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이와 미선이, 너희는 우리 앞에 살아서 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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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이와 미선이, 너희는 우리 앞에 살아서 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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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의 詩] 효순이 미선이 10주기 추모제에 부쳐

효순이.미선이 영정사진. <헤드라인제주>
너희는 우리 앞에 살아서 오고 있구나 
- 효순이 미선이 10주기 추모제에 부쳐 
 
효순아 미선아
이제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하늘 그 먼 나라에서 지켜봐서 알겠지만
그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단다

그새 너희가 일으킨 촛불이
수없이 타올랐다가 꺼지는 동안
또한 수많은 아픈 죽음들이 너희 곁으로 갔단다

너희를 짓이긴 그 육중한 괴물장갑차들이 여전히
백주대로를 부끄럼 모른 채 활보하고
뻔뻔하고 비열하고 천박한 인종들이
사욕으로 나라를 헤집고 있단다

미선아 효순아
그러나 한숨과 냉소로
모른 체 방관할 수만은 없지 않으냐
그 속에서 괴물은 더욱 몸집을 불리지 않더냐

고운 꿈 성한 몸으로 너희가 편히 쉴 수 있게
땅 위의 온갖 더러운 이물질들을
이제는 깨끗이 도려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야 너희들 살아 숨 쉬는 심장
그 꺼지지 않는 횃불로
겨레의 가슴에 다시 살아오지 않겠느냐

그렇지 않느냐 효순아 미선아
미선아 효순아
해방된 통일조국의 어여쁜 청춘들아  <시인 김경훈>

13일은 여중생인 미선.효순 양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압사한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가해자들은 무죄 판결을 받아 미국으로 돌아갔고, 사고의 원인이 된 미군 무건리 훈련장은 계속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또 '소파SOFA'라는 이름의 한미불평등 조약은 여전히 그대로 있습니다. '평등한 한미관계'를 요구하며 수천 수만의 촛불이 타올랐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사그러들고 말았습니다. 효순이 미선이는 이렇게 우리에게서 차츰 잊혀지는 것입니까?  - 김경훈의 시로 전하는 세상살이 이야기 中

효순이 미순이 되살아날 그날은 언제쯤? 
[김경훈이 시(詩)로 전하는 이야기] (20) 멸망의 지름길로 제 무덤 파리라

   
김경훈 객원필진.<헤드라인제주>
김경훈 시인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4.3이야기, 현시대의 시사문제, 책을 읽은 후의 느낌,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생각 등을 시(詩)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봅니다. 

 프로필.

1962년 제주에서 태어났고 제주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시집으로 「우아한 막창」,「운동부족」, 「한라산의 겨울」, 「고운 아이 다 죽고」,「삼돌이네집」, 「눈물 밥 한숨 잉걸」이 있고 마당극대본집으로 「살짜기옵서예」가 있다.

제주 4.3 일본어 시집 「불복종의 한라산」도 최근 출간했다. 제주MBC 라디오 제주4.3 드라마 10부작「한라산」을 집필했다.

제주4.3 연구서인 「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와 「그늘 속의 4.3」, 「무덤에서 살아나온 4.3수형인들」을 공동집필했다. 현재 제주4.3사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경훈 객원필진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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