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대신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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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대신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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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윤용택 교수, '제주를 비무장 세계평화의 섬으로'

최근에 제주도의 여러 현안을 고민하면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를 2주간 다녀왔다.

윤용택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헤드라인제주>
오스트리아는 크기가 남한보다 조금 작고, 인구는 820만 정도로, 독일,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8개국과 인접한 영세중립국이다.

그리고 이 나라는 문화, 교육, 환경, 복지 등에 힘을 쏟은 덕분에 세계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국가 중에 하나이다. 한 마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인 셈이다.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조 때 유럽의 중심으로 부각된 적도 있지만, 상당기간은 로마제국, 프랑스제국, 독일제국, 러시아제국, 오스만제국 등 제국들의 세력다툼 장소였다.

그러다 20세기 들어 양차 세계대전에서 패해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에 점령당한 이후, 1955년에 자의반타의반 영세중립국으로 독립하였다. 하여 그 이후로는 이념을 떠나서 동서유럽의 주변국들과 자유롭게 경제와 문화를 교류하면서 번영하고 있다.

주변국의 흥망성쇠에 우여곡절을 겪어야 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우리도 오스트리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 중, 일, 러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는 주변국들의 역학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 양강구도를 형성하면서, 우리나라가 두 나라와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느냐가 고민이다.

우리는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살아오다가, 오늘날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많이 교류하면서도, 안보적으로는 여전히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에 붙자니 미국 호령이 두렵고, 그렇다고 미국에 들러붙자니 중국 보복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경제와 안보 중에 양자택일해야 하나.’, ‘미국과 의리를 지켜야 하나 , 중국과 실리를 챙겨야 하나’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경제와 안보는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라 둘 다 필요하고, 의리와 실리 모두 중요하다. 그리고 경제와 안보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렇다고 경제는 중국에, 안보는 미국에 양다리 걸칠 수도 없다.

지금 추세로 가다가는 자칫하면 한반도, 특히 제주도가 미국과 중국이 세력다툼 하는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에 와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최근 이북에 새 지도자로 교체되면서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정세변화에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된다면, 중국의 동진(東進)을 꺼리는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기지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아무리 정부와 해군에서 부정해도 그렇게 확신하는 이들이 상당수이다).

그리 된다면, 미국의 서진(西進)을 꺼리는 중국이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이는 과거 역사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미국과 소련이 양강구도를 이루던 1962년 소련이 미국의 코앞인 쿠바에 미사일기지를 건설하자 미국이 쿠바섬 봉쇄를 선언하고, 만약에 쿠바에서 미사일이 발사된다면 즉각 소련에 보복할 것이라 위협함으로써 결국 소련이 기지를 철거한 바 있다.

물론 제주해군기지와 쿠바미사일기지가 상황이 꼭 같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한반도와 주변국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관점에서 봐도 불행한 일이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려 하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 하는 마당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양강의 세력 다툼에 기름 붓는 꼴이 될 것이다. 그리 된다면 제주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안보적으로 위험해진다.

따라서 이참에 제주도를 동북아시아의 비무장지대(DMZ)로 만들었으면 한다. 제주도가 중무장 해군기지 대신에 이념을 떠나 세계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비무장 세계평화의 섬으로 된다면, 제주 번영, 국가 경제와 안보, 동북아시아 평화 증진에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그리고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교차지점에 있어서 주변국의 부침(浮沈)에 따라 한반도 운명이 좌우되고, 한반도가 동북아시아의 갈등이 핵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남북한과 주변국의 의지를 모아 한반도를 영세중립국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구상해볼 일이다.
우선 그에 대한 초석으로 제주도를 비무장 세계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헤드라인제주>

<윤용택 / 제주대 철학과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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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것이다 2012-02-06 09:32:31 | 61.***.***.56
주위 8 개 국가와 인접되어 있기 대문에 즉 바다가 아니라 담 하나로 8 개 니라와 붙어 있어 이른바 " 견제와 균형 "을 이룰 수 있으므로 비무장 평화의 국가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됩됩다 어쩌다 처음 가보셨는지 답답한 교수님아 차라리 그 울타리에서 그만두고 삼국지 읽고 구멍가게라도 하면서 세계지도, 세상 공부 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