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지옥'...우리들의 초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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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지옥'...우리들의 초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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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입' 족쇄에 묶인 청소년의 '외침'...연결고리는?

'고교시절 우리들의 초상화'라는 제목으로 표현된 한 장의 그림.

그림 속 주인공은 만화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요술봉을 들고 변신을 시도하지만, '대입'이라는 족쇄에 묶여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 그런 주인공을 비웃는 듯한 친구들의 시선도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제8회 청소년문화축제'에 출품한 학생들의 작품. <헤드라인제주>

옆에 전시된 그림에는 공부하는 학생들이 말, 돼지, 소로 표현됐다. 빠르고, 다양하고, 부지런하게 공부하자는 의미도 담겨있지만 자신들을 가축으로 표현한 그림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남겼다.

그 외에도 억압된 자신들의 일상을 표현하는 작품들은 상당수였다. 비를 맞으며 자유를 외치는 영화 '쇼생크 탈출'의 명장면을 자신들의 상황에 대입한 그림도 인상깊었다.

아침에 일어나 0교시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 쪼개가며 공부를 하고, 저녁이 되면 야간자율학습과 학원을 전전하는 삶은 '우리들의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소개됐다.

지난 주말 '제8회 제주청소년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모의재판과 이야기대회, 영상전시회, 문화행사 등 학생들의 끼를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그 중에서도 학생문화원 로비에 전시된 50여점의 만화작품은 많은 메시지를 던져줬다. '어른들의 논리'로 만들어진 입시라는 틀 속에 갇힌 생활상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이다.

'입시지옥'이라고도 불리는 현재 교육현실을 학생들이 만들지는 않았을 터.

결국, 어른들의 논리로는 나름 올바른 길이라고 제시해 준 길이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억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 교육의 실태는 아닐까.

아쉽게도 학생들의 이 같은 고민을 당장에 해결해줄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을 찾기는 요원해보인다. 수십년간에 걸쳐 만들어진 지금의 교육환경은 일거에 고칠수도 없을테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다만, 이날 청소년 문화축제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창구가 없어 입을 닫고 있던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아닌 학생들의 행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입시지옥'의 통과문인 수능을 앞 둔 시점에서, 청소년들의 외침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헤드라인제주>

'제8회 청소년문화축제'에 출품한 학생들의 작품.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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