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선 민주항쟁의 '상징'..."서귀포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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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선 민주항쟁의 '상징'..."서귀포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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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항쟁 계승사업회, 올레시장에 '기념조형물' 건립
"서귀포 자랑스런 역사...전국 올레꾼들이 보고 갈 것"

24년전 6월 서귀포시 중심에서 울려퍼진 "민주주의 만세". 그날의 주역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한반도 최남단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졌던 민주화 항쟁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세우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서귀포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회장 이영일)는 25일 오후 6시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어린이놀이터에서 '서귀포6월민주항쟁 기념조형물 제막식 및 축하공연' 행사를 개최했다.

서귀포시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정성헌)의 후원으로 제작된 기념조형물은 6월 민주항쟁의 뜻을 기리는 것과 더불어 후손들에게 민주주의의 정신을 물려주기 위해 세워졌다.

특히 기념조형물이 세워진 매일올레시장 어린이놀이터는 1987년 6월 26일 당시 1000여명의 서귀포시민들이 모여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치던 상징적인 장소라 그 의미를 더했다.

'서귀포6월민주항쟁 기념조형물 제막식'에서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는 참석자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는 25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서귀포6월민주항쟁 기념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서귀포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는 25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서귀포6월민주항쟁 기념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제막식에는 고창후 서귀포시장을 비롯해 제주도의회 오영훈, 위성곤, 윤춘광, 이석문, 김용범 의원, 오옥만 국민참여당 제주도당 위원장, 이종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장, 고희범 제주포럼C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창후 시장과 윤춘광 의원 등은 당시 민주항쟁에 나선 대표적인 인물들. 이들과 앞장섰던 진희종, 김창수, 강방수 씨 등도 함께 자리했고, 이 외에도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이 태풍소식이 들려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장안의 공터를 가득 메웠다.

이영일 회장은 개회사에서 "24년전 대학도 없는 척박한 서귀포에서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 시민들이 일어났다"며 "세워지는 조형물은 6월 항쟁의 뜻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춘광 기념상징물 건립추진위원장으로부터 건립 경과보고가 설명됐다.

지난해 1월 정식으로 출범한 '서귀포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는 같은해 6월 '23주년 6월민주항쟁 기념사업'을 개최했고, 서귀포시민 올레걷기대회, 시민문화한마당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인 기념행사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후 2011년에 접어들면서 올해의 핵심사업으로 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작은 기념상징물을 건립하기로 결의하고 기념상징물 건립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지난 4월 11일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귀포시청과 공동으로 '기념조형물 건립을 위한 관계관 회의'를 개최해 조형물 건립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디자인 공모를 거쳐 마침내 조형물을 건립했다.

이형기, 김철환 작가가 공동으로 제작한 항쟁기념탑은 상단부와 하단부로 나뉘어져 하단부는 시민의 강한 힘과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철을 사용한 구조물로, 상단부는 시민 개인을 존중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도자 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개회사를 하는 이영일 서귀포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장. <헤드라인제주>
서귀포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는 25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서귀포6월민주항쟁 기념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축사에 나선 고창후 서귀포시장. <헤드라인제주>
6월 민주화항쟁 기념조형물. <헤드라인제주>
축사에 나선 고창후 시장은 당시 민주항쟁에 나섰던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회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그러면서 "숭고한 투쟁에 찬사를 보낸다"며 "서귀포시는 그날의 항쟁을 똑똑히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서울이나 되면 민주화 운동은 어려울 것이 없을텐데 서로 얼굴을 다 알고 모든 것이 노출되는 제주지역에서 항쟁한 것은 앞으로의 사회적인 제약도 모두 감수했던 것"이라며 "그 당시 청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시낭송. 제주출신 김경훈 시인의 '되살아오는 유월에' 시가 낭독되자 좌중은 순간 숙연해졌다.

반도의 최남단 서귀포 예서부터
다시 민주의 바람이 시작되리라
낮게 드리워진 검은 구름 걷어내고
맑은 하늘이 예로부터 열리리라
질풍노도 천둥벼락의 함성으로
써근섬 바다 가르듯 새 날은 오리라
그리하여 맑고맑은 빛의 심판이
온갖 더러운 것들 싹 녹여내리라
오직 정의롭고 자유로운 영혼들이
삼라만상 하나되어 예서 영원하리라

6월 민주화항쟁 기념조형물을 살펴보는 위성곤 의원. <헤드라인제주>
식전행사 무대를 연 가수 인디언 수니. <헤드라인제주>
묵념을 하고있는 참석자들. <헤드라인제주>

주요 참석자들이 조형물에 씌여 진 천막을 걷어내고, 모두 함께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면서 제막식은 마무리 지어졌다.

6월 민주항쟁 기념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의 위원장까지 역임하며 이를 위해 힘써 온 윤춘광 의원은 기념물을 보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윤 의원은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늦게나마 이렇게라도 만들어져서 다행"이라며 "전국의 올레꾼들이 이 조형물을 보면서 '서귀포에도 이런 역사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이 역사는 서귀포시의 자랑거리"라며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자발적으로 민주의식을 가진 청년들이 이끌어 낸 운동이었다는 것은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한편, 올해의 숙원사업을 마친 6월민주항쟁정신계승사업회는 앞으로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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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2011-06-27 07:46:59 | 121.***.***.20
서귀포의 일꾼들이여.그대들이 있어 역사는 전진한다...