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매출 쇼핑몰의 성공신화,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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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매출 쇼핑몰의 성공신화,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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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수산물 쇼핑몰 '제주미' 이승욱 대표의 '새로운 도전'
"결국은 '사람'이 중요"..."고급화 전략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승부"

똑같은 수산물인데 영광에서 가공되면 금값이 되고 제주에서 가공되면 헐값이 되는 현실이 억울했다.

바다에 따라서 생선의 품질이 다른 것도 아니고, 가공 수준의 차이가 엄청났던 것도 아니다. 가격의 차이는 단지 '유통구조'상의 문제였을 뿐이었다.

모두가 살 길이 없을까 정답을 찾아보고 싶어서 멀쩡히 다니던 직장도 미련없이 그만뒀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 생각만큼 순탄치는 않았지만 뿌린대로 거두는 것이 진리였던가. 정신없이 달려오다보니 5년째에 접어든 회사는 이제 연매출 10억원에 건실한 법인이 됐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영어조합법인 제주미 이승욱 대표(41)의 이야기다.

이승욱 영어조합법인 제주미 대표. <헤드라인제주>
'제주미'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승욱 대표. <헤드라인제주>

# "유통구조에서 '답' 찾았죠"

지난 1997년까지 그는 수협 유통과에 근무하면서 어업인들을 도와주는 업무를 맡았었다. 그런데 한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제주의 수산현황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옥돔가격이 20년전 가격이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간단한 예로 영광굴비만해도 몇배나 올랐는데 왜 제주산 옥돔이나 갈치는 가격이 그대로일까요?"

아직도 수산시장에서는 원가가 1만원 가량 되는 영광굴비를 10만원에 팔면 잘 팔았다고 칭찬받지만, 3만원짜리 제주옥돔을 5만원에 팔면 도둑놈 소리 듣기 일쑤라고 한다.

그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유통구조'에서 답을 찾았다. 품질이야 크게 뒤처지지 않지만 '파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다.

"물가도 오르고, 기름값도 올랐는데 제품의 가격은 어떻게 오르지 않았을까요? 수산업 유통에 손을 댔던 사람들의 대부분이 수입산 옥돔을 섞어 팔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이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때부터 유통구조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당일 잡은 선어를 서울의 대형백화점으로 올려 보내주는 단계부터 시작했다.

"지금까지 얼마든지 가능했었던 구조인데도 엄두를 낸 사람이 없었던 것은 그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그렇게 시작된 사업은 이제 제주산 향토식품 쇼핑몰(http://www.jejumi.com)로 확장되면서 점점 입지를 굳히고 있다. 쇼핑몰로 주문한 제주산 옥돔이나 방어, 갈치는 당일 주문자의 집으로 배송된다.

# 승부수는 고급화 전략..."소비자 눈 맞춰야죠"

이와함께 그는 상품의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싸게 많이 팔아서 마진을 남기는 식의 구조로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홈쇼핑 등에서 제주산 갈치 열묶음 3~4만원씩에 팔리잖아요? 이런 제품들을 받아보면 살이 거의 없어서 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인데, 싸게 많이팔겠다면서 오히려 제주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어요."

다시 거론된 영광굴비의 경우만 해도 소금에 절이고 노끈으로 연결하면 10만원을 훌쩍넘는 고가의 상품으로 재탄생한다. 제주산 수산물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제주미'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승욱 대표. <헤드라인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영어조합법인 '제주미'. <헤드라인제주>

제주미에서 납품되는 옥돔은 모두 자연건조한 제품이다. 최근 많은 업체에서 가공의 편의성을 쫓아 옥돔을 실내에서 건조시키고는 한다. 실내건조는 위생적이면서도 악천후에도 가공이 가능해 각광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자연건조 시키는 것보다 수분이 덜 빠져 맛에서는 떨어진다. 실내건조한 옥돔을 구우면 푸석푸석해져 살이 으스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

비가 오거나 날씨가 나빠지면 차라리 납품을 하지 않았다. 욕심을 내면서 어설프게 좋지않은 상품을 내밀면 결국 타격이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제주미는 제주산 옥돔을 1kg당 7만원씩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서울 두개의 대형백화점으로 저희 옥돔과 갈치를 납품하고 있는데 고객들의 평이 좋아요. 점점 주문하는 양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패키지 상품의 디자인은 백화점에서 요구하는 방식을 그대로 맞춰준다. 데코레이션과 포장만을 연구하는 전문인력의 눈이 더욱 정확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제주에서 판매되는 향토식품이야 포장이 조금 떨어져도 지역 정서 때문에 팔리죠. 하지만 서울 백화점에 진열돼 있는 상품은 고급스럽지 못하면 그대로 외면 당합니다."

# "결국 '사람'이더라고요"

자신만만하게 뛰어들었지만 사업 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생각치도 못하게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도 어려웠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아는 사람이 쇼핑몰을 열었다고해서 다들 이용해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따로 홍보도 제품을 살만한 사람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죠."

