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의 정치, "여명을 품은 운명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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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의 정치, "여명을 품은 운명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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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민참여당 박주희 의원의 '의정활동 1년'
"적당한 선에서 천천히 하는 것은 박주희가 아니죠"

지난해 6.2지방선거의 개표가 거의 막바지에 이를 즈음인 6월3일 새벽.

정당투표 결과로 합산된 도의회 비례대표 의석배분에서 신생 정당인 국민참여당에 1석 배정이 확정됐다. 비례대표 1순위로 등록해 최연소 도의원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은 박주희 의원(36).

지난해 당선확정의 순간을 그는 '여명을 품은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주희 의원. <헤드라인제주>

"희망의 빛인 여명을 품은 당선확정인 셈이었지요. 그때가 국민참여당이 창당된지 100일이 갓 지난 시점이었으니까.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도 기적이 아닌 운명이라 생각합니다. 운명은 우연이 아닌 선택입니다.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죠."

운명이라고 유독 강조하는 것은 선거기간 중 도민들과의 집중적 소통을 통해 선택받았다는 점을 어필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어 보였다.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람사는 세상, 그런 세상을 일구기 위한 용기있는 선택이고 마음을 주신 것 아니겠어요? 깨어있는 도민의식, 행동하는 양심을 바라는 도민들의 열망을 확인했다는 것이 아직도 그 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그 당시 국민참여당 상황은 어떠했을까.

"잘 아시겠지만, 지지율 0.8%에서 시작했어요. 당시 선거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3.1%였구요.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면서도 국민참여당의 1석 확보를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본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죠. 그러나 당당하게 9.9%의 지지율을 받으며 비례대표 1석을 확보하게 됐죠."

당시 상황을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 보였다.

어렵게 얻은 '1석', 그리고 '최연소'라는 꼬리표를 안고 입성한 도의회.

그에게 지난 1년은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릴까. 주마등처럼 훌쩍 지나버린 시간에 아쉬움이 많은 듯 하다.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고 해야 할까요. 의정활동의 영역을 딱히 상임위원회로만 넣는다면 얘기하기 쉽겠지만, 이 일 저 일 모두 챙기며 하려니 정말 정신없이 1년이 지났네요."

개원 후 이뤄진 첫 업무보고, 각종 조례심의,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예산안 심의 등 각종 일정들이 빼곡히 짜여지는 것을 보고 '은행창구의 번호표'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맡은 것만 복지안전위원회 소속에다, 이 상임위에서도 간사를 맡았구요, 해군기지갈등해소 특위에다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복지공동체포럼 대표를 맡았잖아요. 이 기본적 활동을 하면서 자료를 검토하고 점검하려고 하면, 회기 중은 물론이고 비회기 중에도 시간이 빡빡하더라구요. 그래서 한달간의 개인일정표를 바라볼 때마다 은행창구의 번호표처럼 차례 차례 줄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거예요."

물론 성격적인 측면도 있었다. 하고 싶은 일, 그 중에서도 자신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사회복지 부분에 있어서는 이것저것 하고 일을 벌려놓는 습성 때문에 그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복지 활동가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

"박의원, 좀 천천히 해~. 길게 호흡해야지. 건강도 좀 챙기고. 선택과 집중을 하세요."

이 말은 지난 일년간, 그 어떤 말 보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주희 의원. <헤드라인제주>
"사회복지의 현장출신이면서, 평범한 시민의 정치입문의 대표성이라는 점이 저를 숨가쁜 활동으로 이어지게 했던 것 같아요. 어떤 사안에도 지적만 하는 것이 아닌, 대안도 함께 제시하기 위해 많은 분들과 함께 토론을 했고, 각종 자료를 살펴보며 의회의 불을 밤늦도록 밝히는 일이 많았죠."

