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오탁방지망 방치하고 공사강행...주민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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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오탁방지망 방치하고 공사강행...주민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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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주민 해상시위 전개....3시간 대치 끝에 해군측 철수
해군측 "오탁방지망-케이슨 설치지역 확인...공사강행 아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오탁방지망이 훼손된 상황에서 해군측이 공사를 강행하면서 강정주민들이 격분, 장시간 해상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5일 오전 10시 30분께 어선 1척과 해경 경비정 등 총 6척의 선박이 강정앞바다에 나타났다.

마을주민들은 이들 선박들이 이전에 해군측에서 약속했던 오탁방지망 수거를 위해 나선 것으로 생각했으나 수거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잠수부가 잠수해 현장을 확인하는 모습이 이상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이 어선을 이용 현장으로 나섰다.

해군의 공사강행에 격분한 강정마을 주민들이 중덕해안가로 몰려와 해군측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확인 결과 해당 선박은 해군기지 공사업체가 띄운 것으로 오탁방지망 수거가 아닌 케이슨 설치 작업을 위한 현장확인과 설치지역을 표시하기 위한 부표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격분한 강정주민들은 즉시 해상시위를 전개, 공사관계자들에게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한동안 해상시위를 벌이며 현장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강 회장은 직접 공사관계자측 어선으로 올라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소식을 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이 중덕해안가로 몰려오면서 현장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이런 대치상황이 약 3시간가량 이어졌고, 결국 공사관계자들이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오후 1시 10분께 철수를 결정, 물러나면서 대치상황은 마무리 됐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이날 사태에 대해 "아침에 어선과 해경선이 바다위에 나타났을 때는 해군이 오탁방지망을 수거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무슨 조사를 하는 듯한 모습이 수상해 확인해보니 케이슨 작업을 위한 측량작업을 하고 부표를 띄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오탁방지망이 태풍에 의해 파손돼 바다위에 떠다니고 있고, 인근 해역에서 작업을 하는 어선의 스크류에 감기는 등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오탁방지망을 우선 수거하는 것이 아닌 준설작업을 준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사태는 해군측이 환경보호와 주민들과의 약속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특히 현재 오탁방지망이 훼손된 상태에서 공사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확인을 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관계자측 선박을 막고 있는 강정주민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강정해안가에 출동한 해경 선박.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이와 함께 강 회장은 이날 해군기지 공사관계자들을 호위하기 위해 출동한 해경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 회장은 "오늘 해군기지 공사관계자들을 호위하기 위해 경비정 등 무려 5척의 선박이 출동했다"면서 "지금 해군이 오탁방지망도 없이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을 해경측에서도 알고 있을 것인데 이런 불법행위는 놔두며 주민들을 막기위해 출동하는 것은 해군과 한통속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의 사태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공사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배를 띄운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초 계획은 태풍 메아리에 의해 오탁방지망이 손상됨에 따라 정확한 파손정도를 확인하는 한편, 케이슨이 설치될 지점에 대한 지반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공사를 한 것이 아니며, 오탁방지망의 상태를 확인해 이후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정마을회를 비롯해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6일 오전 11시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해군의 공사강행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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