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람 잡는 단속반..."주차위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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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람 잡는 단속반..."주차위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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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부과된 과태료...애먹은 시민만 '부글부글'

서귀포시민 고모씨는 얼마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휴가중 걸려온 전화통화에서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주차를 했으니 과태료 10만원을 내야한다는 통지를 받은 것이다.

고씨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장애인주차구역에는 차를 세운 일이 없었다"며 "휴가중 집을 떠나있는 상황이라 누군가 대신 차를 타고 간 적은 없는지 생각하며 일일이 전화 확인까지 했다"고 말했다.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확인한 과태료 고지서에는 위반한 날짜나 장소, 차량번호도 없이 그저 돈 10만원만 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서귀포시 담당자에게 전화로 물어서야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난 1월께 대형마트 주차장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고씨의 차가 주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같은 답변에 고씨는 더욱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위반시간은 고씨가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시간이었고, 다른 주차공간이 널려있는데 자신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할 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해당 마트의 CCTV까지 확인하려 했으나 한달 간격으로만 파일을 저장해 관연 내용은 남아있지 않았고, 고씨는 답답함에 속만 끓였다. 고씨는 이후에도 담당자와 5번 통화를 하고, 직접 방문해 차량확인을 하겠다는 약속까지 잡았다.

그제서야 위반 차량번호가 고씨의 차량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에는 다른 차량의 번호가 찍혀있었지만 벌금 고지서는 고씨에게 잘못 발송된 것이다.

고씨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며 "담당자가 죄송하다고 겨우 한번 말하던데 그렇게 끝날 일인가"라며 "그 황금같은 휴가기간에 이생각 저생각 하게하고 남을 의심하게 했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그 많은 통화량과 시간소비, 정신적인 피해는 어떻게 하려 하는가"라고 따지며 "고지서를 작성할때 번호 확인을 잘했다면 괜한 생사람 잡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의 업무처리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주정차 담당 공무원이 전화할때마다 단속을 나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나같은 민원인은 어쩌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매번 전화기만 붙잡고 전화 올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왜 장애인주차구역위반 고지는 상하반기로만 나눠서 나오는 것이냐"며 "사람이 6개월전의 일까지 다 기억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몰아세웠다.

고씨는 "가끔 장애인주차구역에 시청 직원의 차가 세워져 있는 것도 여러번 봤다"며 "공무원이 먼저 본보기가 되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관련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차량번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불편을 끼친 것과 빠른 답변을 주지 못한 점 등에 대해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서귀포시는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발생치 않도록 확인을 철저히 해 나가고, 과태료 고지서는 늦어도 한두달 내에 부과를 하도록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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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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