그의 말처럼 의정활동 과정에서 꼬박 밤을 지새며 자료준비를 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한번은 3일뒤에 발표하기로 한 현장 설문조사 결과를 바로 다음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다보니 새벽을 지나 아침을 맞이한 적도 있었어요.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 직원을 대상으로 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점 등에 대한 것이었는데, 의료원 문제를 좀더 현실성 있게 다가서고 싶었어요. 표면에 드러난 문제 말고, 뭔가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의정활동에 담아내고 싶었어요."

천천히 가자는 말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적당한 선에서 천천히 하는 것은 박주희가 아니죠. 전혀 벅차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나고 즐겁습니다. 제 앞에 놓인 일들은 제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다 때가 있는 것인데, 순간 순간이 바로 그러한 때라고 봅니다. 그렇게 하라고 도민들이 저를 선택해서 이 자리에 있게 한 것 아닌가요?"

지난 1년 구체적으로 나름대로의 의정활동 평가를 부탁했다.

"많은 활동들 속에서도 가장 중심에 두었던 것은,  선거 때 공약으로 제시했던 '행복한 복지공동체 실현'이었습니다. 장애인교통수당지급을 비롯해 산남과 산북의 복지정책의 차별분야를 시정한 것도 성과라 할 수 있죠.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시간 추가 지원, 각종 사회복지관련 조례 정비, 출산영향평가를 통한 출산지원정책을 위한 조례발의 등도 큰 성과죠. 너무 제 자랑을 한 것인가요?"

"행복한 복지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한걸음씩 내디뎠다"는 그는 "평소 지속발전이 가능한 제주사회와 도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복지안전망의 실제적 구축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복지에 대한 투자는 경제발전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창립된 의회내 연구모임인 '제주복지공동체포럼'의 대표를 맡은 의미가 있다고 피력했다.

박 의원은 "이 포럼을 통해 도민들의 체감하는 복지현실을 객관적으로 짚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공동체의 그림을 도민들과 함께 열린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제주사회,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주복지공동체를 만드는데 늘 도민들과 함께 좀 더 현장과 가까이 하고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정책수렴에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점을 물었다. 불쑥 꺼내든 말은 소수 정당의 한계 때문이었을까, 현안에 대응함에 있어 가끔씩 '한계' 내지 '무력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의미있게, 신나게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면서 "부족함도 있었고, 바쁘게 가다보니 넘어짐도 있었죠. 피도 났고 상처도 많았어요. 절대권력앞에서 분노하고 눈물을 흘린적도 적지 않았어요. 해군기지 문제 등에 있어서는 때로는 무력함을 느끼고 터무니없는 오해를 사는 일도 생길 때도 있었어요."

해군기지 문제에 있어 그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기만 했다. 현안에 있어 도의회 차원의 대응방안을 결정할 때면 1석 뿐인 국민참여당의 입지는 작아질 수 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의회 내부에서 해군기지와 관련한 방향 결정에 있어서는 그의 입지는 작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최근 강정마을 현지에서 해군 바지선에 올라 주민들과 밤샘 반대농성을 하게 된 것도 그의 옹고집 때문이었다.

"결론은 1석이라는 소수정당의 한계가 아니라, 제가 어떻게든 의회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해야 한다는 거죠. 이런 마음으로 하다보니, 저의 의견이 소수 목소리로 전락하기 보다는 동료의원들과 소통을 하면서 힘을 넓혀가게 되더라구요. 가장 큰 힘은 대다수 도민의 뜻을 올곧게 전달하는 정도(正道)를 고수하면 그 자체가 힘을 받게 되죠."

그는 "(현안에 있어 소수정당 의사반영이 잘 안되는 등의 일) 그것이 좌절이거나, 기성정치의 틀에 들어가야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닌, 더 단단하게 딛고 가야 할 과정이었기에 신명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도의원의 역할에 대한 그의 철칙은 확고했다.

