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수 기다리느니 강제로 쏟아 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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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수 기다리느니 강제로 쏟아 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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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엉또폭포 수십억 들여 '인공폭포' 조성 논란
환경파괴-막대한 재정 우려..."희소성 사라진다" 지적도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서귀포시 강정동의 '엉또폭포'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서귀포시가 엉또폭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면서 인공폭포 조성 계획을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귀포시가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한 '엉또폭포 보호 및 관광자원화 방안' 문서에는 사업비 26억3200만원을 투입해 엉또폭포 인근에 쉼터, 학습장, 주차장, 휴게공간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중 핵심사안은 비가 오지 않을 시에는 물이 말라있는 엉또폭포에 인위적으로 폭포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엉또폭포가 건천 상태인데다 공원시설이 부족하고, 비가 오지 않을시에 방문한 관광객이 폭포를 보지 못해 실망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사업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일부 시민들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할뿐더러 폭포의 신비감마저 떨어뜨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열린 숨은비경찾기 사진공모전에서 최우수 수상작에 선정된 강장탁씨의 '엉또물보라'. <헤드라인제주>

# 5년전 백지화된 인공폭포 계획...다시 불거진 이유는?

엉또폭포는 지난 2006년께도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서귀포시는 당시 엉또폭포를 항상 물이 흐르는 인공폭포를 조성하겠다면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인공폭포 조성계획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샀고,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백지화 되기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최근 거의 엇비슷한 사업계획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번에는 고창후 서귀포시장의 지시가 발단이 됐다.

지난 8월 23일 고 시장은 서귀포시 간부회의 자리에서 "최근 엉또폭포가 방송을 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비가 오지 않는 날 찾아온 관광객이 실망을 하는 사례도 있어 이러한 문제점을 검토해 엉또폭포를 관광개발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올 여름 엉또폭포가 유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이 고 시장의 설명이다.

# 환경파괴 문제 우려...막대한 사업비도 지적

인공폭포가 조성될 경우 불거질 가장 큰 문제는 환경파괴의 문제다.

약 50m 높이의 엉또폭포는 70mm이상의 비가 내려야 물을 쏟아낸다.

이 물을 인공적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는 폭포의 상류 부분에 저수지나 펌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무와 암반 등을 깎아내는 작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굳이 나무나 돌을 깎아내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생겨난 폭포를 인공폭포로 만드는 것 자체가 자연훼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적지않은 사업비도 도마에 올랐다.

인공폭포를 설치하는데 예상되는 금액은 수경사업비 13억1700만원과 분수설비 12억4400만원, 기계설비7100만원 등 총 26억3200만원이다.

여기에 설치를 완료하더라도 폭포수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다. 하루 10시간 인공폭포를 운용한다고 가정했을 시 드는 비용은 1260만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한해에 약 45억9000여만원씩 꼬박꼬박 소요되는 것이다.

이밖에 인공폭포를 조성했을시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근의 도로를 새로 조성하고 조경공사, 전기공사 등을 추진하는데 드는 총 사업비는 59억1800만원으로 예상됐다.

# 엉또폭포의 '희소가치' 스스로 무너뜨리는 격

막대한 재정적 투자를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관광객이 유치된다면 모르겠지만 이 또한 불투명하다.

현재 몰려드는 관광객 중 엉또폭포의 '희소가치'를 보고 찾아오는 이들이 상당한데, 인공폭포가 조성되면 그 희소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격이 되버린다는 것.

엉또폭포는 '신비의 폭포', '행운의 폭포'로도 불린다. 그만큼 폭포수를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소개된 내용도 '평소에는 폭포수를 볼 수 없지만 비가 오는 날 찾아오면 장관이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엉또폭포 방문객은 날씨가 화창할때보다 비가오거나 비가 온 직후에 몰려들고는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폭포가 조성된다면 큰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드는 실정이다.

조성된 직후에는 관심을 끌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당초 엉또폭포가 갖고있던 '신비함'의 이미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일각의 추측이다.

한편, 서귀포시 관계자는 "인공폭포 관련 내용은 '토론용'이었다"며 "간부회의를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때맞춰 해당부서 관계자가 인공 엉또폭포의 내용을 갖고 발제문을 만들었던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치 서귀포시의 공식입장인 것처럼 다뤄져 난처하다"며 "막대한 예산까지 들여가며 인공적으로 폭포를 만들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관광 활성화 차원의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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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성의 가치 2011-10-12 17:34:27 | 122.***.***.40
달이 매일 만월인 보름달이라면 사람들이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었을까? 특별한 날, 또는 특정한 날에 특이한 현상이 발생할 때 더 가치 있고 의미가 있지 않을런지

황금알을 낧는 거위 2011-10-12 17:25:51 | 112.***.***.138
이건 무능이 아니라 무지입니다.
엉또폭포가 한국제일의 폭포라는 1박2일의 의미부여가 있는 이유는 바로
비가 올때만 내리기 떄문인데
관광객을 위해서 물을 끌어올려서 인공폭포를 만들겠다는 발상을하다니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차지하려는 옥심장이 이야기가 왜 떠오르는지

꽝꽝나무 2011-10-12 16:44:04 | 175.***.***.14
관광은 본래의 진정성을 내포할때 명소가 됩니다. 우를 범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