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토론..."우린 왜 안불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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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토론..."우린 왜 안불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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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주5일 수업제' 토론회...학생-학부모는?
당사자 없는 토론...다양한 의견수렴 한계 우려

돌아오는 2012학년도부터 일선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시행되는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이 어느덧 반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14일 오후 이에 대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토론자리가 마련됐다.

청소년단체인 사단법인 제주청교련은 이날 제주시 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주5일 수업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교육계 내부적인 의견만 오갔을뿐 실질적인 일선의 목소리를 듣는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주5일수업제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주5일수업제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이 자리에는 발제자를 포함한 7명의 교육관련 패널들이 참석, 각자의 견해를 나누면서 주5일 수업제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토론에서는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로 인해 저소득층 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이 쉽게 방치되면서 탈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이 지적됐다.

또 일부 여유로운 가정의 경우 남는 시간을 이용해 학원 등의 사교육에 힘을 쏟으면서,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제주도 청소년담당부서, 교육청, 청소년단체 등 각 분야에 속한 패널들은 자신의 주 분야에서 바라본 주5일 수업제에 대한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 제도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의견은 들어볼 수 없었다.

자리의 성격상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을지라도 이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큰 고민을 안고있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교사 자격으로 자리한 한 참석자는 자신을 '교사이기 이전에 학부모로서'라고 전제하며 방과후 프로그램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아동센터나 그외 교육기관의 경우 집과 가깝지 않으면 부모들의 걱정이 커진다"며 "결국 사회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주장했다.

교사의 자격이라면 학교 밖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인지라 책임권한이 없겠지만, 학부모이기에 제기할 수 있는 문제점이었다.

또 여러 패널들이 '유관기관과의 연합'을 강조했는데, 정작 지역사회에 퍼져있는 기관과 단체들의 관계자는 함께 자리하지 않았다.

이날 제시된 제안들이 실체가 없었다는 점도 의문시된다.

토론자로 참석한 양기훈 제주청교련 부회장은 "휴일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을 위해 유관기관들간의 협조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들 주장하는데, 이는 30~40년전에 새로운 교육제도가 도입될때도 나오던 문구"라고 꼬집었다.

즉, '유관기관과의 협조'가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오가지 않으면 그럴싸한 문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5일 수업제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가 '반쪽짜리'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뒷말이 무성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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