"수많은 사안들 중, 해결할 수 없는 사안도 더러 있었죠. 때로는 아주 소소한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기초의원이 없는 현실에서 그것을 성심껏 받아안고 최대한 정책에 반영이 되고 시정이 될 수 있도록 집행부를 견제하고 또한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 생각이에요."

그럼, 과연 그런 소신대로 의정활동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래도 뭔가 부족한 것 같다. 그렇지만 한꺼번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조금씩 의견이 반영이 되고 시정이 되어지는 것을 보면서 충실하게 하는 만큼 변화, 발전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로 평을 대신했다.

"하루 일상에 있어서는 바쁘게 활동하다보면 끼니를 거를때도 많았고, 잠도 모자라고, 가족과의 시간은 많이 줄었다"는 그는 그럼에도 의원회관 의원실로의 민원인 방문을 환영한다. 민원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사회복지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의원실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면 처음 오시는 분은 정장차림으로 가야 하는지를 묻기도 하더라구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면 아직도 의원실의 벽이 높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의원실 내부의 쇼파를 과감히 빼버렸어요. 그래야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의 출입도 편해지고, 편한 분위기를 줄 것 같더라구요."

앞으로의 1년 계획을 물었다. 현재 소속된 복지안전위원회의 활동 중, 사회복지분야에서 분명한 실체적 접근을 통해 뭔가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현장의 많은 얘기를 듣고, '겸손하게, 지혜롭게, 충실하게' 해보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공동선을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그런 과정에서 좋은 삶을 실현해나가는 것입니다. 충실히 실천하겠습니다. 한순간도 초심을 잃지 않겠구요. 시간이 갈수록 제주도를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는 지금 운명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거겠죠? 제주도, 저의 최고의 사랑입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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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이 2011-07-08 10:33:38 | 112.***.***.219
사회복지현장에서 처음 봬었을 때부터 정말 멋있는 분이었고, 참으로 닮고 싶은 분이었습니다. 초심 잃지 않는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든 주위에 관심갖고 둘러보실 줄 아는 의원님께 진심어린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햇살 2011-07-05 12:43:39 | 211.***.***.229
참이요,거짓이 없는 삶....항상 응원합니다.

천방지축 2011-07-05 09:55:45 | 203.***.***.194
최고!!!! 언제나.. 든든하고.. 앞을 보고 열심히 가는 모습이 사람을 참 행복하게 하네요... 박주희 의원... 힘내요..

2011-07-04 12:25:27 | 121.***.***.203
혼자가 아니 같이의 가치를 아는 의원님~~ 홧팅

택자 2011-07-04 11:25:34 | 222.***.***.91
박의원님 항상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아자

2011-07-04 10:35:28 | 59.***.***.23
초심을 지키는건 좋지만 성숙디어가는 모습이 더 중요하죠. 매번 개원초기모습 그대로 하면 발전이 없습니다. 팍팍 발전, 진보하셍.

도민 2011-07-04 10:34:36 | 112.***.***.55
담쟁이 잎 하나 하나가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지금처럼 작은 소리에 귀기울이고 낮은 자리에 늘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떡잎 2011-07-03 19:38:55 | 211.***.***.226
박의원님 초심을 매순간 지키려는 마음이 너무 좋아보여요

험한 길 넘어 2011-07-03 13:04:30 | 211.***.***.98
박주희 의원의 마음이 순수하고 초심 그대로임을 잘 확인하고 갑니다
도의회 희망이 보입니다

사람사는 세상 2011-07-03 12:56:01 | 211.***.***.113
그대가 바로 희망입니다. 늘 응원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회기마을 2011-07-03 10:51:59 | 211.***.***.16
항상 초심을 잃지않고 도민을위해
행복한 복지공동체를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제주복지공동체 포럼대표
박주희 의원님 아자아자 화이팅!!!

제주사랑 2011-07-03 09:45:01 | 125.***.***.59
믿음대로 가주셔서 감사합니다. 뚜벅 뚜벅.
앞으로 더 깊고 넓은 발걸음 기대합니다~
박주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