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시정연설 내용, 지난해와 뭐가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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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시정연설 내용, 지난해와 뭐가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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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양성언 교육감의 시정연설, 4대 주요시책도 '판박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15일 제288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양성언 제주도교육감의 시정연설 얘기다.

내년 제주도교육청 운영 방향의 윤곽이 제시된 이날 시정연설이 지난해, 그리고 올해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의 내년 운영 방향은 한 마디로 올해 제주교육 기본계획의 '연장선상'이다. 제주교육의 교육지표는 '미래사회를 주도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시책은 지난해 선거 당선 당시 연설문에서 밝힌 내용, 올해 중반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졌던 대담 내용과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렵다.

4대 주요시책은 △꿈을 키우는 창의.인성교육 강화 △미래를 여는 세방화 교육에 충실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복지 확대 △소통과 신뢰의 지원행정 구현 등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졌던 대담에서도 주요시책으로 △꿈을 키우는 창의.인성교육 강화 △미래를 여는 세방화 교육의 충실 △나눔과 배려의 교육복지 확대 △신뢰와 섬김의 교육행정을 구현 등 4가지를 제시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세 번째 교육복지의 수식어가 '나눔과 배려의' 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으로, 네 번째에서 '신뢰와 섬김의 교육행정'이 '소통과 신뢰의 지원행정'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와 올해 세웠던 교육청의 운영 방향을 내년에도 거의 똑같이 가져나간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그 밖의 새로운 점이라면 최근 추세에 맞게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내용과, 얼마 전 세상을 타개한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내용을 창의인성 교육에 빗대어 인용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교육청의 이같은 계획은 같은 날 시정연설을 한 우근민 제주지사와는 사뭇 비교된다.

우 지사는 이날 시정연설에서 내년 도정운영 방향을 '대도약의 해'로 정하고 수출.관광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주요시책으로 △신혼부부 주택 이자 지원 △예방접종 무료 시행 △공공 심야약국 지정 운영 △5세 보육료 전면 지원 등 '새로운 것'들을 쏟아냈다.

교육청 입장에서는 제주도민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제주도정의 특성상 이같은 변화가 가능했으리라고 반박할 수 있다.

또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해왔던 틀에서 큰 변화 없이 가져나가는 게 타당했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교육청 당국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가까운 예만 보더라도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에 있어, 효과 검증절차도 없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기조에 따라서만 추진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실시된 초등학교 대상 제학력갖추기 평가와 관련해서도 폐지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매 시험때마다 나오고 있다.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정책을 시도했다가 지탄을 받게 되더라도,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와닿고 학부모들이 수긍할 수 있는 변화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창의.인성교육 강화', '세방화 교육의 충실', '소통과 신뢰의 지원행정 구현' 등 추상적인 계획보다는 피부에 와닿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지 모른다.

이쯤에서 제학력갖추기 평가 하루 전날 1인 피켓시위를 가졌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관계자의 말이 떠오른다.

"일제고사(제학력갖추기 평가)의 문제점을 줄곧 지적하고 있지만, 10년 넘도록 바뀌지 않고 있어서 또 다시 피켓시위에 나서게 됐습니다."

이번 교육감 당선을 끝으로 재출마는 없을 것이라 공언한 양 교육감에게 이 이상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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