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꼼수'?...해군 아직도 분위기 파악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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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꼼수'?...해군 아직도 분위기 파악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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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정인양 해군단장의 '엉뚱한 발언'과 우 지사의 면박

정인양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준장)이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제주도청을 방문했다가 우근민 제주지사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그의 '엉뚱한 발언' 때문이다.

우 지사 면담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항만설계 오류 문제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오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 해군기지 사업 추진과정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만 확인했을 뿐 자세히 검토하지는 못했다"는 전제의 말이 있기는 했으나 어쨌거나 결론은 "오류는 없다"는 말로 전해졌다.

그의 이 발언은 곧장 우근민 지사에게로 전해진 듯 했다.

우 지사는 그의 방문을 받자, "지금 상황이 복잡하다. 업무파악을 잘하셔야지, 그렇지 않으면 싸움을 붙이게 된다"고 면박을 줬다.

한마디로 '업무파악 똑바로 하고 처신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이미 국방부 및 해군측과의 두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설계상의 오류가 확인됐음이 알려졌는데, 또다시 '오류는 없다'는 엉뚱한 주장을 하고 나선데 따른 질책성이다.

비공개 면담을 갖기에 앞서 행해진 우 지사의 이 발언은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작정하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우 지사의 발언은 계속됐다. 국무총리 주재로 가진 국가정책조정위원회에서 15만톤 크루즈 2척의 동시접안을 결정한 내용에서부터, 그 결정한 내용대로 크루즈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입출항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을 분명히 설명했다.

즉, 현재의 설계대로 그대로 공사가 이뤄지도록 놔두지는 않겠다는 확고한 뜻을 밝힌 것이다.

또 "해군기지 공사과정에 있어서도 해군이 아무리 국가안보를 위해 공사를 하더라도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법대로' 공사를 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현재 불거진 해군기지 문제를 명쾌하게 정리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공사를 할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다.

정 단장의 이날 방문은 신임 인사차 성격이었지만, 박찬석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소장)과 함께 온 것을 보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자 하는 목적이 짙어보였다.

그러나 정 단장의 엉뚱한 발언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우 지사의 심기를 건드리는 꼴이 됐고, '혹' 하나를 떼어내려다 하나 더 붙인 격이 돼 버렸다.

사실 정 단장이 이날 발언은 상당히 문제로 다가왔다. 국방부와 제주도의 전문가까지 참여한 실무협의 석상에서 확인된 '오류'를 다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류가 확인됐는데도 해군은 아직도 분위기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채 '말'로 적당히 문제를 봉합해보려는 속셈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신임 해군기지사업단장으로 부임받았다면, 여실히 드러난 문제를 하나하나 보완하는데 주력해야 하는 것이 그의 첫번째 임무이다.

이미 확인된 문제까지 적당히 덮으며 상황을 되돌리려 하는 것은 해군답지 않은 비겁한 행동에 다름없다.

해군이 지금 해야 할 당면한 임무는 하루속히 확인된 오류를 보완하기 위한 '설계변경' 작업의 착수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로부터 행정지시를 받은 가배수로 및 침사지 설치 등을 깔끔하게 하는 일이다.

이러한 행정지시 이행과, 설계변경을 하는 기간동안 공사를 전면 중단돼야 하는 것 역시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감리단을 통해 침사지 설치를 위해 구럼비 발파작업이 필요하고, 항만공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괴변을 늘어놓더니만, 이번에는 '오류는 없다'는 엉뚱한 주장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다.

마치 '오류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우 지사의 말처럼 '싸움을 붙이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정 단장은 복잡한 상황의 국면에서 신임 발령을 받으면서 아직 업무파악이 제대로 안됐을지 몰라도, 그랬다 하더라도 발언에는 신중해야 한다.

지금은 '꼼수'가 필요한 때가 아니라 설계변경 수용과 공사 전면 중단이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정 단장은 직시해야 한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지사, 정인양 해군기지사업단장에 왜 화가 났나?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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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덕사 2011-12-14 00:16:00 | 220.***.***.183
오만함의 극치요, 경거망동이니라
논단한번 시원하게 잘썼다. 분위기 파악못한 해군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