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수입오렌지"...'FTA 효과' 홍보가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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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수입오렌지"...'FTA 효과' 홍보가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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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FTA 효과'는 물가안정...이해못할 홍보프레임
농산물 개방 가격인하 목적?..."감귤값도 확 내렸으면?"

얼마전 정부 부처의 정책을 소개하는 정책포털 '공감코리아'에는 <귀했던 오렌지, 이젠 가장 '만만한' 과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효과적 측면에 대한 기획성 글이다.

"FTA 체결로 소비자의 장바구니가 더욱 풍성해진 셈이다. 서울에 사는 3년차 주부 정00씨 집에서는 요즘 오렌지를 많이 사다 먹는다. 장을 보러 가면 구입하기 가장 '만만한' 과일이 오렌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수입 오렌지의 값이 떨어지는 등 '물가인하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것이 글의 핵심이다.

앞으로 수입오렌지 값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글이 실린 것은 지난 6월14일.

6월14일자 '공감코리아' 기사. <헤드라인제주>
대형마트에 잔뜩 진열된 미국 수입오렌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헤드라인제주>
FTA 체결에 따른 '효과'에 대한 글은 계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6월28일자에는 이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취지의 글이 실렸다.

대형마트에서 수입 오렌지 진열장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짓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함께 게재됐다. 시종 '물가인하 효과'를 강조하며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소구를 쓰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수입업체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입 오렌지를 비롯해 삼겹살 등의 품목은 가격 인하 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미FTA가 발효된 후 '물가인하 효과'를 앞세운 정부의 홍보 프레임은 계속되고 있다.

한미FTA로 직격탄을 맞은 제주 1차산업 생산농가의 울부짖음을 달래주지는 못할 망정, 되레 '수입 오렌지 찬양'에 신바람이 나 있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FTA 협상에서 감귤류를 대상품목에 포함시킨 이유가 이 때문이었는가. 이 '가격하락 효과'가 목적이었다면, 개방해서는 안되는 품목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 정부는 자국 농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털끝만치라도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수입 오렌지가 대거 밀려오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 '하락'은 곧 제주감귤과의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값싼 수입오렌지가 넘쳐 난다면 가격 폭락으로 노지감귤이 초토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그동안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하며 차별적 지위에 있었던 한라봉 등 만감류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한미FTA가 발효된 후 줄곧 대도시 대형마트 등을 대상으로 해 수입오렌지 유통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자국 생산농가에 대한 우선적 보호정책이 아니라, 되레 수입오렌지 판매촉진 전략에 다름없는 홍보전을 펴고 있는 꼴이다.

최후의 보루인 한라봉과 같은 만감류가 값이 떨어진다면 '귀했던 한라봉, 이젠 가장 만만한 과일'이라며 또다시 홍보를 해댈 작정인가.

피눈물을 흘리는 농민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고 있다. 이런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지니,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한미FTA로 인한 수입오렌지 저가 물량공세가 시작되는 즈음에, 이번에는 한중FTA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4일과 5일 이틀간 열리는 한중FTA 2차협상의 장소도 다름아닌 제주도라고 한다. 제주 농민들은 물론 전국 단체에서도 이 기간 제주에 내려와 FTA반대 시위를 벌이겠다고 하고 있다.

'물가인하 프레임'에 갇혀있는 정부가 농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그 논리가 주목된다.

혹, 미국 오렌지에 이어 중국 감귤까지 수입되면, 국내 감귤값이 크게 하락해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지는 않을런지.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협의회가 28일 한중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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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반대할수밖에 2012-06-30 23:53:06 | 220.***.***.132
FTA 1차산업 MB정부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다. 대기업 이득보는 협상을 하지 농민들위한 협상은 하지도 않았다. 농민들 반발하니 대책세워줄것 하다가 이제는 수입오렌지 홍보라.... FTA 발효도 모자라 감귤을 아예 고사시키기로 작정했구먼.

국산품 애용 2012-06-30 23:12:05 | 14.***.***.79
FTA 반대 할 것이 아니라. 수입품 안 사먹기 켐페인 내지는 외제품 안 사먹기 운동을 하는 것이 서로 상생의 길이라 ......

2012-06-30 18:08:18 | 211.***.***.83
귀한 오렌지 이젠 만만한 과일 정말 얼빵
이개 정권의 본질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