짧지않은 기간동안 사업 현장에서 느낀 것은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라는 진리였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홍보를 한다고 해도 사람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나가고, 사람을 통해 계약이 이뤄져요. 작은 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제품을 주문받으면 제주산 주류를 같이 넣어주는 정도의 배려로도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또 서울에서 물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전화로 안부를 물어주는 배려도 마찬가지였다.

이승욱 영어조합법인 제주미 대표. <헤드라인제주>
"제주 사람들은 아직도 외지 사람들에 대해 닫혀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 벽을 깨야해요. 언제까지 제주지역 안에서 제주사람만을 상대하며 살아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현재 제주미는 추석명절 패키지상품을 납품하기 위해 정신이 없다.

"저 혼자 잘살겠다고 버티면 실패해요. 저희 사훈이 '생산자의 성공에 공헌한다'인데 사훈처럼 생산자와 함께 성공하는 그런 사업체를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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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기혁 2011-08-24 15:35:08 | 203.***.***.72
축하한다ㅋㅋ
열심히 사는모습이 보기좋다 친구^^

이승욱 2011-08-24 15:14:35 | 180.***.***.139
고맙고,사랑하고,감사합니다.
과거,현재,미래에도 고마운 분들과 함께,,,더욱 감동적인 우리의 삶을 위해서

노을이 2011-08-14 12:06:47 | 211.***.***.67
ㅎㅎ 10억이라....아직 쪼금 작네요...ㅋㅋㅋ
농산물을 포함한 제주의 모든 상품들을 모아 놓은 제주미가 되어 사훈처럼 생산자의 성공에 공헌하시기 바래요...^^
승욱이형 믿고 농사나 지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주미 화이팅~~~~~

강동균 2011-08-12 18:52:37 | 119.***.***.171
승욱이형! 오랜만이네요. 여기서 보게 되다니 깜짝 놀랐어요... 형도 머리 많이 벗겨졌네이~~
산방산 온천에서 어머니가 온천 다니면서 목이 트였다는 말 듣고 돌아다니면서 온천 직빵 좋다고 소문 내고 다니는 중이었는데... 세상에나 여기서 보게 되다니...
벌써 형 얼굴 온천에서 잠깐 본지도 몇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버렸군. 수협 다닌다고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하여튼 대박 나시고 제주도 수산물의 줏가를 올리는데 일익을 담당하심에 매우 감사드립니다요.
산업정보대 우리문화연구회 출신 강동균이라우... 화이팅!!

amico 2011-08-12 10:23:57 | 61.***.***.11
솔직히 놀랐습니다. 무수히 많은 제주특산물 쇼핑몰중 별반 다를거없을 하나일꺼라 생각했는데... 이처럼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이루어졌을 거라곤.. 그동안의 노고가 아름다운 성공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군요. 비슷비슷해보이는 상품들을 제주미만의 느낌이나도록 차별화 하는것도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특산물을 넘어서 대한민국 명품을 알리는 멋진 제주미가 되도록 힘써주세요!

씨티업 2011-08-12 00:13:47 | 115.***.***.101
역시 자기만이 아닌 남과 더불어 사는 방식이 맞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네요....
5년의 세월이 짧지만은 않은 시간인데 그 뚝심 인정!!
더욱 번창하여 공급자와소비자간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역활을 넓게 하시길!

제행무상 2011-08-11 19:04:43 | 121.***.***.220
총체적인 난국에 처해있는. 수산업이 나아가야 할 모범답안이자 제주특산물산업이 안고 있는 근원적인 한계에 대한 성찰 같습니다.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하며 제주수산업 발전의 견인차가 될듯하네요,,,제주미 화이팅,,,

미래파파 2011-08-11 18:51:22 | 180.***.***.59
제주미에서 구입한 수산물을 선물할때 마다 좋은 호응을 얻었는데 이승욱대표님만의 철저한 노하우가 담겨 있었네요..올 추석 선물도 제주미에서 할께요...제주미화이팅!이승욱대표님화이팅!!

장금이 2011-08-11 16:57:28 | 115.***.***.143
제주도굴비 맛있던데..브랜드화 해도 될것 같아요..^^

지민맘 2011-08-11 16:43:22 | 211.***.***.28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소중하다는 이대표님의 선한 미소가 보는이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짓게 하네요. 앞으로도 쭈~욱 쭉~ 생산자들과 함께 사업 번창 하시길.......

애플망고 2011-08-11 15:46:00 | 180.***.***.139
농수산의 대표주자 제주미...... 축하축하

비를 기다리며 2011-08-11 15:20:49 | 211.***.***.28
제주미 화이뚱!!!!
성공신화를 이루길 바라며

깜미 2011-08-11 13:19:06 | 211.***.***.71
'생산자의 성공에 공헌한다' 동감합니다,,,뭐든지 사람과 관계맺음 발로 뛰는 이대표님에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