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사회적 편견이 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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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20) 한 친구를 생각하며

 

한정선/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헤드라인제주>

정신장애인, 사회적 편견이 큰 문제입니다. 아직까지 장애인하면 흔히들 눈에 보이는 신체적인 결함이 있는 사람만을 떠올리고 정신장애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정신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한 친구 때문이다. 같은 고교를 졸업한 후 다른 지역의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연락이 끊겼다가 최근에 다시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이다.

어느 날 이 친구에게서 한 가지 고백을 들었다. 친구는 대학입학 후 얼마 안되어 정신분열병을 앓게 되었고 병식(자신의 병적인 상태를 인식하는 것)이 생길때까지 오래 고생하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고서도 그 부작용으로 또 오랜 시간을 허투루 보냈다고 하였다.

나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은 드믄 병이고 쉽게 발생하지 않는 병으로 생각하며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정신병인 정신분열증조차 유병률이 1%, 즉 100명에 한 명 꼴로 발병할 정도로 흔한 병이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지난달 정신질환 상태역학 조사 결과발표만 봐도 알 수 있다. 전국 만 18~74세의 성인 6,022명을 대상으로 전국 14개 의료기관에서 정신질환 유병률을 조사하였는데 결과를 보면 정신질환 유병률은 성인 6명 중 1명 꼴이며 2006년 대비 1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 친구에게 가장 힘든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신체적 이상이 있으면 장애인이라고 떳떳이 밝힐 텐데 본인의 장애는 평생 비밀로 안고 가야 한다는 점이 힘들다고 하였다.

맞다. 현재 정신장애인에 대해 의료를 빙자한 물리적 폭력-과서 유럽의 중세에는 정신병환자의 머리를 뚫는 일까지 있었다-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평소와 다른 말이나 행동을 하면 대뜸 ‘미쳤냐’고 한다.

언론에서는 심심치 않게 어떤 범죄가 알고 보니 옆집 정신병자의 소행이었다는 등의 보도를 하여 사람들에게 정신장애인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예전에 어느 기사에서 운전면허 취득자 중 정신병으로 군대면제를 받은 사람들에 대해 면허를 말소하기로 했다며 이를 당연한 듯이 발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개인의 정신병 유발이 꼭 생물학적,유전적 소인에 의한 개인책임인 것일까? 개인의 취약성이 있는 면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회·문화적 배경을 언급함으로써 국가나 사회·이웃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신분열병의 예를 든다면 이병은 개인의 생물학적인 취약성에 감당할 수 없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발병한다고 추측되고 있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하류층이 이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교육기회의 결여, 경제적 궁핍, 사회적 무시와 차별, 불안정한 대인관계 등과 같이 하류층이 경험하는 심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정신불열증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들인 것이다.

빠른 사회변화가 성격장애 등 정신병 발생과 관련된다는 연구도 있다. 1970년대 말 미국에서는 실업과 경기침체가 계속되었는데 이 시기에 자살자, 정신병원 입원환자, 스트레스 관련 사망자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청소년 우울증이 한세대 이전과 비교해 현대 사회에서 10배나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현대 사회의 경쟁적이고 성취지향적인 풍토에서 청소년들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이처럼 정신장애를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부정적인 사회문화적 환경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림으로써 비장애인들의 인식전환이 요구되는 것이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란 것도 사회적으로 학습된 것이기에 이러한 편견을 없애는 일은 범사회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낙인찍혀 결국 사회적 낙오자가 되면 정신장애인의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끼쳐 병을 극복하는 데 장애가 된다. 이웃들에게 그들의 사회,문화적 책임을 강조하여 정신장애인들이 홀로 고군분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헤드라인제주>

<한정선/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장애인인권포럼 심벌마크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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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2012-03-19 13:02:35 | 119.***.***.239
잘 읽었습니다. 첫 문장에서 '사회적 편견이 큰 문제입니다' 에서 한 문장 끝날 때에는 항상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데, 빠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