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장애인? 언론이 만들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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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장애인? 언론이 만들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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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25> 장애인의 날 '반짝' 언론보도 행태
감동-동정-환자 이미지 부추겨..."우리가 특별한 존재입니까?"

송창헌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IL지원팀장. <헤드라인제주>
지난 달 20일은 31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의 날이 있는 주간에는 모든 방송이나 뉴스, 신문에는 장애인과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집중되어 쏟아진다. 올해도 전과 마찬가지로 장애와 관련된 기사와 이야기들이 언론매체를 가득 매웠다.

이 한주를 통해 전파되는 장애인의 기사나 이야깃거리들은 언론매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장애인도 같은 사람이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조금이라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1년의 딱 한 주 4월3째 주 잠깐의 시간동안만 대중들에게는 비춰질 뿐 장애에 대한 것은 잠깐의 기억으로 사라질 것이다. 실제 4월 장애인주간을 제외하면 장애인이 등장하는 언론매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언론매체를 통해 전파되는 장애인관련 이야깃거리는 간혹 잘못된 인식을 만들기도 한다.

이 반짝하는 순간의 장애인관련 이야깃거리들은 거의 비슷하다. 장애인들의 모든 생활과 활동들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재활을 위한, 혹은 비장애인이 되기 위한 이미지로 많이 비추는 이야기들이 많다.

장애인들의 주변도움을 통해 조금씩 재활해 나가는 감동적인 이야기,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을 재활시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이야기 등 이 때의 이러한 방송들은 장애인은 약하다, 도움이 필요하다, 마냥 착하다, 등의 이미지는 사회적 고정관념을 더욱 고착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타인의 심금을 울려줘야하는 ‘감동의 이미지‘, 늘 불쌍한 ‘동정의 이미지’, 아프지 않아도 아파보이는 ‘환자이미지’, 이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없는 ‘무능력의 이미지’, 평생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재활의 이미지’, 초인적인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슈퍼장애인 이미지’ 등  언론매체를 통해 비춰지는 잘못된 이미지는 지역사회 속에서 보편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억누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장애인당사자들은 이런 이미지를 원하지 않는다.

장애인당사자의 스포츠활동을 예를 들어보자. 장애인당사자들은 스포츠를 장애인의 사회복귀요법이나 언론매체 사회면의 미담기사 소재로 사용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스포츠활동을 하는 것은 재활을 통한 사회복귀요법이나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위한 것이 아닌 스스로의 만족과 승부를 통한 성취감을 느끼기 위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면이 아닌 스포츠면에 실리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장애인 스포츠도 당당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장애인당사자들은 문화예술을 치유나 치료의 도구로 혹은 스스로를 문화예술의 객체로 인식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장애인문화예술인으로서 당당한 문화예술의 향유자로 인식되기를 바랄 것이다.

“특별하지도 특수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삶과 이미지”

장애인당사자들은 이러한 것을 원할 것이다.

어느 특정한 날에만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것이 과연 맞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헤드라인제주>

<송창헌/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IL지원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장애인인권포럼 심벌마크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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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2012-05-14 12:36:34 | 118.***.***.210
잘 읽었어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내용들이 이미 나와 있어 부연 설명 할 것이 없네요.. 역시 송창헌 팀장이네.. 파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