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참정권, 이번 총선에선 얼마나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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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참정권, 이번 총선에선 얼마나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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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21>장애인 선거 참여권의 과제와 우려

이응범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 <헤드라인제주>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정치의 해,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매일 뉴스에서는 선거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선거참여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장애인계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데 장애인 당사자 스스로가 장애인의 가지고 있는 욕구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 뽑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정치를 정치인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며 여기에 정치에 대한 혐오감까지 더해져 정치를 하는 것은 권력을 취득하기 위한 행위로 간주하여 마치 구정물에 몸을 담구는 일인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 일상생활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정치는 요구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집 앞에 공터가 있는데 누군가 공터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가서 악취가 발생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래서 집주인이 관공서에 가서 집 앞에 클린하우스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런데 처음에는 요구를 묵살하다가 이에 동조하는 사람이 생기고 요구가 강해지면 그때부터는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더 강한 요구가 들어오면 집 주변에 클린하우스가 생긴다.
 
이런 과정들이 정치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알려내는 것, 문제점을 알려내고 이것을 쟁취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정치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에는 선거에 직접 피선거자로 나서는 것과 투표가 있을 것이다. 피선거자로 나서는 방법은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일테니 누구나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투표가 될 것이다.

최근 국회의원 선거 투표을 보면 투표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16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57.2%에서 17대때 60,6%였다가 다시 18대 선거에서 46.1%로 투표율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데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광고, 선거캠페인 방송, 인터넷 포털업체 선거홍보 사이트 개설, SNS를 활용한 투표참여 유도 등의 방법을 통하여 투표율을 올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의 선거권 보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장애인의 투표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을 보면 전국 투표율은 15대때 80.7%에서 17대때 63%로 낮아졌지만 장애인의 투표율은 15대때 60.1%에서 16대때 66.4%, 17대때 72.9%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휠체어 등이 올라갈 수 없는 2층 투표소에 비판이 쏟아지면서 18대 총선에서 투표소의 95.7%가 1층에 설치되는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장애인의 투표율은 높아만 가고 있는 것에 비해서 투표소의 편의시설이나 선거에 대한 정보접근 방법은 여전히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속해있는 제주장애인인권포럼에서도 2005년부터 5.31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교육감선거, 대선, 총선 등 각종 선거와 관련해서 장애인의 참정권 확보방안의 일환으로 제주지역 투표소를 전수조사하여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투표소에 대해서는 선관위와 협력하여 투표소를 변경하거나 경사로를 설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선관위, 지역 장애인단체 그리고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공동으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투표소 52개소의 대해서 공동으로 점검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의 참정권 확보를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지체장애인과 관련해서는 투표소까지의 이동지원, 접근 가능한 투표소, 휠체어가 이동가능한 투표소 내부공간, 기표소안의 손잡이, 투표용지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 뇌병변 장애인을 위한 기표도우미가 필요하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선거공보물의 제작, 배포 의무화, 점자형 선거공보 제작에 있어 일반 선거공보와 동등한 내용으로 제작되어야 하며 점자형 선거공보물 제작과 관련하여 시각장애인이 인지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점자 규격을 사용하여 제작하여야 한다. 또한 웹 사이트 및 모바일 접근성을 높여서 시각장애인이 선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토론회 방영시 수화와 한글자막의 제공이 미흡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여 투표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투표소에 수화통역사를 배치하여 투표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직선거법에서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선거관계자들에게 교육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동반자를 투표소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등으로 투표를 못하거나 무효표가 발생하는 사례들이 일어나고 있다.

국민의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행위 중에 가장 중요한 행위는 투표권을 포함한 참정권일 것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은 국민들이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중요한 장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선거에서 물리적인 접근과 정보적인 접근의 한계로 인하여 장애인들이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헤드라인제주>

<이응범/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장애인인권포럼 심벌마크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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