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도 수녀님들이 몽땅 잡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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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기도 수녀님들이 몽땅 잡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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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군기지 중단 '153배 기도' 수녀, 그리고 공권력 행사

경찰이 이번에는 수녀들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10일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기도를 올리던 수녀 18명과 신부 2명이 공사방해혐의로 경찰에 붙잡혀갔다.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는 것이 이유다.

이번에 잡혀간 수녀들과 신부들은 모두 이날 오전 강정마을에서 열린 평화기원미사에 참석했던 이들이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의 집전으로 전국 복자 수녀회 수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기원미사가 열렸다.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과 강정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였다.

미사는 이날 낮 마무리됐고, 오후 3시부터는 참가했던 수녀들이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153배 기원'을 올리기 위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 자리를 잡았다.

수녀들이 기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해군기지 공사 관계자들이 나와 항의하기 시작했다. "차량통행에 방해가 된다"면서 기도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수녀들은 "1시간만 기도를 올리고 바로 이동하겠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이를 참지 못하고 경찰에 '업무방해혐의'로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의 강제연행이 시작됐다.

마을주민들이 황급히 달려나와 격렬하게 항의하며 제지했지만, 경찰은 수녀 18명과 신부 2명을 끌어내 연행했다.

이곳에서 공사중단 촉구 1인시위를 벌이던 평화운동가 최성희씨, 영화평론가 양윤모씨, 그리고 평화학교 참가 학생 등 9명에 대해서도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이란 혐의를 붙여 강제 연행했다.

연행된 사람만 모두 29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날 일은 해군측의 '과잉'적 측면이 컸다. 이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크루즈항 설계의 오류가 확인돼 설계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기식 공사강행이 부른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지난해 9월 대규모 공권력 투입 이후, 해군측은 마을주민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천주교 신부들이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도 가차없이 업무방해라는 미명 하에 경찰력을 동원해 막아서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신부들이 무더기로 연행되는 사태가 빚어졌는데, 이번에는 수녀들이 그 타깃이 되었다.

이미 해군기지 공사의 전면적인 설계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초래된 시점,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공사상 하자에 대해 시정을 요구받아 정상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시점에서, 이번 해군측의 액션은 지나친 오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불법적인 공사현장 신고에는 어떠한 대응조차 하지 않으면서, 오직 해군측의 '신고'에는 신속한 출동과 강제연행하는 처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수녀들을 꼭 그런 식으로 강제연행할 수 밖에 없었는지.

우근민 제주지사가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을 첫 대면했을 때, "업무 파악을 잘 하셔야 할 것"이라며 면박을 줬던 상황이 떠올려진다. 해군측은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기도를 올리는 수녀들을 끌어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수녀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서 공사중단을 기원하는 153배 평화기도를 올리고 있는 수녀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앞에서 기도를 올리던 수녀들이 무더기로 연행되자 강정주민들이 이에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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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항 공사 언능헙써 2012-01-24 15:21:51 | 14.***.***.79
제주MBC는 설 연휴를 맞아 코리아리서치센터에 맡겨 만 19세 이상 제주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6일부터 사흘 동안 전화면접 방법으로 해 총선 및 대선, 그리고 지역현안과 관련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역현안과 관련한 조사결과, 해군기지 문제에 있어서는 주민 설득 후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해군기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물은 결과 '주민 설득 후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54.2%로 절반을 넘었고,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23.8%이다 나머지 반대17.6%에 불과헨.

강우일 주교를 국방책임자로 2012-01-10 23:04:11 | 14.***.***.79
매주 교회주보에 강정에서 평화미사를 드리라는 강우일 주교 및 정구사 신부들이 문제다. 수녀와 신자들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요. 한 두번도 아니고 세속적인 군사일에 종교인들이 너무 간섭하는 것에 신자로서 분노를 느낀다. 강우일 주교를 국방장관 또는 국가안보책임자로 임명하면 모든 것이 평화로 이끌어 갈 것이 아닌가요?

민심 2012-01-10 20:07:13 | 14.***.***.33
백성의 소리를 듣지않는 자...천벌을 받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