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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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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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이야기] (19) 이민철 제주장애인야간학교 간사

이민철 제주장애인야간학교 간사.<헤드라인제주>
처음 ‘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를 준비하는 동안 설렘과 걱정으로 몇일 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질 못했다.

이는 아마도 학생들에게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좀 더 편안하면서도 제대로 된 수업을 진행하고자 했던 나의 책임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첫 수업을 들어간 순간 그동안 내가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장애인의 인권은 책이나 어려운 자료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앞에 있는 내 자신의 장애와 그동안 내가 장애인으로서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크고 작은 일들을 학생들에게 이야기 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들 스스로가 장애인의 인권에 대하여 생각하고 고민하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설렘과 걱정으로 시작했던 ‘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에서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 중에서 ‘아쉬움’과 ‘보람’이라는 두 단어로 기억되는 추억들이 있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추억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누구나 교육 받을 수 있는 ‘보편적 교육의 시대’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학교의 편의시설 및 강의시간의 경우 ‘보편적 교육의 시대’ 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너무나 무색하게 느껴졌다.

경사로가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주출입구가 아닌 후문이나 옆문을 이용하여 교실에 들어 갈 수밖에 없는 편의시설의 현실과 특별재량시수를 이용한 일회성 교육으로 진행되는 장애인인권교육은 아직까지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로 인권교육이 주는 유익(有益). 내게 있어서 ‘보람’ 이라는 단어로 기억되는 추억을 얘기하고자 한다. 장애인은 그 동안 기회와 참여에서 배제되어 주류적인 역할을 의심 받아 왔다.

그러나 ‘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는 기회와 참여라는 장애인 권리를 장애인 당사자가 능동적인 교육 활동을 보여 줌으로서 그 교육적 성과는 매우 크다. 학생들에게도 장애인의 부정적인 모습이 아닌 우리 옆에서 나와 다르지 않은 한 인간의 모습으로 각인되어 이 사회에 통합을 조성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장애인을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닌 언제나 자기와 같다는 평등의식이 뿌리 내리게 되었으며, 또한 학교관계자 및 교사들 역시도 이 수업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에 충분 했다. 어느 모 초등학교 교사는 이 수업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장애란 무엇인가? 차별은 무엇인가? 라는 막연한 질문 속에서 우리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의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하고, 두려워한다.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어린 나이의 장애인들이 또 다른 인권에 상처를 가지며 살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인권에 대한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는 장애인 인권의 사각지대를 찾아 해소하고 그들에게 부정적이었던 장애관을 새롭게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가 우리사회에 뿌리깊은 차별이나 시혜와 동정의 시선을 하루아침에 바꿔 놓을 수는 없겠지만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아직 빚어지지 않은 도자기의 점토처럼 우리사회 내에 존재하는 차별을 배재하고, 장애인 또한 이 사회 속에 한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며, 사회통합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찾아가는 장애인인권학교가 앞으로 더 많은 학교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다리를 이어주는 장애인 인권의 창(窓)이 되기를 바래본다. <헤드라인제주>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장애인인권포럼 심벌마크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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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sung 2012-01-26 16:12:04 | 220.***.***.13
참 편한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네요 .항상 화이팅하자구요. ~ ㅋ

유경덕 2012-01-26 11:35:33 | 221.***.***.56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과
장애인 당사자도 함께 해가야 한다는 의식 변화와
평등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보는냐가 관건일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민철이 형 파이팅~ ㅋ

D.J.CHAE 2012-01-26 11:29:52 | 118.***.***.54
우리나라도 장애인이 맘 놓고 교육받을수 있고, 열심히 일할수 있으며, 좋은 환경 가운데에 살아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네요!

최대희 2012-01-26 11:22:32 | 14.***.***.94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이야기 기대해봅니다.

ha yong soo 2012-01-26 11:18:46 | 1.***.***.60
장애인 인권에 대한 우리도 장애인 인권이 사회에서 참여 해야 한다.
먼저 편의시설을 잘 되여야 하고
화장실 경사로 등 우리가 어디듯지 참여하는 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다

조인성 2012-01-26 11:13:02 | 59.***.***.102
민철이형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보게되니 참 반갑네요^^
늘 건승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