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발파 4.5m 깊이 '화약장전' 드릴작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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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발파 4.5m 깊이 '화약장전' 드릴작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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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곳 천공작업 완료...해군 "지하수 분출은 없었다"

속보=정부의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강행방침에 따라 해군이 오는 6일 서귀포시 강정 구럼비 바위 발파공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3일 구럼비 해안에서는 이미 바위에 구멍을 내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인 대림건설 하청 3개 건설업체들은 이날 구럼비 해안의 발파 사전작업으로 바위에 화약을 장전할 4.5m 깊이의 구멍을 뚫는 드릴작업을 강행해, 한곳의 천공작업은 완료됐다.

앞으로 드릴작업을 통해 여러군데에 뚫을 계획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께 한 공구에서 4m 깊이까지 구멍을 내는 순간 지하수가 분출되면서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측은 "지하수 분출은 사실이 아니다"며 "1군데의 드릴작업은 정상적으로 끝이 났고, 날씨 등을 봐 가면서 그 다음 작업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수자원본부는 이 지하수 분출논란과 관련해 현장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약장전을 위한 드릴 작업은 여러군데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5일쯤 다시 작업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을 접한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이 소식을 접한 후 긴급히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했다.

앞서 해군기지 공사 업체는 지난 2일 서귀포시경찰서에 구럼비 발파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럼비 첫 발파시기는 화요일인 6일로 잡고 있다.

지난해 10월6일 제주도의 강력한 중단요청에도 불구하고, 구럼비 바위 '시험발파'를 강행한 해군은 이번에는 일사천리로 발파를 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발파를 한 후 부서진 바위조각들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해 연속해서 수차례에 걸쳐 발파한다는 계획이다.

6일 첫 발파가 이뤄지면 중덕 해안가 일대 바위에 대한 연속적인 발파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전해졌다.

발파허가 신청서를 접수받은 경찰은 5일쯤 허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에서 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방침'을 발표하면서 이미 '작전'이 세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관계자는 "지난 10월 시험발파 후 해군측에서 발파허가 신청을 해올 때 반류했던 것은 제주도에서 침사지 설치 등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었다"며 "발파하면서 흘러내린 침출수가 바다로 그대로 유입될 것을 우려해 반려했던 것인데, 이번에는 침사지 등의 설치가 완료되면서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 속에서 경찰과 해경도 강정마을과 해안가 일대에 경비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벌써부터 대기상태에 있다.

발파작업이 강행되는 날인 6일에는, 강정포구를 비롯한 해군기지 사업구역 내에는 경찰력이 총 봉쇄해 항의하는 주민들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발파작업을 앞두고 육지부에서 또다시 대규모 경찰력이 내려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전격적인 구럼비 발파강행 계획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 그리고 정부의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한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강행방침 천명에 나온 것이어서 큰 우려를 갖게 한다.

해군은 정부의 해군기지 입장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1일 바지선을 강정 해안가로 투입시켜 항만공사가 본격 착수됐음을 선언적으로 알리는 준설공사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구럼비 바위에 대한 발파작업 계획은 지난달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가진 국무총리실의 관계부처 '비밀회의'에서 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만을 제외하고, 경찰청과 해양경찰청 차장까지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 이 회의가 끝나자 마자 제주해군기지 공사재개를 위한 모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제주사회의 의견은 철저히 묵살되고 있다.

정부와 경찰의 공사방해행위 엄단방침에 이어, 2일에는 해양경찰청장까지 나서 강정 해안에서의 공사방해행위를 엄단하겠다는 경고를 하고 나서는 '공안정국'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이번 발파신청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시험발파 당시 강력한 중단을 요청했던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가 이번 발파 강행 방침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헤드라인제주>

*최초 보도된 기사의 내용 중 '10m 깊이로 뚫을 계획'이라는 부분은 4.5m 깊이로 여러군데에 뚫을 계획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정되었습니다. 또 지하수 분출 논란과 관련해서는 해군측의 반론이 추가되었습니다.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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