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빨리 썼다고 포상, 그토록 고무될 일인가
상태바
공적자금 빨리 썼다고 포상, 그토록 고무될 일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수첩] 제주도 지방재정 조기집행 실적의 양면성
돈 팍팍 집행한다고 '포상', 문제 생기면 누구 책임?

정부가 제주특별자치도에 포상금을 내렸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재정 조기집행 실적을 평가한 결과, 제주도가 전년대비 집행률이 크게 상승해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이다.

이의 포상으로 특별교부세 3억원까지 인센티브로 내려보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상반기 동안 1조3387억원 목표액 중 1조2666억원을 집행해 94.62%의 재정집행률을 기록했다.

전국 시.도와 비교했을 때에는 14위로 하위권이나, 94%라는 프로테이지는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88% 정도였던 것이 올해에는 무려 15.2% 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상승률은 전국 최고 기록이며, 2009년 이후 조기집행 실적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우수기관 선정 및 인센티브 포상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양면성을 갖는다.

조기집행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지나치게 '서두름'이 불러올 공적자금의 허술함의 노출을 우려하는 측면이다.

이번 정부의 포상은 전자의 측면 때문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예산을 조기에 집행한데 따른 격려차원이다.

하지만 국민의 소중한 세금인 지방재정을 조기에 집행한 것 자체 만을 두고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어떤 분야에 어떻게 돈을 썼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전체적인 프로테이지만을 놓고 획일적 평가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에 책정된 지방재정 예산의 94%를 집행하고도 전국 시.도 순위에서는 14위라는 '하위권 등수' 결과는 아이러한 대목이다.

제주도가 올해 15%의 지방재정 집행률을 상승시키기 위해 전년에 비해 최소 1000-2000억원의 예산을 조기에 추가 집행시켰다. 이로인해 받은 인센티브 포상금은 3억원.

문제는 94%의 집행된 재정이 문제없이 정확하게 체크하며 효율적으로 집행이 됐는가 하는 점이다.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빠른 사업진척을 요청하며 예산집행 자체에 급급하지는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매 감사 때마다 사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소홀히 해 예산을 집행했다가 추징이나 환수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감사에서 지적되지 않고 넘어간 부분까지 감안하면 그 액수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조기집행이 갖는 정기능적 측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1조2666억원을 빨리 집행했다고 해서 '3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것 자체는 마냥 기뻐할 일이 아니다.

조기집행은 분명한 양면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동감 2012-07-17 23:03:52 | 220.***.***.160
3억원 얻는것도 좋지만 혈세 좀 냉정히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