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민행동 '연행사태' 충돌..."해군기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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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민행동 '연행사태' 충돌..."해군기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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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버스' 제7차 해군기지 백지화 시민행동..."공사중단!" 촉구
구럼비 해안갔던 성직자 등 14명 또다시 연행...경찰대치 격렬항의

최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와 구럼비 해안에 대한 출입문제 등으로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여론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촉구하는 전국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8일 오후 3시 서귀포시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7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평화사수! 범국민대회'가 진행됐다.

18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7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 <헤드라인제주>
18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7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 <헤드라인제주>
이번 행사는 국회 예산삭감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해군을 규탄하고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3일을 6차 행사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3개월만에 다시 강정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천정배 민주통합당 국회의원과 김재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 위원장,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 이경수.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 공동위원장, 전우홍 진보신당 제주도당 위원장, 그리고 전국에서 평화비행기와 평화버스를 타고 강정을 찾은 시민들과 제주도민 등 300여명이 참가했다.

강풍과 많은 눈을 동반한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가운데 강정축구장에 집결한 이들은 해군측의 공사강행을 규탄하며 지금 즉시 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강동균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에 모두 함께해달라"

이날 행사는 수년째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끌고 있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행사장을 찾아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강 회장은 "이제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해군기지를 백지화하고,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지키기 위해 모두 함께 매진해 달라"며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끝까지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 회장은 "제주해군기지 크루즈항에 대한 검증에서 조목조목 잘못됐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위해 법개정을 하겠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는데 얼마나 한심한 노릇이냐"고 말했다.

이어 "해군기지가 대국민 사기극임이 계속 밝히자고 있는데도 사업이 잘못됐으니 법을 개정한다니 우리나라는 참으로 편리한 나라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특히 강 회장은 "지금 해군기지의 공사는 군과 정부가 나라를 지키려 하는 것이 아닌 서민들을 담보로 일부 기득권층의 욕심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비난했다.

또 "누구도 국가안보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군은 국가안보 못지 않게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지켜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해군기지는 정부와 군, 경찰까지 동원돼 잘못된 사업을 법까지 개정하면서 추진하고 있다"며 즉각 공사를 중단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지금과 같은 기득권층을 믿고 어떻게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겠느냐"면서 "이런 기득권층을 반드시 응징하고 살기좋은 나라, 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7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 참가자들이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7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 참가자들이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헤드라인제주>
권술용 생명평화순례단장. <헤드라인제주>
# 권술용 "해군기지 백지화되면 강정이 세계적 평화 순례지 될 것"

지난해 3월부터 나선 생명평화순례를 마무리 한 '생명평화순례단'의 권술용 단장은 "해군기지가 물러나면 강정은 세계적인 평화 순례지가 될 것"이라면서 해군기지 백지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그동안 강정평화순례를 해 오면서 강정이 세계평화로 가는 길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해군기지가 백지화되는 길밖에 없다"면서 "강정에서 해군기지가 물러난다면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엄청난 평화선례가 되면서 세계평화의 섬 제주를 조성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제주는 강정의 해군기지 백지화를 통해 평화가 넘치는 세계평화공원이 될 것이고 전세계 평화운동가들이 몰려와 강정을 둘러보고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휴식을 취하는 그런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단장은 "다음달 1일부터 강정의 사례를 전국에 알리기 위한 순례가 부산에서 출발하게 된다"면서 "이와 함께 일부 평화순례단은 강정에 집을 얻어서 생명평화마을 강정을 가꾸는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 단장의 발언이 끝난 후 중문성당밴드 등의 공연과 해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제주도당의 정책협약서 서명이 이어졌다.

#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 "해군기지 문제해결에 최선"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재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위원장과 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 전우홍 진보신당 제주도당위원장은 각 정당 차원에서 제주해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정책협약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제주도민과 강정마을, 제주의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의 엄중한 요구를 받들어 앞으로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공사중단 요구와 함께 해군기지 원점재검토 및 전면백지화를 당론으로 정하는 한편, 강정마을의 갈등과 고통해소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같은 정책협약서 내용을 발표한 3명의 위원장들은 현장에서 협약서에 서명을 한 후 이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에게 전달했다.

중문성당밴드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7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에 참가한 (사진왼쪽부터)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 김재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위원장. <헤드라인제주>
# 구럼비 들어갔던 14명 연행...행사 참가자들 경찰과 충돌

행사가 진행되던 중 갑작스런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 앞서 구럼비 해안에 들어갔던 마을주민과 종교인 등이 경찰에 연행된 것.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과 문규현 신부, 신용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교수 등 14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연행됐다.

이들의 연행소식을 들은 행사 참가자들은 즉각 행사를 중단하고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으로 몰려가 항의하기 시작했고, 경찰은 행사참가자들을 막기 위해 급히 연행을 중단한 후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전의경대원 등 900여명을 동원해 해군기지사업단 앞을 봉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동안 대치가 이어지던 중 이날 오후 5시께 경찰이 연행자들을 서귀포경찰서로 이송하기 위해 대치 중이던 전의경 대원들을 이용 행사 참가자들을 도로 한쪽으로 밀어붙이면서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과 행사 참가자들의 충돌과 대치 상황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어졌고, 결국 김학철 서귀포경찰서장이 상황해결을 위해 강동균 마을회장과의 대화에 나섰다.

김 서장은 "이미 연행된 이들은 모두 서귀포경찰서로 이송 됐다. 여기서 버티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이렇게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도로를 점유하는 것은 신고한 집회내용과는 다르다. 결국 불법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행된 이들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예정된 계획대로 집회를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경찰이 이런 문제에 대해 신뢰를 준 적이 없다. 나를 잡아갈 때 역시 석방약속을 해놓고 구속하지 않았느냐"면서 "이제 마을주민들이 경찰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서귀포경찰서장이 연행자들의 석방을 직접 약속을 하든지 해서 마을주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해라"며 항의했다.

이같은 실랑이가 이어지다 결국 강 회장은 예정된 집회를 다시 진행키로 하고 행사 참가자들이 강정포구로 행진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날 상황이 마무리됐다.

강정포구까지 행진을 벌인 행사 참가자들은 해군기지를 막아내고 생명평화 강정마을을 지켜내자는 의미의 횃불점화 상징의식과 함께 '강정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다"라는 주제로 촛불문화제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행사진행 중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을 비롯한 14명이 연행되면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행사참가자들과 경찰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행사진행 중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을 비롯한 14명이 연행되면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행사참가자들과 경찰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앞에서 행사참가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학철 서귀포경찰서장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는 행사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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