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발파강행...'뿔난' 제주도 "해군이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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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발파강행...'뿔난' 제주도 "해군이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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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검증 합의' 불구, 발파 강행에 제주도 '입장' 발표
당혹스런 제주도 "짧은 검증회의 기간마저 협력해주지 않나?"

속보=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설계 검증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발표가 있은지 하룻만에 해군이 또다시 서귀포시 강정 구럼비 바위 발파작업을 강행하자, 제주특별자치도가 25일 크게 당혹스러워 하며 이의 책임은 해군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별도 입장을 내고, 전날 해군의 구럼비 해안 바위 발파공사로 인한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책임은 해군에 있음을 밝혔다.

전날 발파공사 강행에 크게 우려함과 동시에, 해군에 '경고'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3일 국무총리실과 제주도가 15만톤급 크루즈선 입출항 가능성에 대한 2차 시뮬레이션 결과 검증회의를 개최하고 합의했다고 발표한 후 하룻만에 발파공사가 강행됐기 때문이다.

검증은 다음달 6일까지 3번의 회의를 통해 이뤄질 계획인데, 김형선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검증기간 중 공사가 일시 중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해군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사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또 검증을 하기로 한 만큼 상호협력적인 신뢰관계 차원에서 최소 검증기간 만큼은 공사가 일시 중단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해군은 24일 오후 3시50분께부터 연속 13회에 걸쳐 구럼비 바위 발파작업을 강행했다. 총리실과 제주도와의 검증과는 전혀 무관하게 공사를 계속 가져나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제주도는 "이번 국무총리실과 제주도간 합의한 시뮬레이션 결과 검증결과는 4월6일까지라는 일정한 기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으로, 짧게 정해진 기간마저도 해군이 협력을 해주지 않은데 따른 책임은 해군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기간이 짧게 이뤄지는 만큼 제주도에서는 이 기간 공사가 잠정 중단될 것이란 기대를 해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검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전에 해군의 발파공사가 강행되면서 제주도는 상당히 곤혹스런 입장이다.

검증팀에 제주도에서 추천한 전문가 뿐만 아니라 도의회, 강정마을회 대표자까지 참여하도록 하는 구상을 갖고 총리실과 협의를 해왔을 뿐만 아니라 현재 강정 주민들을 설득하는 중인데, 이번 발파 강행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증기간에 아랑곳 없이 발파공사를 할 경우 강정 주민들이 '불신'을 갖고, 검증팀에 참여를 안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커, 제주도는 이번 발파공사에 상당히 우려를 하는 모습이다.

제주도가 이번 공사강행에 대한 입장을 낸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인다.

앞서 해군측 시공사는 토요일인 24일 오후 3시50분께 화약 1톤을 사용, 사업구역 내 침사지에서 동쪽으로 약 200m 지점의 해안가 바위에서의 발파를 시작으로 해 모두 13번에 걸쳐 바위를 폭파했다. 

보통 하루 4-5회 진행되던 발파공사가 지난 21일부터는 14회 정도로 크게 늘었다.

지난 7일 시작된 구럼비 해안 발파공사는 육상부지에서 주로 이뤄지다가 19일 첫 구럼비 노출암 발파를 시작했다. 이후 21일에도 하룻동안 무려 14회에 걸쳐 발파를 강행했다.

22일과 23일에는 궃은 비날씨로 발파작업이 잠시 중단됐었다. 그리고 비가 그친 주말인 24일 또다시 발파공사를 강행했다.

25일에는 전날 발파작업으로 부서진 바위조각들을 걷어내고 부지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볼 때, 해군측은 공유수면매립공사 정지명령 처분 청문 절차에 있어서는 '시간 끌기'로 나서는 한편, 구럼비 발파공사는 하루 10회 이상 집중적으로 가져나가면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 만들기에 나서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청문이나 검증회의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계속 강행되면서, 구럼비 해안은 하루가 멀다하고 초토화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전문] 해군의 공사 실시에 따른 제주특별자치도 입장

  3월 23일 국무총리실과 제주도는 15만톤급 크루즈선 입․출항 가능성에 대한 2차 시뮬레이션 결과 검증회의를 개최하기로 뜻을 같이 하고 이를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제주도는 공사와 관련하여 해군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하였고 언론을 통해 그 뜻을 분명히 전달한 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주도의 뜻은 정부에도 전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 24일 15시 50분부터 해군은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사업과 관련한 공유수면매립공사 구역내에서 공사를 하였습니다.

  이번 국무총리실과 제주도간 합의한 시뮬레이션 결과 검증회의는 4월 6일까지라는 일정한 기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으로 짧게 정해진 기간마저도 해군이 협력을 해주지 않은데 따른 책임은 해군이 져야 할 것입니다.

2012. 3. 25
제주특별자치도

24일 강행된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 <헤드라인제주>
24일 강행된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 <헤드라인제주>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가 강행되던 24일 강정주민들이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가 강행되던 24일 강정주민들이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대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가 강행되자, 멀리서 지켜보던 주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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