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도 없고, 서장도 없고"...우 지사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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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도 없고, 서장도 없고"...우 지사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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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오충진 의장, 구럼비 발파허가 보류요청 경찰서 방문 '냉대'?

정부의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강행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우근민 제주지사가 5일 기자회견이 끝나자 마자 눈앞에 닥친 과제인 강정 구럼비 바위 발파를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며 서귀포경찰서를 방문했다.

구럼비 발파를 위한 화약류 신청 승인권을 서귀포경찰서가 갖고 있음에 따라, 구럼비 발파를 일시 보류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그러나 이동민 서귀포경찰서장이 자리를 비워, 우 지사와 오충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서장을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하는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어쩌다 만남이 꼬이게 된 것일까.

5일 오후 1시께 해군기지 공사 일시보류를 요청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마친 우 지사와 오충진 의장은 구럼비 발파허가 보류를 요청하기 위해 제주지방경찰청을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철수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자리에 없는 관계로 면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오 의장이 "구럼비 발파 등의 문제는 서귀포경찰서 관할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가보는 게 어떻겠나"라고 제안함에 따라 우 지사와 오 의장은 서귀포경찰서를 향했다.

이같은 제안에 우 지사와 오 의장은 사전 예고 없이 오후 2시40분께 서귀포경찰서를 방문하게 됐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동민 서귀포경찰서장마저 성산중학교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교육' 참석차 자리를 비웠다.

이 일정은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예정돼 있었다. 이동민 서장은 행사 참석을 위해 오후 2시께 경찰서에서 성산중으로 이동했다.

서장이 없는 서귀포경찰서에서 우 지사와 오 의장을 맞이한 것은 김형근 경무과장과 최종윤 정보보안과장이었다.

이들의 안내를 받은 우 지사와 오 의장은 서장실에서 25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우 지사는 이동민 서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지사는 전화통화에서 구럼비 발파 허가신청 여부를 묻고는, 법적인 부분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법령에 따라 처리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경찰측이 숙지해서 해군기지 문제를 잘 처리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서장과 전화통화만 할 수 밖에 했던 우 지사와 오 의장은 머쓱해 하며 경찰서를 나섰다.

이동민 서장은 우 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중하게 검토한 뒤 법령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특히 이동민 서장이 자리를 비운 부분에 대해 '냉대'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한 듯, "오늘 서장의 일정은 며칠 전부터 잡혀 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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