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공약 '다문화교육센터' 설립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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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공약 '다문화교육센터' 설립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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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영 의원, '접근성 문제' 등 제동..."공약이라고 무작정 추진하나"
지역주민 공사 중단에 '항의'...당혹스런 교육청 "의원과 협의할 것"

양성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공약 사항인 '제주다문화교육센터'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24일 착공돼야 했으나, 제주도의회 허진영 부의장이 접근성 문제, 교육과학기술부 연수원 활용 가능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사 자체가 발주되지 않았다.

이에 다문화교육센터가 설립될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에 위치한 조천초 신흥분교장 인근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 교육감 공약사업 '다문화교육센터'는?

다문화교육센터는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 다문화가정의 제주 생활을 돕기 위한 시설로, 양성언 교육감이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공약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차원에서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세워지는데, 다문화가정의 자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상담, 교육, 체험활동 등이 이뤄진다.

조천초등학교 신흥분교장 폐교시설. <헤드라인제주>

총 예산 10억8000만원이 투입되는 다문화교육센터는 조천읍 신흥리에 위치한 조천초 신흥분교장에 설립된다. 조천초 신흥분교장은 지난해 본교로 통.폐합되며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설립 추진 기관인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설립계획을 확정하고, 이어 12월에는 제주도의회에서 설립 예산을 승인 받았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실무추진단을 구성, 다문화교육센터 공간 배치와 기능 및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교육기자재 선정 등을 추진해 왔다. 4월에는 다문화교육책임연구관 1명과 사무보조원 등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10일에는 다문화교육센터 리모델링 공사를 발주해 24일께 착공, 오는 8월20일 완공할 계획이었다. 오는 9월 개원할 예정이었는데, 계획이 틀어졌다.

# 허진영 의원 "공약이라고 무작정 추진해선 안돼"

허진영 의원은 지난 8일 제282회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다문화교육센터 설립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우선, 제주시청이 주관하는 프로그램과 다문화교육센터 설립이 중복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시에서는 조천읍 신흥리에 문화마을을 조성, 사업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는데, 허 의원은 다문화교육센터가 설립되면 지원이 중복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가 조천읍 신흥리에 위치하면서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에서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와함께 신흥분교장의 풍광이 좋기 때문에 다문화교육센터보다는 교과부 연수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다음달까지 리모델링 공사 발주를 연기하라고 요청했다.

허 의원은 27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연구관 1명, 사무보조원 1명, 운전사 1명 등 계약직 3명을 채용하면서 무슨 센터라고 부르나? 공약이라고 무작정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위치상으로도 3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다문화센터로 활용하기에 신흥분교는 알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추진하려면 이미 설치돼 있는 외국어학습센터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다음 정례회 때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 지역주민, 교육청 항의 방문..."공사 재개돼야"

그런데 다문화교육센터가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지역주민들이 공사 중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태웅 신흥초 초대 동창회장 등 동창회 임원들은 지난 24일 제주도교육청을 항의 방문, 공사를 재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이 사업이 교육감 공약인 만큼, 공사가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 당혹스러운 교육청, "의원과 협의하겠다"

교육감 공약 사업이 예산까지 통과됐는데 도의회에서 제동을 걸면서 교육청 당국은 공사 중단 요청을 수용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허 의원이 제기한 '교과부 연수원' 활용 가능성에 대해, "교과부 연수기관 유치는 의원 개인으로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도의회 정례회에서 교육위원회에 운영 계획을 보고하고, 의원을 만나서 사업 타당성이나 당위성 등을 설명하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교육감 공약 사업을 놓고 교육청과 도의회가 엇박자를 내면서 앞으로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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