776억원을 국방부가 확보했고, 국방부가 공사를 발주했고, 국방부가 공사의 주체가 됐기 때문에 해군기지 위주로 건설되고 있고, 이래서는 안된다고들 생각하는데, 우리가 실질적으로 해야 할 일은 민군복합항이 되려면 시설적인 면이 갖춰져 있느냐, 제도적, 운영적 면에서 제대로 됐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시설적인 면은 정부가 약속한 15만톤 쿠르즈 2척이 동시입항 가능한가, 제도적인 면은 그 항구에 크루즈 선같은 민간배가 들어올 수 있는 항구로 바뀌었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난 6월29일 항만법 시행령, 군사시설보호법 시행령 개정됐고, 그 다음에 운영적인 면은 항만공동사용 협정서 체결을 위한 정부와의 협의가 상당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민군복합항으로 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 지사 종전 입장 그대로 고수...임시회 불구 진전사항 없을 듯

이날 도정질문에서 윤춘광 의원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사업의 허구성을 짚은 후, 도지사는 정부에 계속 끌려다닐 것인지, 또 마무리한다 하더라도 갈등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시뮬레이션 협상 등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강경식 의원은 현재의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어, 차기 정부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공사의 전면 중단과 함께 시뮬레이션 검증협의 등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석문 의원 역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심각한 갈등문제를 지적하며, 시뮬레이션 검증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박희수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제주해군기지) 시뮬레이션 검증만 잘되면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라면서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우 지사가 종전의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이날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논의가 진전된 사항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헤드라인제주>

강경식 의원이 도정질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석문 의원이 도정질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희수 의장.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